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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누구니? - 히말라야 허니써클 (Himalayan Honeysuckle)-덧붙임-
    농장주변이야기 2022. 8. 5. 05:09

     

    여름이 한창 인 꽃밭에

    붉은 다알리아들이 많이 번졌다.

    온통 붉은 색 이네.

     

    빨강은 강한 색이라 너무 많으면 

    아름답기 보다 지루하고 고개를 돌리게도 한다.

     

    그 동안 많이도 동네에 나누었는데도

    끊임없이 번식 하네.

     

     

    올 가을엔 한 무더기만 남겨야지.

     

     

     

     

     

     

     

    붉은 다알리아 사이에 또 붉은 꽃을 피우는 

    두 해 전 쯤 어디선가 날아 와 자리 잡은 이 풀.

     

    가지 끝에 조롱조롱 달리는 예쁜 꽃이 신기하다.

     

     

     

    다년생 으로 해마다 나오더니 

    올해는 내 키를 훌쩍 넘고 꽃도 많이 피우고

    빨간 열매들도 조롱조롱 달고 있네.

     

     

     

    뜰에 오는 이웃들에 소개하니

    다 들 초면이란다.

     

    꽃도 잎도 자세히 들여다 보고

    겨울에 잎 떨구고 나서도 대나무 가지 처럼  청청 초록으로 남아 있는 줄기도 

    신기한 듯 들여다 보고 보여주고.

     

    초목의 신상을 알려주는 앱을 구태여 쓰지 않고

    모르는 관계를 유지하며 은근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즐겨왔다.

     

     

     

     

     

    어제

    마리아가 시누이 린다 랑 뜰에 왔다.

     

    마리아는 남편과 이혼을 했지만 하나 뿐인 시누이랑 여전히 자매 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지난 봄엔

    물 건너 병원에서 작은 시술을 하는 마리아를 돕기 위해 네 시간을 운전 해서 오더니

    이번 여름엔 마리아네 집 대청소를 하려고 근 일주일간 이나 왔다고.

     

    내일이 떠나는 날이라

    짬을 내서 왔다.

     

     

    문제의 빨간 꽃과 베리를 맺는 식물을 보자마자

    와 멋지다 하는 동시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 답게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고 앱으로 정체를 알아낸다.

     

    내가 말릴 사이도 없이.

     

    히말라얀 허니써클(Himalayan Honeysuckle) 이네.

    암수 꽃이 한 송이에 다 들어있어 열매가 많아

    번식이 강하고 다른 식물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곱기는 하지만 번지면 없애기 어려운

    골치아픈 잡풀 이라네 (invasive ornamental weed) ........

     

     

     

    곱게 보이던 꽃과 열매들이 순간

    무슨 괴물 처럼 보이네.

     

    지난 번 아들네 집에 갔을 때

    손녀랑 함께 본 연극 속 

    사람들 피를 먹고 자라는 괴식물도 퍼뜩 떠 올라

     

    Little shop of Horrors!

     

    (공포의 작은 가게! )  하니

    마리아도 린다도 다 고개를 끄덕인다.

     

     

      

     

     

    갑자기

    빨강색이 음흉한 독으로 보이고

     

     

     

     

    아직 베리가 다 익기 전에 붙어 있는 꽃잎들 마저

    찌를 듯 날카롭게 보이네.

     

     

     

    마구 번진다쟎아 !

    즉시 없애는 게 좋겠어.

     

    셋이 의기 투합, 열매가 여물기 전 즉시 파 버려 

    씨를 말려야 된다고 

    셋이서 씩씩거렸다.

     

     

     

     

     

    간 밤에 

     

    근 일주일간의 불볕을 식히는 넉넉한  비가 온 상큼한 아침.

     

     

    찬 공기 회색 하늘 아래 열매들이 붉기도 하네.

     

    파 버리기 전에 좀 더 알아보자.

     

     

     

     

     

     

     

    이곳저곳 인터넷을 통해 신상 파악에 나섰다. 

     

    이런!!

     

    붉은 베리가 익어 검게 변하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일명 초콜렛베리 라고 불리운다네.

    흑설탕으로 카라멜을 만든 것 같이 달고 좀 씁쓸한 맛으로

     

    허니써클 열매 같은 부작용과 독성은 없지만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한다고.

     

     

    뜰에서 일 하다 가끔  두어 개 단맛으로 따 먹으면 되겠다.

     

    안 먹어도 괜챦고.

     

    근처에 자손들을 계속 퍼뜨리면 

    열심히 제거 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보' 의 세상.

     

    부분적이고 편파적인 부족한 정보, 잘못된 정보와 

    모든 면을 여러 방면에서 소상하게 알려주는 유익한 정보.

     

     두 정보 가 주는 차이는 너무도 크다.

     

     

     

    하마트면 

    오늘 내로 벌써 삽으로 파 버렸을 히말라얀 허니써클.

     

     

    하하하

     

     

     

    이천이십이년 팔월 사일 아침

    교포아줌마

     

    -덧붙임-

     

    그리고 오늘 팔월 십삼일

     

    열매가 더러 초콜렛 색으로 익어서

    하나 따서 맛을 보았는데 내 입맛엔 꼭 탄 설탕 맛이다.

    쓴 맛도 느껴지고.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고 키도 너무 커지네.

     

    미련없이 파서 꽃밭에서 없애기로 작정했다.

     

     

     

    *  *  *

     

    # 공포의 작은 가게 (little shop of horrors)는
    원래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라마 용으로 쓰여진 픽션 각본인데요.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었었어요. 저도 1980년 대에 본 적이 있어요.

    지난 번 버클리 시의 작은 극장에서 올린 뮤지컬에서는 마지막 스토리를 영화와 달리 원작 대로 바꾸어 사람 피를 먹고 사는 괴식물이 결국 주위 사람들을 다 잡아 먹는 걸로 나오더군요.

    벌레 잡아 먹는 식물은 흔하게 있어서 손녀 아이도 집안에서 기르면서 파리를 잡아 먹이를 주더군요.하하

    사람 잡아 먹는 식물은 아직 못봤어요..

    꽃들은 곱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무섭게 느낄 수도 있어요.

    우리 친구 어얼은 꽃잎 말고 생식기 부분만 확대해서 찍는 사진작가 인데요.

    그 디테일이 오묘함을 넘어서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어요. 작품으로 성공한 거지요.

    자손을 번식 시키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의 결과물이 꽃이 라고 보면 그 치열함은 당연 이해가 가요.

    이그 무서워~~~

     

                         영화 little shop of horros 중에서 '먹을 걸 줘 (feed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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