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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새 큰 바람이 지나 간 아침
    농장주변이야기 2022. 11. 8. 22:56

     

     

    겨울이 시작 되는가 했더니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나흘 전

    아주 센 바람이 잠을 깨우더니 점점 세어지는 기승에 지붕이 날아가나 했다.

    두어시간 미친 듯이 불어대는 바람에 밖을 내어다보니

    집 주위 단풍나무들이  휘어지며 붉은 잎이 가득 달린 머리채들이  땅을 친다.

    어쩌나! 저러다 부러지겠네.

    깊은 밤에 일어 나

    온 뜰에 있는 나무들이 그렇게 온 몸으로 휘둘리며 시달리는 걸 봤다.

     

    아침

     

    대강 둘러 본 마당에 바람이 밤새 떨구고 이리저리 쓸어놓은 단풍잎 무더기들

    부러진 작은 솔가지들. 

    키가 큰 대나무는 세 대가 뿌리 채 뽑혔네.

    이만 하면 별 일 아니다, 뭐.

     

     

    이웃들에게 전화 하려니 통화는 안되고 문자 메시지만 된다.

    동네 송신탑이 고장 났으리라.

     

    그 큰 바람에 밤 새 안녕 하신지요들...

     

    -아끼던 멀베리 큰 나무가 통째로 뽑혔다는 리사,

    참 애석 하게 되었네, 멀베리 나무. 했더니  

    너네 대나무도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 .  답이 온다.

     

    -지붕을 수리 중인 브렌트네는 기와 얹기 전에 대강 덮어놓은 방수지 생각에 밤새 아내인 애비랑 

      배가 끊어지게 웃었다고.(웃었다니 나도 덜 걱정되네).

     

    -옆집 로리는 오케이 라고 엄지 척을 보냈는데

      건너다  보이는 로리네 집 옆 커다란 단풍나무 가 허리가 꺾여져 있네.(로리가 오케이 라면 오케이 다. 뭐)

     

    -혼자 사는 마리아는 매해 길쭉하고 보라색 단 열매가 열리는 커다란 자두 나무가 넘어 가서 옆집 사는 스캇이

      일찍 부터 와서 전기톱으로 우선 길을 터 주었다고. 전기 가 없어도  벽난로 불을 지펴서 따뜻하다고.

     

    -히로 랑 쑤우네는 통화가 안되네. 제네레이터가 있어 이럴 땐 꼭 필요한 건 작동 시키는 걸 안다.

     

    -전나무 숲 속에 사는 메리 네는 너무 많은 나무가 부러지고 쓰러져서 꼼짝달싹도 못한다고.

     매리네는 장작이 쌓여 있고 커다란 무쇠 난로가 집 안에 두어 개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사는 다이앤은 마당 에 온통 부러진 가지로 어지럽다고. 천천히 도 닦듯 하나하나

    치워 갈 예정 이라고. 이웃 틴에이져들에게 일을 나눠 주고 자신도 한동안은 바빠지게 일감이 생겼다고

    웃는다.

     

     

    동네 에 온통 크고 작은 길들이 부러진 나무들로 막히고

    전기가 끊어지고

    비 오고 추운 아침에 

    따뜻한 커피 나누듯, 맛있는 수프 한 사발 나누듯 도란도란 안부 문자들을 나눈다.

     

    겨울이면 종종 전기가 끊기는 걸 처음 이삼년 경험하고 나서

    좀 넉넉한 사이즈의 제네레이터를 마련해

    더운 물도, 냉장고도, 부엌 이랑 거실 에는 불이 들어오는 우리 집.

     

    이럴 땐 다 같이 좀 불편하게 지내자' 며

    남편이 이런 저런 전열기를 끈다.

     

     

     

     

    yoyo ma, Allison Klaus : simple gift

     

     

    이천이십이년 십일월 팔일

    바람 불어 전기 나가고 난 후 나흘 째

    촛불에 손을 덥히며^^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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