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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후 부터 시작한 잡초뽑기를 저녁 먹고 또 나가서 해가 지고 어스름 녘 까지 했다. 이젠 익숙한 일이라 눈 감고도 감촉 만으로도 풀을 알 수 있다. 어둠 속에서도 만져보아서 뿌리가 박힌 강도를 느껴서 민들레, 질경이, 끈끈이 풀, 토끼풀.... 다 알겠네. * * * 카운티 오피스에 볼..
'나 자신을 알자'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모습이 잘 보인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걸 안다. 헬쓰 센터에 나가서 요가, 타이치, 수영, 근육 운동을 하려다가세번이나 멤버십을 날렸다. 매번 한 해에 고작 두어번 가고 말았으니. 지난 십오년 동안 검은 머..
아침 부터 남쪽에서 바람이 분다. 집을 도는 바람 소리가 콸콸 흐르는 큰 시내물 소리 같기도 가끔은 큰 폭으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 같기도 하다. 굴뚝 들이 바람에 울리는 소리가 집안 가득하다. 바람부는 날엔 밖에 나가지 않는다. 비가 와도 안개가 끼어도 뜰은 잘도 받아주지만 바람은..
지난 해 십일월 중순 손녀를 보러 브루클린에 갔던 때 소호의 퍼블릭 씨어터 (Public Theater)에서 젊은 한국계 극작가 정한솔의 Wild goose dreams (기러기의 꿈) 공연을 봤다. 뉴요커에 실린 그녀의 인터뷰 기사 중 북한의 김정은과 트럼프의 관계가 마구 좋아했다가 다음 순간 삐쳤다가를 반복하..
폭설 경보가 있어도 비켜가는 적이 더 많았는데 앞이 안 보이는 눈보라를 오랜만에 맞았네 웬 눈인가 버들강아지 움트고 매화 망울도 하나 둘 열리기 시작하는 때에 푸짐 하게도 끊임없이 내린다. 겨울의 끝머리에서 하얗게 덮는 무채의 절정 다 덮고 새롭게 시작 하라고. 그렇게 내리 붓..
'어제 올린 글을 내렸어요. 항생제를 먹고 열이 내려 한숨 자고나서 읽으니 한심합니다. 밑바닥에 남을 판단하는 마음들이 저렇게 시퍼렇게 살아있는 걸 알았어요. 조용히 잘 사라져가는 준비를 하는 때인데요. 윤리, 법도, 바른 길.... 이런 것들이 거추장스럽게 아직도 더덕더덕 남아서 ..
오늘 좐의 생일 파티 날 약속 시간 네 시간 남겨 놓고 못간다고 연락을 했다. 드디어 오늘은 독감 증세가 완연하다. 감기 정도려니 했었는데. 바바라 남편 좐의 생일 파티 주선한 라아크에게 전화하니 겨우 나오는 목소리로 나랑 똑같이 독감 걸려 못 간단다. 이번 좐의 생일 파티는 동네..
작년 포도 농사는 거의 망쳤다. 추운 지방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원산지인 단 포도로 먹는 인터라켄, 린덴 블루 만 제외하곤 포도주를 만드는 피뇨 느와(pinot noir)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씨그레비 (Siegerrebe), 마델린 안제바니 (Madeleine angevanie) 모두 곰팡이가 피었다. 재작년에 손녀 봐주러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