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강,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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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떠 도는가? - 알라스카-산, 들, 강, 바다 2024. 9. 10. 19:29
8월 에는 지난 오년 간 두 번 이나 계획했다가 어쩔 수 없이 취소 했던,알라스카 에 다녀 왔다. 집 을 떠나 이틀 동안 800 마일 거리 에 있는 알라스칸 하이웨이 가 시작되는 곳 에 도착, 거기 서 부터 또 거의 1400 마일 알라스카 하이웨이 를 달린다. 광대한 브리티시 콜럼비아 를 거쳐 더 황야 인 유콘 테리토리 를 거슬러 올라 가다시 미국 국경을 넘어 알라스카 에 도착하는 데 일 주일 걸렸다.가도 가도 끝 없이 펼쳐지는 길. 길 옆 으로 펼쳐지는 너른 들, 호수, 저 멀리 눈 덮인 산 들, 북 쪽 으로 갈 수록 작아지는 나무들. 우리 처럼 북미주 와싱톤 주에 사는 사람 들 에겐 특별하게 색 다른 풍경 들 은 아니다. 인적 은 드물고 두 시간 동안 달려도 양 쪽 차선 에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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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이야기-요쎄미티, 금환일식, 불 지르기산, 들, 강, 바다 2023. 10. 29. 00:40
농사는 기르는 것 보다 수확, 그리고 먹는 것, 그 소비로 마무리 된다. 마지막 한 톨, 한 알 까지 새 나 노루, 승냥이 먹이로 쓰이면 한 해가 잘 마무리 되었다고 흡족하다. 포도, 사과, 배... 다 따서 이웃들과 나누느라 번거로운 날들을 보내고 그 사이 많이 자란 손자를 보려고 또 길을 떠났다. 이틀 걸려 내려 가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 에 폭염 경고 가 발생하네 가만 있어 보자, 시월 중순 이니 예전엔 이 때 쯤 돌아오는 더위를 인디언 써머 라고 이름 붙여 그러려니 하고 견디며 넘겼는데 요즘 기상 뉴스 들엔 이상 기후로 인한 위험한 열기 라고 이름 짓네. 기상 뉴스는 아주 자극적인 장면들과 언어들로 바뀌었네! 나흘 밤 묵은 아들네 집 이틀은 정말 더웠고 이틀은 정상적 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의 선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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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해안선 1번 도로 에서산, 들, 강, 바다 2023. 5. 13. 17:40
새로 태어 난 손자가 두 달 되었을 때 며칠 동안 잠깐 가서 안아 보았다. 이젠 넉달이 넘으니 목도 가누고 배로 엎드려 두 손을 짚고 고개도 든다. 아가 봐 주는 사람이 며칠 휴가 낸다기에 이 때 다 ! ' 우리가 봐 줄께' 하고 달려 갔다. 이틀 길 우리 동네 선착장에서 아들이 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아 까지 차로 열 서너 시간 걸리는 길 예전 같으면 하루 에도 마구 달려 갔겠지만 무리 하지 않는다. 집 에서 일 하는 며느리 랑 아들 이 아침에 아가를 넘겨주고 각 자 사무실로 들어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진자리 마른자리 갈고 젖 따뜻하게 데워 먹이고 재우고 까꿍 어르고 안고 웃고 옹알이 받아주고 재미 많이 봤다. 손주 셋을 봐 주다 보니 이젠 손 발이 제법 척척 맞는다. 조금은 굽어 보이는 등 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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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에 나섰다가 2 - 유타 주 붉은 아치 들산, 들, 강, 바다 2023. 4. 30. 14:06
내가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숫자로는 말 하지 않아야지. 그냥 아주 까마득한 옛날엔 바다 밑 이었던 그래서 소금층이 두껍게 퇴적된 땅 유타. 쪼개지고 치 솟아오르고 무너지고 부셔져 바스러지고 흙 이 진토 되어 붉은 먼지 날리는 땅. 솟아오르는 중 에 표면에 퇴적된 돌들이 편편이 떨어져 부셔져 내리는 중에 생겨나고 또 무너지고 있는 아치들. -delicate arch 에 가지 않고 이번엔 아래 viewpoint 에서 올려다 보았다- 오래 전 나바호 네이션 보호지역 에 있는 기념품 가게 에서 작은 포스터 카드에 적혔던 글 * * *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봉우리가 바닷 속 가장 깊은 해구 가 되고 바닷속 에서 가장 깊은 해구가 솟아 올라 세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된다. 하지만 그 때 난 거기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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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속 에서-미주대륙 서북부의 산불산, 들, 강, 바다 2022. 9. 29. 01:44
라벤다를 자르고 여름을 마무리 하고 나니 포도가 익을 때 까지 갑자기 할 일이 없다. 소일 거리는 하루를 당당하게 살게 하는데 일이 없어지면 문득 길을 잃는다. 일벌레들 아니랄까봐. 이럴 때 우린 길을 떠나곤 한다. 꼭 가야 할 곳도 가 보고 싶은 곳도 딱이 없이 오년 전 가려다가 몬타나에서 산불로 길이 막혀 못가고 이년 전 또 가려다가 차가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캐나다 국경을 바로 앞에 두고 도중에 돌아왔던 몬타나 주 글레이셔 내셔널 파크와 붙어있는 캐나다의 워터톤(Waterton)을 향해 길을 나섰다. 오레곤주와 와싱톤주의 동부에서 일어나는 불로 집에서 부터 매개한 연기 속을 달리는데 아이다호 주의 호반의 도시 쾨달린(Coeur D'Arlene) 에 도착하니 재 까지 풀풀 날리네. 연기 속을 달린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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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문 뜨던 날 산 에서산, 들, 강, 바다 2022. 8. 25. 23:14
오랜 만에 산에 갔다. 마운튼 슉산(Mt. Shuksan)을 그대로 담아내는 픽쳐 레이크 (Picture Lake) 지는 해를 받아 잠시 붉었다. 해가 완전히 질 때 까지 호숫가에 앉아 있었다. 산은 점점 색 을 잃어가고 수면 위로 물안개가 서서히 피어 올랐네. 열심히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밤이 새도록 픽쳐 레이크의 달 뜨는 정경을 찍어낼 사람이 일몰의 정적을 깨며 친절하게 말을 건네 온다. 오늘 밤 보름달은 수퍼 문 (Super Moon)으로 달이 저 슉산 마운튼 오른 쪽 옆구리에서 나온다고 부처 처럼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달^^ 그걸 비쳐 낼 픽쳐 레이크. 산도 둘 달도 둘 멋진 사진이 되겠네. 나는 아이폰 만 가져왔기에 포기하고 슉산 마운튼이 잘 보이는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 로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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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으로 오는 길 - 거목들의 숲에서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포레스트)산, 들, 강, 바다 2022. 2. 19. 01:53
손녀를 본 지 여섯달도 더 넘었다. 지난 연말 연초에 가려다 한파로 큰 고개들이 얼고 눈이 쌓여 못 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이틀 만에 달려 갔다. 이제 꽉 찬 다섯살이 된 손녀 키도 크고 많이 변했다. 지난 해 책을 같이 읽으며 C.A.T. 는 cat 이지? 크 .애 .트 . 캣 했더니 정색을 하며 ' 할머니, 나 한테 읽는 법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냥 할머니가 계속 읽어줘' 했었다. 할머니는 누군가 그저 하자는 대로 따라 해주었지. 이 번 에는 친구가 매일 보낸다는 ' I Love you 아무개' 어려운 손녀 이름 까지 또박또박 잘 도 쓴 제 친구의 카드를 보여준다. 너도 카드를 보내고 싶니? 했더니 그러고 싶은데 자신은 글을 쓸 수 없어서 그림만 그려 보낸다고. 자신이 쓸 수 있는 건 I, 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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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와, 글라인즈 캐년 두 댐의 파괴- 엘와 리버 2산, 들, 강, 바다 2022. 2. 7. 06:35
차 길이 도중에서 끊긴 사연 2011년에 강 하구에 있던 엘와 댐과 뒤 이은 2014년 강의 상류의 좁은 글라인즈 캐년 댐이 파괴 되었을 때 고여 있던 엄청난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홍수, 범람의 결과 였다고. -글라인즈 캐년 을 지을 당시의 광경- 워싱톤주 올림픽 반도는 태평양 연안의 습기와 엄청난 강우량으로 하늘을 찌르는 거목들의 (레인 포레스트) 울창한 나무 숲이 있다. 1900년 초기 집 채 만한 거목들의 벌목, 목재업과 펄프, 제지...등 그에 따르는 각종 산업, 공장들이 생겨났다. 이 시설들의 전력 공급을 위해 네이티브 어메리칸 부족( Klallam tribe) 들의 생활 터 였던 엘와 리버 줄기를 막아 엘와 댐을 짓고 강 상류의 좁은 계곡의 급류를 막아 글라인즈 캐년 댐을 지어 새로 생겨 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