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또 아침농장주변이야기 2022. 4. 10. 22:30
외손자 돌 잔치 한다고 아들네, 딸네, 그리고 우리 세 집이 함께 모였다. 닷새 동안 북석이고 놀다 제 식구들 끼리 지들 집들로 끼리끼리 돌아 갔다. 남은 남편과 나 되찾은 우리의 일상. 이 아침 찬 물로 세수하는 이 맛. 한 동안 울지 않던 부엉이가 요즘 부썩 소리를 낸다.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수컷의 씩씩한 선언이리라. 암컷은 어딘가에서 알을 낳아 품고 있겠고. 새벽을 가르는 부엉이 울음소리가 좋아 생각 없이 후후웃 흉내내곤 했다. 그러면 부엉이들이 자신들의 영토가 아니라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고 퉁을 준 딸 말이 맞았다. 다시는 부엉이 소리 따라 흉내 내기로 밥벌이 힘든 부엉이 남편들을 교란하지 말아야지. 새끼 품고 집 안에 웅크리고 앉아 먹이 벌어오는 남편 기다리며 밖에도 못 나오는 암컷 부엉..
-
걸림돌 치우기내 이야기 2022. 3. 22. 08:01
하루 를 잘 보내기 위해 우선 마음에 걸리는 것들을 하나 하나 찾아 없애기로 했다. * * * 하나. 지난 몇 주 간 밤 에 꿈틀꿈틀 생각 나 화들짝 깨어나게 만들던 뜨리프트 스토어에서의 일 들 마음에 걸려 캥기고 또 걸린다. 도네이션 된 물건 들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아이템에 관심을 보이면 잘 아는 발렌티어가 정상적 이지 않게 싼 가격을 붙여 내게 가져다 주는 것 이었다. 호의를 무시한다고 할까봐, 무안해 할까 봐 주저하면서도 억지로 사갖고 온 날 밤엔 어김없이 잠을 깬다. 그 물건을 다시 도네이션 하는 것으로 내 마음을 해결하고. 그래도 쉽게 반복되는 일 그러면 또 자다 깨고 다시 그 물건을 도네이션 하고. 내 나이에 눈에 들어오는 물건 이라야 뭐 예를 들어 강판기, 병 따개, 피클용 예쁜 병...등..
-
봄을 생각해 봐!농장주변이야기 2022. 3. 13. 15:48
마구 올라오는 꽃들 잡초 들. 어느 사이 봄 . 잡초 뽑으며 하루가 간다. 물기가 촉촉한 땅이라, 아직 뿌리가 깊지 않아 재미나게 잘도 뽑힌다. 이 맘 때 쯤 이면 벌써 일 주일에 몇 번이고 우리 집에 들렀음직한 친구들이 안 온다. 일 하다 허리 한 번 펴고 싶을 때면 언뜻 부는 훈훈한 바람 처럼 잠시 스쳐가는 간지러운 비 처럼 와서 동네 소식 자잘하게 풀며 놀던 이웃 친구 둘. 지난 해 이 세상 에서 훌쩍 떠나갔다. 정말로. -작은 수선화 그리고 부활절 즈음에 꼭 피는 샤론의 장미들- 이웃 둘이 갔는데 내 가 사는 섬의 반 이 무너져 버렸다. 일상은 나 혼자 꾸려가던 게 아니었네. 어울려 꾸려 가는 하루. 뤤디 가 오십년을 살다 간 집에는 새 사람이 이사 와 공사가 한참이다. 그 쪽 하늘 로 번지는 저..
-
집 으로 오는 길 - 거목들의 숲에서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포레스트)산, 들, 강, 바다 2022. 2. 19. 01:53
손녀를 본 지 여섯달도 더 넘었다. 지난 연말 연초에 가려다 한파로 큰 고개들이 얼고 눈이 쌓여 못 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이틀 만에 달려 갔다. 이제 꽉 찬 다섯살이 된 손녀 키도 크고 많이 변했다. 지난 해 책을 같이 읽으며 C.A.T. 는 cat 이지? 크 .애 .트 . 캣 했더니 정색을 하며 ' 할머니, 나 한테 읽는 법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냥 할머니가 계속 읽어줘' 했었다. 할머니는 누군가 그저 하자는 대로 따라 해주었지. 이 번 에는 친구가 매일 보낸다는 ' I Love you 아무개' 어려운 손녀 이름 까지 또박또박 잘 도 쓴 제 친구의 카드를 보여준다. 너도 카드를 보내고 싶니? 했더니 그러고 싶은데 자신은 글을 쓸 수 없어서 그림만 그려 보낸다고. 자신이 쓸 수 있는 건 I, COW,..
-
엘와, 글라인즈 캐년 두 댐의 파괴- 엘와 리버 2산, 들, 강, 바다 2022. 2. 7. 06:35
차 길이 도중에서 끊긴 사연 2011년에 강 하구에 있던 엘와 댐과 뒤 이은 2014년 강의 상류의 좁은 글라인즈 캐년 댐이 파괴 되었을 때 고여 있던 엄청난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홍수, 범람의 결과 였다고. -글라인즈 캐년 을 지을 당시의 광경- 워싱톤주 올림픽 반도는 태평양 연안의 습기와 엄청난 강우량으로 하늘을 찌르는 거목들의 (레인 포레스트) 울창한 나무 숲이 있다. 1900년 초기 집 채 만한 거목들의 벌목, 목재업과 펄프, 제지...등 그에 따르는 각종 산업, 공장들이 생겨났다. 이 시설들의 전력 공급을 위해 네이티브 어메리칸 부족( Klallam tribe) 들의 생활 터 였던 엘와 리버 줄기를 막아 엘와 댐을 짓고 강 상류의 좁은 계곡의 급류를 막아 글라인즈 캐년 댐을 지어 새로 생겨 난 ..
-
올림픽반도 엘와 리버 (Elwha River ) 1- 머리칼 얼음산, 들, 강, 바다 2022. 2. 7. 01:25
일월 말 동쪽 캐스캐이드 산들은 눈에 길들이 막혀 있다. 걸으려면 배 타고 올림픽 페닌슐러로 건너 간다. 높은 산들은 눈을 하얗게 이고 있어 낮은 곳 호수 가를 돌거나 강 가를 따라 난 길을 거슬러 계곡을 오른다. 회색 구름 낀 하늘 아래 피어 오른 파란 안개 층에 아침이 더 춥게 느껴진다 귀가 시리네. 앗! 헤어 아이스 가 있네. 지난 해 겨울 끄트머리 우리 동네 숲에서 처음 본 이후 두번 째다. 북반구 위도 45도-55도 사이 오레곤 북부에서 캐나다에 이르는 낙엽지는 나무 숲 속 썩어가는 나무 가지에 얼음이 얼락말락하는 온도에서 잠시 돋아 나는 신비한 얼음결정체 노인의 성성한 백발 같기도 하고 털 같기도 하고 ( Ice wool) 흰 서리 덮인 수염 같기도 한 (bearded ice). 온도가 조금 ..
-
외손자 보고 새 떼 들도 보고-눈기러기들산, 들, 강, 바다 2022. 1. 29. 02:51
오늘은 손자 보는 날. 새벽에 출근 한 딸이랑 사위에 어제 밤에 출장 왔다.^^ 오년 전에 갓난이 손녀를 육개월 돌 본 경험이 있어서 우리 부부는 애기 보기에 베테란들이라 자부한다. 손녀 때는 신기해서 매 순간을 즐겼는데 이력이 난다는 건 익숙해져서 대충대충하는 면이 있다는 걸 숨기지 못하겠다. 딸이 알면 좀 섭섭하겠지만서두.^^ 첫 손녀 땐 둘 다 펄펄 날며 바쁜 브루클린에서 별 불편 없이 아가를 봤는데 이젠 몸도 좀 느려지고 끙끙 힘도 든다. 쉬엄쉬엄 아가 자면 따라서 낮잠도 자고. 점심을 먹고 새 보러 가잔다. 우유도 한 병 준비 하고 장난감도 몇개 들리고. * * * 알라스카, 캐나다의 동토, 그리고 러시아의 시베리아 벌판 에서 일 이월이면 날아오는 하얀 눈기러기들, Snow geese 작년에 베..
-
이승윤의 달이 참 예쁘다고' 를 듣는 아침유투브에서 2022. 1. 19. 23:21
버들강아지 어느 사이 눈 텄네 예년 처럼 차가운 안개, 비 속에서 2022년 포도나무 전지를 마쳤다. 해마다 일월 중의 행사인데 지난 해가 마치 어제 였던 것 같다. 이상 기후의 더운 날들로 작년 포도들은 의외로 알이 굵고 달았다. 수확도 불확실하고 손이 많이 가 포도 키우는 사람은 바부팅이' 라며 포도밭을 갈아 엎고 소나무를 심자' 고 둘이서 포도덩쿨들 사이에서 여러 번 말 했는데 덩쿨들에 귀가 있었나 보다.^^ * * * 남편이 빵을 굽기 시작했다. 네이티브 어메리칸 돌칼을 만드는 뭍에 사는 박 쌤이 맛 보여 준 통밀빵 구수하고 맛있었다. 갓 빻은 통밀가루, 이스트, 소금, 설탕 한 술, 식용유, 물 유튜브의 통밀빵 프로들에게서 노하우를 배워서 몇 번 그대로 따라 하더니 차츰 자신의 방법을 개발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