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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자 돌 잔치 한다고
아들네, 딸네, 그리고 우리
세 집이 함께 모였다.
닷새 동안 북석이고 놀다
제 식구들 끼리 지들 집들로 끼리끼리 돌아 갔다.
남은 남편과 나
되찾은 우리의 일상.
이 아침
찬 물로 세수하는 이 맛.
한 동안 울지 않던 부엉이가 요즘 부썩 소리를 낸다.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수컷의 씩씩한 선언이리라.
암컷은 어딘가에서 알을 낳아 품고 있겠고.
새벽을 가르는 부엉이 울음소리가 좋아 생각 없이 후후웃 흉내내곤 했다.
그러면 부엉이들이 자신들의 영토가 아니라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고 퉁을 준 딸 말이 맞았다.
다시는 부엉이 소리 따라 흉내 내기로 밥벌이 힘든 부엉이 남편들을 교란하지 말아야지.
새끼 품고 집 안에 웅크리고 앉아 먹이 벌어오는 남편 기다리며
밖에도 못 나오는 암컷 부엉이는 내 후후 소리에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
아침이 좀 더 밝아 오면
내 해골을 때리는 것 처럼 지붕 위 굴뚝 덮은 양철 마개를
따르르르륵 때려대는 도도한 남성 과시의 딱따구리.
나보다 더 큰 소리 낼 수 있는 남자 나와보라구 그래 .
봄
숲에선 새들의 사랑이 그리고 그 결실이 한창 이루어지고.
* * *
수 많은 아침 을 알리는 음악 들.
정태춘의 '산사의 새벽' 을 듣는 어느 아침도 있다.
오늘 아침엔 또 제씨 노먼의 노래로
R. Strauss의 아침 (Morgen)을 듣는다.
그리고 말 없는 첼로 연주도.
아침은 말이 없을 수록 좋다.
Morgen -아침, 내일
-John Henry Mckay의 독일어로 된 시를 영역한 것에서 다시 한국어로-
그리고 내일 이면 또 해가 뜰 거야
그러면 내가 가는 길에 해를 따라 걷고
해는 복 된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할거야
해가 흠뻑 부셔져내리는 이 지구 상에서 말이야
파도 처럼 너르고 푸른 해변으로
우린 내려갈거야 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조용히 우린 서로의 눈을 응시할거야
그리고 소리없이 말이 없는 행복감이 우리를 덮을거야
독일말로 모르겐Morgen은 아침 도 되고 내일도 된다.
허어, 그거 참~
왜 그럴까?????
아마도 밝아 오는 아침이 내일이니 어둠의 시점에서
아침은 내일이니까. 이렇게 하니 해결이 되네.^^
하긴 예전 어른들은 새밝에, 날 밝으면, 아침이 되면.... 이라고 다음 날, 내일 을 이야기 하곤 하셨지.
아버지, 엄마, 그리고 시외할머님...
이천이십이년 사월 십일
일상을 되찾은 아침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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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찾아온 아들내외와 딸 내외 그리고 사랑스런 손자손녀들
답글
시끌벅적 정신줄 놓게 만들던 피붙이들이 떠난 공허감.
아니 해방된 느낌이겠네요.
딱다구리의 힘찬 두들김
우리네 동네에선 아직 딱다구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구뚝덮은 양철뚜껑도 없지만 두드릴 딱다구리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교포아줌마2022.04.11 14:06
이젠 아이들도 우리 집엔 손님이 되었네요.
왁지지껄 세 집이 모여 지내다 아이들 떠나고 난 텅 빈 집이 오히려 우리 집 같이 느껴지는. 빈 둥지에 익숙해졌어요. 하하
수컷들의 암컷을 얻기 위한 몸과 마음을 다하는
몸짓들, 노래 소리, 라이벌 수컷이랑 으르닥닥 거리는 소리로 봄 숲은 활발하게 살아 나네요.
휘파람 부는 소리, 윙크 하는 모습.....^^
원래는 나무를 두들기는데 더 큰 소리를 내는 양철로.... 아주 기발한 수컷이지요.
오공님네 동네 보다 우리 동네 봄이 조금 더 빠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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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나 딱따구리들은
답글
찍찍짹짹 손주병아리와
노니는 맛을 알겐모르겐?
오면 오는대로 반갑고
가면 가는대로 반갑쥬?
아마도 인긴만의 특권?? ㅎ~-
교포아줌마2022.04.11 14:13
손주 병아리들이랑 노는 재미.
돌장이 는 안아 올리고 걸음마 연습시키고
튀고 뛰는 다섯살 짜리 손녀 따라 뛰고 구르고요.
가고 난 뒤 시큰 거리는 무릅 그리고 마디마디가 다들 자기들 어디 있다고 밤새 알려 옵니다.
하하하
번식기가 지난 후에도 계속 살아남아 황혼육아도 하는 인간의 특권^-----^
돌잡이도 하고요. 돌떡도 먹고요. 세 식구가 모여 오랜 만에 북적였습니다.
온다면 달력 보며 설레이고
가고나면 다리 뻗고 후련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노릇 소꼽장난
발마님 미쎄스 발마님도 당연히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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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셋동안 집안에서 아이들, 어른들 웃슴소리가 가득했겠군요.
답글
귀여운 외손자가 돌잡이로 어떤것을 선택했을지?
아이들이 온다면 설레고, 만나면 반갑고, 가고나면 허전하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그럴것 같습니다.
딱딱딱 딱딱구리 녀석이 집뒤 나무에 집을 만드는것도 성가신데,
지붕위에서 그러고 있슴 정말 정수리 쫒는 기분일것 같습니다.-
교포아줌마2022.04.12 14:18
아이들 웃음 소리, 콰당 뛰는 소리 넘어지는 소리
우는 소리.....
개 두 마리 함께 짖는 소리...
정신 없었어요. 하하하
돌잡이용으로 아가 엄마는 파 (농부) 써프보드 (써퍼) 청진기 (수의사되라고) 돈, 실타래를 놓더군요. 거기다 이 할머니가 마침 온실에서 겨울을 내고 잘 자란 미나리 한단을 놓았어요. 병없이 무탈하게 어디서나 잘 견디고 잘 자라라고요.
아가는 돈을 집어서 모두를 실망시켰어요. 하하
아빠는 써핑보드를
엄마는 농부를
그리고 아픈 동물 보살피라고 다섯살 사촌누이는 수의사를...
바랬는데 돈을 집어서요. 하하하
부자 손자 나오게 생겼어요. 기대 만땅^^
아침 마다 바로 귀 뒤를 쪼는 것 같은 딱따구리 녀석에 깹니다.
고맙습니다. 앤드류 엄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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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을 뜻하는 내일을 말할 때는 'morgen'이 딱이네요.
답글
역시 첼로 음악은 좋아요. 날카로운 데가 없으니.
돌 맞이한 외손자며 북석이던 닷새의 정경이 눈에 선하겠어요.
부엉이 울음 소리를 근처 '자연 공원'에서 보고 얼마 후에 뒤뜰
나무 꼭대기에 앉은 걸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울음 소리가 그런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지요. 부엉이가 독수리처럼 강하고 사나운
동물인 것도 최근에야 알았고요.-
교포아줌마2022.04.13 12:33
오늘을 늦었으니 아침에 하자'
이럴 땐 금새 아침=내일이 되요.^^
저 아버지와 딸 의 연주가 참 좋아요.
첼로 소리 부드럽지요, 깊고요.
우린 이민자들이라 미국 땅에서 고향이 없어요.
할어버지, 할머니가 사는 집에 자주 오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의 고향이 될까요.
봄꽃들도 피어 손녀가 좋아했어요.
부엉이 울음도 다른 새들의 울음도 따라 하면 그 소통을 교란시키게 된다는데요.
새 울을 소리를 흉내내어 새들을 포획하는 사람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어요. 쯧쯧
부엉이 두 다리는 강하기가 야구 방망이 같고요.
날개는 얼마나 소리 없이 잘 나르는지요.
섬의 고양이가 없어지면 대부분 부엉이 밥으로...
들쥐들을 소리없이 해결해주는 것도 부엉이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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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북적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답글
한, 둘.. 떠나 보내고 난 후의
그 조용함 그리고 공허감..!
제시노먼의 아침 곡이
이 시간 왠지 너무도 가슴속 깊이 울려 들어 옵니다.6공감
행복히 좋은 하루 되시길요. -
고물고물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
답글
그냥 주어지진 않지요
힘드셨지요^^
돌 상 밖에서 안하고 집으로~
여기선 보기 드문일이어요
집안이 조용하니 부엉이와 딱다구리
소리 더 크게 들렸겠지요
모창을 얼마나 잘 했기에
부엉이 가족들 긴장을 시켰을까요
트롯은 언어로 추억을 불러내고
클래식은 선률로 불러냅니다.
감상 잘하고 갑니다. -
아들 .. 딸 .. 야기들 까지 다 모여서 닷새 동안 같이 지내셨군요~~~
답글
이젠 제 각각 돌아 갔지만 ~~~
꼬마 아이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들이 벌써 많이 생각이 나시겠네요~~~
두고두고 생각이 날 추억 입니다.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교포아줌마2022.04.14 19:50
집오로들 돌아가고 난 한 이틀 간은 머엉~ 했어요.
지금은 회복 되고 나니 아이들이 남기고 간 잘잘한 에피스드 들이 집안 구석구석 묻어있어요.^^
손녀는 드디어 몇 글 자를 더 쓸 수 있어서
저 한테 비밀 쪽지로 I love cat poop. 장난 쳐 놀리기도 하구요.
손자는 손잡고 걸음마 열심이었어요.
고맙습니다. 율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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