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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대화-미국 살면서 바뀐 것 들카테고리 없음 2024. 2. 5. 02:25
여덟시가 다 되도록 아직도 밖이 컴컴한 아침 빵 을 토스트 하고 , 사과 를 깎고, 달걀을 삶고 커피 내리는 냄새에 부엌이 깨어 난다. 새벽에 일어나 각 자 읽은 세상 소식 얼기설기 교환 한다. 대화는 느리고 차분하다. 이젠 서로의 말을 열심히 듣는다. 귀 도 점점 어두워지니 말 하는 표정 까지 살핀다. 말 동무 둘 이 앉아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말 들로 아침을 이어 간다. ' 미국에 와서 들은 말 중에 세 사람 이 내게 해 준 말이 아주 충격적 이었어. 내 가 사는 태도를 바꾼 계기 들이 되었던 거야. 뭔데? 짐작은 가지만 혹시 하고 귀를 세운다. 첫째는 대학원 첫 학기 에 치룬 유기 합성 시험지 답안 에 담당 교수 인 웰러 가 '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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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비 속 에서농장주변이야기 2023. 12. 23. 00:58
시월 말 부터 사월 까지 진창 내리는 우리 동네 비 남편은 겨울이 깊어지고 비에 몸이 익숙해 지는 이 맘 때 면 아가미 가 생긴다고 한다. 문제 해결 이 우선 에, 낙천적 이다. 길 에서 (On the road) 의 작가 잭 케로왁 의 짧은 아메리칸 하이쿠 Useless, useless, 쓸 데 없이, 쓸 데 없이 the heavy rain 세차게 내리는 비가 Driving into the sea. 바다로 몰려 들어가네 덧 없고 덧 없다. 겨울 이면 피할 수 없이 오는 비 인데... '시애틀엔 착한 비가 내린다' 섬 위 육지와 통하는 다리 에서 가까운 곳에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 한국 분 이 쓴 시 귀절을 얻어 들은 건 참 복 이다. 착한 비 에 젖어드는 겨울 날들.... * * * 일부러 한참 지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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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섬유) 갖고 놀기농장주변이야기 2023. 12. 4. 04:35
올해는 작년 보다 세일이 15 퍼센트 가 늘었다고. 우리 동네 희귀한 털, 실, 섬유 공예 세일에 참가한 사람 들이 이젠 코비드 우환에서 벗어나나 보다고 한숨 돌린다. 세일에 참가한 회원들도 늘고 상품도 다양해서 보기만 해도 즐거운 행사 였다. 누가 만들었는지 이름 안 보고도 대강 알 수 있다. 헌 캐시미어 스웨터들을 모아 닳지 않은 부분을 이렇게 엮어 목도리를 만들었네. 손 끝 에서 쉽게 나오는 이런 작품 들 물 들이기 부터 시작하는 작품 털 을 짜고 삶아 펠트 로 만든 새 둥지 털. 실크, 목면 섬유, 실 을 염색 하고 합쳐 만든 작품 자신도 언제나 자신 이 만든 멋진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 이 만든 모자, 옷... 친근하고 평범한 소품들. 소일 거리 끝에 나온 공예품 들. * * * 십일월 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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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기빙데이 에-백종원 갈비찜 만들기내 이야기 2023. 11. 24. 17:36
땡스기빙 데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날 이젠 매일 하루 를 고맙게 받들어 사는 날 들이라 또 하루 평범하게 소중한 날 이다. 언제 부터 인지 모르지만 매사에 천천히 공을 들이네. 서두르지 않고 꼼꼼 하게. 바쁘게 후다닥 정신 없이 보낸 날 들이 언제 였던가. 아침 에 창 을 여는 일 과일 을 씻고 껍질을 깎는 것 하며 그리고 색감과 맛을 천천히 즐기는 일 하며 한가로움 이 주는 조용한 선물. 아들 네는 북가주 에 살고 딸 네는 하와이 주 호놀룰루 로 이사해 살고. 땡스기빙에 세 집이 모이기엔 다음 달 에 돌 이 되는 손자 랑 다섯 달이 더 있어야 세 살이 되는 외손자 에게 비행기 길이 너무 멀고 붐빈다. 다 들 제 집 에서 편 하게 땡스기빙을 보내기로 했다. 화상통화 로도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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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 쑤우 네 뜰 에서 - 돌 보아 기르는 기쁨농장주변이야기 2023. 11. 14. 04:55
수확 전에 비가 오면 곰팡이가 슬어 일년 농사를 몽땅 망치곤 하는 피뇨 느와 포도 덩쿨 들 을 모두 자른 자리 가 터엉 비었다. 시원하다. 그 자리에 다알리아 모듬 밭 이랑 꽃 피고 단풍 드는 나무 들, 작은 침엽수 들을 듬성듬성 심었다. 히로 가 빈 자리 들을 둘러 보고 또 보고. 우리 집에 옮겨 싶고 싶은 나무 가 있다고 와 보란다. 비가 잠깐 그친 오후 마실 삼아 갔다. 히로 랑 쑤우 네 뜰에 가면 어느 외 딴 곳 작은 암자 를 품은 한적한 뜨락을 거니는 것 같다. 북쪽 에 작은 포구 가 있는 배경 엔 크고 작은 배들이 풍경을 수시로 바꾼다. 줄창으로 오는 비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이 동네 침엽수들 과 달리 히로네 뜰 에 있는 나무들은 자그마한 체구를 지녔다. 어릴 적 부터 다듬어져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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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에 -11월 5일-데이라이트 세이빙 타임(일광절약시간제),화초비료만들기농장주변이야기 2023. 11. 6. 00:07
어제 밤 두시 를 기점으로 다시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린다. 자정이 지나 두 시면 자는 시간 이니 저녁 여덟시경 남편은 집 안의 시계들을 모두 한 시간 거꾸로 돌린다. 어제 7:58 아침에 해가 뜨고 오늘은 6:59 아침 해가 뜬다. 1 분 차이가 시계를 거꾸로 돌려 한 시간 1 분 차이가 난다. 해 가 뜬 동안 일 하는 스케줄을 극대화 화고 에너지를 아끼려는 취지로 겨울엔 한 시간 뒤로 돌리고 봄엔 다시 한 시간 앞으로 돌리는 이 제도(day light saving time)는 하와이, 아리조나 주를 제외 한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유럽, 뉴질랜드 에서도 실행되고 있다는데 도시 사람 들과 달리 해 뜨고 지는 것에 따라 일어나 일하는 마을 에선 사실 상 연관이 없는 제도 이다. 해 는 계절에 따라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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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이야기-요쎄미티, 금환일식, 불 지르기산, 들, 강, 바다 2023. 10. 29. 00:40
농사는 기르는 것 보다 수확, 그리고 먹는 것, 그 소비로 마무리 된다. 마지막 한 톨, 한 알 까지 새 나 노루, 승냥이 먹이로 쓰이면 한 해가 잘 마무리 되었다고 흡족하다. 포도, 사과, 배... 다 따서 이웃들과 나누느라 번거로운 날들을 보내고 그 사이 많이 자란 손자를 보려고 또 길을 떠났다. 이틀 걸려 내려 가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 에 폭염 경고 가 발생하네 가만 있어 보자, 시월 중순 이니 예전엔 이 때 쯤 돌아오는 더위를 인디언 써머 라고 이름 붙여 그러려니 하고 견디며 넘겼는데 요즘 기상 뉴스 들엔 이상 기후로 인한 위험한 열기 라고 이름 짓네. 기상 뉴스는 아주 자극적인 장면들과 언어들로 바뀌었네! 나흘 밤 묵은 아들네 집 이틀은 정말 더웠고 이틀은 정상적 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의 선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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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침농장주변이야기 2023. 9. 3. 00:55
지난 번 두 주일 집을 비웠더니 온 뜰을 까악 깍 휘젓던 가마귀 식구 여섯 마리가 종적을 감추었다. 그러더니 밤에 부엉이 들이 운다. 서너 마리 귀가 솟은 부엉이 (horned owl) 가족. 부엉이 들이 가마귀 들을 몰아냈구나. 큰 소나무 밑 에 둥지를 틀었던 부엉이 들을 낮에 가마귀 일족이 공격해 내 쫓은 게 지난 가을 이었는데. 이젠 부엌 앞 단풍 나무에 매단 소기름 을 먹으러 작은 새들도 아침 에 다시 모여 들겠지. 새 들의 세상은 내 소관이 아니다 그냥 바라본다. 지금 은 자신 들의 터 를 선언하는 부엉이 가족 의 노래 소리 적막한 밤 에 듣기 좋아라. 벌써 동쪽 창에 뜨던 해가 많이 남동쪽 으로 옮겨 갔다고 여름이 다 갔네 . 우리 집 기상 정보 담당 남편 이 말 한다. 창 으로 들어오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