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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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침농장주변이야기 2023. 9. 3. 00:55
지난 번 두 주일 집을 비웠더니 온 뜰을 까악 깍 휘젓던 가마귀 식구 여섯 마리가 종적을 감추었다. 그러더니 밤에 부엉이 들이 운다. 서너 마리 귀가 솟은 부엉이 (horned owl) 가족. 부엉이 들이 가마귀 들을 몰아냈구나. 큰 소나무 밑 에 둥지를 틀었던 부엉이 들을 낮에 가마귀 일족이 공격해 내 쫓은 게 지난 가을 이었는데. 이젠 부엌 앞 단풍 나무에 매단 소기름 을 먹으러 작은 새들도 아침 에 다시 모여 들겠지. 새 들의 세상은 내 소관이 아니다 그냥 바라본다. 지금 은 자신 들의 터 를 선언하는 부엉이 가족 의 노래 소리 적막한 밤 에 듣기 좋아라. 벌써 동쪽 창에 뜨던 해가 많이 남동쪽 으로 옮겨 갔다고 여름이 다 갔네 . 우리 집 기상 정보 담당 남편 이 말 한다. 창 으로 들어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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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땡벌 소탕 하기농장주변이야기 2023. 8. 14. 02:44
올 여름엔 유난히도 말벌 들이 극성을 부린다 밖 에만 나가면 귓가를 붕붕 날며 위협할 정도로 많더니 급기야는 멀리서 몇 년 만에 놀러 온 친구 손 등을 쐈다. 불야불야 응급치료를 하고. 늬들 다 죽었다아~~~ * * * 예년 에는 말벌 땡벌 잡이 유리 병을 몇 개 매달아 소극적으로 없앴는데 우아 떨 일이 아니다. 때 론 하루살이 떼 처럼 몰려다니니 무섭기도 하다. 이제 까진 애플 쥬스 나 애플 싸이더 한 갤론에 설겆이 세제를 두어 방울 떨어뜨려 섞고 유리나 플라스틱 병에 구멍을 내어 잘라진 면을 안 으로 구부려 한 번 들어 간 벌이 못 나오게 하는 방법을 썼는데 유튜브를 보니 애플 쥬스에 바퀴, 개미 그 외 벌레 소탕에 쓰는 100% 붕산을 쓰란다. -대부분의 단 과일 쥬스들이 다 효과가 있는데 애플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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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농장주변이야기 2023. 7. 26. 22:28
라벤다 밭을 좋게 느끼는 것도 그 사람 마음 이 고 자신의 좋은 일 과 연결 시키는 것도 그 사람 마음 일 터이지요.^^ 십구년 전 빈 터가 이렇게 잠시 한 때를 라벤더 로 덮고 흐르네요. 백 년 도 더 전에 처음 이 땅을 일군 사람은 알파파 를 길렀다고 하고요. 그 전엔 트럭 몸 통 만한 향나무 들이 하늘을 찔렀다 고 하는군요. 엘리님 사시는 브리티시 콜럼비아 에 아직도 더러 그 큰 그루터기 들 로 남아있는 씨다 트리들 말입니다. 이젠 많이 나이가 든 라벤다 들에 남편은 다시 다 갈아 엎고 새로 어린 모종 들로 시작하자 하고요 너무 토끼 피해가 많은 포기들 은 그 동안 꾸준히 몇 십 그루 씩 새로 교체하고 있기에 아직 젊은 라벤다 들 도 제법 있어서 그냥 연륜을 즐기자고 우기고 있어요. 라벤다 를 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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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잣는 여인들-라벤더 여름 2023농장주변이야기 2023. 7. 9. 13:04
라벤더가 또 돌아왔다. 벌써 열아홉해 째 네. 어제는 우리 동네 실 잣는 여인들 을 라벤더 뜰에 초대 했다. 각자 자신들의 재료와 도구들을 가지고 온다. 우리 동네 에서 털 (솜) 뭉치와 꼬는 도구 만 있으면 그리고 어울려 만들고 싶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만든 실로 뜨개질감을 가지고 오기도 하고. -집 에서 알파카 나 양들을 키워 털을 깎아 세탁 하고 빗어서 털뭉치를 만드는 회원들도 더러 있다- 모임을 이끄는 재니스는 어떤 종류의 물레도 다 쓸 수 있는 실 만들기 달인 인데 나무 로 만든 원시적인 스핀들(spindle) 을 애용 한다. 어디에서든지 손에 붙이면 실을 만들 수 있어서 라고. 비행기 속에서도 장거리 여행 중 남편이 운전 하는 중 에도. 털 뭉치를 한 손에 걸치고 조금씩 털을 뽑아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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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일 축하 노래농장주변이야기 2023. 1. 16. 17:33
나탈리 한테서 텍스트가 왔다. D 의 생일 을 위해 자신의 집에서 런치를 하자 고. 좀 망서려진다. 비도 오고 우중충한 날씨에 .... 그래도 나탈리의 해맑은 웃음과 이웃 들이 온다기에 간다고 했다. D 가 좋아하는 잡채를 한 접시 해 간다 하고. 나탈리는 아주 간단한 샐러드 를 준비 했다. 물, 와인, 탄산수 등 다섯 사람이 각 각 다른 음료수들을 마셨다. 점심을 먹으면서 D 에게 한 사람이 물었다. 오늘 생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일 년 동안 뭐 하고 싶은 게 있는지. ' 그 지긋지긋한 이혼의 상처에서 나를 아물리는 거야.' 삐죽하게 말 했다. 아 ! 또 시작하는가. 그 끊임없이 줄줄 나오는 남 탓 과 자기 연민 들.... 하는데 나탈리가 남편인 자기 방 침대에 누워 있던 어얼을 불러낸다. 이주일 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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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 큰 바람이 지나 간 아침농장주변이야기 2022. 11. 8. 22:56
겨울이 시작 되는가 했더니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나흘 전 아주 센 바람이 잠을 깨우더니 점점 세어지는 기승에 지붕이 날아가나 했다. 두어시간 미친 듯이 불어대는 바람에 밖을 내어다보니 집 주위 단풍나무들이 휘어지며 붉은 잎이 가득 달린 머리채들이 땅을 친다. 어쩌나! 저러다 부러지겠네. 깊은 밤에 일어 나 온 뜰에 있는 나무들이 그렇게 온 몸으로 휘둘리며 시달리는 걸 봤다. 아침 대강 둘러 본 마당에 바람이 밤새 떨구고 이리저리 쓸어놓은 단풍잎 무더기들 부러진 작은 솔가지들. 키가 큰 대나무는 세 대가 뿌리 채 뽑혔네. 이만 하면 별 일 아니다, 뭐. 이웃들에게 전화 하려니 통화는 안되고 문자 메시지만 된다. 동네 송신탑이 고장 났으리라. 그 큰 바람에 밤 새 안녕 하신지요들... -아끼던 멀베리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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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히말라야 허니써클 (Himalayan Honeysuckle)-덧붙임-농장주변이야기 2022. 8. 5. 05:09
여름이 한창 인 꽃밭에 붉은 다알리아들이 많이 번졌다. 온통 붉은 색 이네. 빨강은 강한 색이라 너무 많으면 아름답기 보다 지루하고 고개를 돌리게도 한다. 그 동안 많이도 동네에 나누었는데도 끊임없이 번식 하네. 올 가을엔 한 무더기만 남겨야지. 붉은 다알리아 사이에 또 붉은 꽃을 피우는 두 해 전 쯤 어디선가 날아 와 자리 잡은 이 풀. 가지 끝에 조롱조롱 달리는 예쁜 꽃이 신기하다. 다년생 으로 해마다 나오더니 올해는 내 키를 훌쩍 넘고 꽃도 많이 피우고 빨간 열매들도 조롱조롱 달고 있네. 뜰에 오는 이웃들에 소개하니 다 들 초면이란다. 꽃도 잎도 자세히 들여다 보고 겨울에 잎 떨구고 나서도 대나무 가지 처럼 청청 초록으로 남아 있는 줄기도 신기한 듯 들여다 보고 보여주고. 초목의 신상을 알려주는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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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칠월 31일 아침 라벤다농장주변이야기 2022. 8. 1. 03:05
또 아침 해가 돋아 오르고 라벤다 밭은 오늘의 색을 비쳐 낸다. 강한 해 아래 어제와는 또 달라지는 색들 깊어지는 보랏빛 그로쏘 라벤다 들 해 아래 봉오리 맺고 꽃잎 열어 피고 피고 씨를 맺으며 또 피고 지고 시들어 간다 먼저 왔던 분홍 멜리싸 라일락 핑크 라벤다는 어느 새 잿빛으로 변해 간다. 각 자 살아 온 만큼에서 나름의 삶이 진행되네. 오늘 살아 있슴에. And to each Season, Rod McKuen 작사, 노래 이천이십이년 칠월 삼십일일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