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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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에-가장 어두운 날 가장 마음이 밝은 날농장주변이야기 2020. 12. 23. 03:45
다섯시면 주위가 캄캄하다. 시계가 아니라 해에 맞춰 사노라니 요즘엔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네시면 저녁밥을 짓는다. 두 집 아래 사는 리사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네. -Happy winter solstice! -즐거운 동지 (冬至)! 우린 동지에 Zinc 가 많은 붉은 팥죽을 먹어. 면역력을 높이는 민간 식이요법이야. - 밖은 일년 중 가장 어둡지만 마음 속은 가장 밝은 날이지. 리사가 튕겨준 말 일년 중 가장 어두운 날 가장 마음 속이 밝은 날 (The darkest outside, the brightest inside) 을 고맙게 받는다. -이렇게 줄창 퍼붓는 비도 축복이네 -나도 동감이야 . 오늘 부터 해는 점점 길어지겠지 비 내리는 어둠 속에서 리사랑 나는 동지를 그렇게 서로에게 밝게 권 한다. 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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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귀가 대들더라농장주변이야기 2020. 9. 11. 00:32
어제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사는 아들이 아침 아홉시에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공룡들이 왜 절멸 했는지 이해가 된다면서. 뭐 그렇게 쉽게 끝나겠니? 서부의 산불이야 매 해 연례 행사로 나는건데. 오레곤, 와싱톤주의 산불도 만만치 않아서 어제 오늘 우리 동네도 매캐한 냄새 까지 나는 중에도 나는 천연스레 '사는 쪽' 에 서 있다. * * * 구월에 이 살을 태우는 열기는 웬일인가 더운 열기로 바싹 타는 들, 숲에 한 점 불씨라도 당기면 금새 큰 불이 된다기에 없는 불도 다시 본다. 올 유월은 일월 처럼 춥고 비가 매일 와서 Junuary라고 불렀는데 해서 과일들이 신통치 않게 맺혔는데 이 열기에 포도들이 단물을 더하며 익어간다. 올해는 포도 따기는 틀렸다' 라면서도 곰팡이 스는 걸 막느라 포기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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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라벤다가 아니다농장주변이야기 2020. 7. 9. 14:42
뜰이 한참 보라로 물들기 시작한다. 유월 말 키가 작은 잉글리시 라벤다 종류들이 피어나기 시작해서 칠월 중순이면 뜰의 라벤다들은 대강 다 핀다. 올해는 유월 내내 비가 오다시피 해서 해가 모자라니 좀 더디 피는 듯 싶다. 오늘 칠월 팔일 오랜 만에 마음 먹고 라벤다 인물들 하나 하나 본다. 가장 먼저 피어나는 폴게이트 (folgate) *요리용 라벤다로 많이 쓰이고 인기가 높다. 질세라 곧 따라 피어나는 터커스 어얼리 퍼플 (Tucker"s Early Purple) * 잠이 잘오게 하는 베개용으로 많이 쓴다. 잉글리시 종류지만 요리용으론 안 쓴다. 히드콧 퍼플, 히드콧 핑크 (hidcote purple , hidcote pink) *역시 잉글리시 종류로 꽃송이가 크고 향기가 달아 요리용 으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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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를 털다-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추가)농장주변이야기 2020. 7. 3. 02:26
가슴이 답답하다. 벌써 몇 달 째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철망이 주위를 옥죄어 온 지. 주위엔 온통 아프다는 소리들. 코비드 19의 비상사태가 가져오는 광대한 부작용이다. 앤쏘니 파우치가 국회 청문회에서 초기 부터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 않은 이유가 의료진에게도 충분하지 않은 마스크 확보 상태에서 일반에게 쓰라고 할 경우 일어날 소요를 감안해서 그랬다는데. 천으로 집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쓰라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그랬으면 이 기발한 아이디어 천국인 미국에서 얼마나 재미난 마스크를 만들어 쓰고 바이러스에 대처했을 텐데. 트럼프는 아직도 마스크를 안쓰고 그 지지자들은 그를 지지하는 표시로 마스크를 안쓴다. the land of the brave the home of the Free 국가에 나타난 것 처럼 무지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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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시럽 만들기농장주변이야기 2020. 6. 28. 14:22
또 라벤다가 피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피기 시작하는 라벤더들 중 폴게이트 (Folgate)는 잉글리시 라벤다 종류의 하나로 차나 요리용에 쓰인다. 진보랏빛 꽃 색 하며 달콤한 향기로 선호도가 높다. 꽃대가 짧아 키가 작은 잉글리시 라벤다 종류들과 달리 캠포(Camphor) 성분이 많은 프로방스, 그로쏘 등의 꽃송이가 크고 꽃대가 긴 종류들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 - folgate lavender 6/27/2020- 꽃송이에서 꽃잎이 서너개 피기 시작할 때가 수확하는 적기이다. 시럽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꽃봉오리를 딴다. 되도록 초록색 줄기가 안 들어 가게 꽃만 훑어 쓰면 좋지만 이젠 손가락 마디를 아끼느라 가위로 줄기를 잘랐네! 큰 스태인레스 나 유리 보울에 딴 꽃을 넣고 팔팔 끓는 물을 꽃이 잠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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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피는 뜰에서 쏘셜 디스턴씽 만남농장주변이야기 2020. 6. 13. 12:04
물 건너에 사시는 송샘네 부부 코비드 바이러스 에 소일거리로 더러더러 봐주던 네살 짜리 손주도 벌써 석달 째 못 만난다고. 우리 동넨 비상이 풀려서 페이즈 2가 되었으니 해 나면 놀러오세요. 그러지, 거 뭐냐, 멀찌기 떨어져서 마당에서 놀지 뭐. 서로의 머리를 보고 배꼽 빠지게 웃었다. 우리 부부는 서로가 깎아 준 머리로 테니스 공 스타일. 바깥 송샘은 친구가 깎았다는데 딱 옛날 시골 초딩 삼학년 여자애 머리 스타일로 앞머리는 일직선 뒷머리는 단발머리 겨우 면한 스타일. 어때, 귀엽지?!^^ 그래도 예전엔 내가 한 인물 했어! 아내 송샘 머리는 길어서 포니 테일로 묶었다. '와 코비드 덕분에 머리 스타일들도 새로 바뀌고 좋은 일도 있네 !!' 젊은 시절 바리깡으로 머리 깎다가 순간적으로 빵꾸를 내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