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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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스웨타를 뜨다-옥토넛츠, 콰지 (Octonauts , Kwazii)내 이야기 2020. 11. 30. 17:28
손녀 스웨타를 짰다. 네시면 어둑해지는 밤이 길고 비 오시는 날들에. 무슨 본이 있는 게 아니고 대강 어림 짐작으로 돋보기를 끼고 설렁설렁 뜬다. 제법 옷 모양이 나오길래 손녀에게 물었다. 아무개야, 할머니가 스웨타 만들었는데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붙여줄까? 대뜸 '콰지 (KWAZII) ' 란다. 손녀가 보기만 하면 인사불성이 되는 어린이 만화영화 옥토넛츠 (Octonauts)에 나오는 수중 탐험 잠수함에서 일하는 여덟 주인공 중 고양이 캐릭터 라고. 며느리랑 아들이 침 튀기며 콰지를 소개해 준다. 나도 옥토넛츠 만화를 몇 편 보고 어떻게 표현할까 궁리하는데 남편이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이미지를 프린트 해 주며 응원 한다. 코바늘로 이리저리 떠 보며 고전 끝에 얼추 콰지 모양이 나온다. 내가 더 기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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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기 전에 보트를 사다내 이야기 2020. 9. 29. 23:44
-뉴행프셔의 새코 리버 (Saco River). White Mountain을 돌아 흐른다.- 신혼 여행 때 우리집 가훈을 뭘로 할까 했더니 '노는 데 돈 아끼지 말자' 로 하잔다. 남는 돈이 없던 시절이니 아끼느라 애 쓸 필요가 있기나 할까 싶어 그러자' 했다. * * * 카누를 샀다. 집 사기 몇 년 전에. 케임브릿지의 챠알스 리버 Charles River 그리고 뉴잉글랜드의 크고 작은 호수들에 못 이겨. 오리들이 팝콘 달라고 줄줄이 날아오며 배 옆에 와서 물을 튕기며 급 랜딩을 하던..... 살던 마을 가에 흐르던 매싸츄세쓰의 콩코드의 매리맥 리버 (Merrimack river) 써드베리 리버 (Sudbury River) ......... 물길따라 노 저으면 잘 도 가던 작은 배 꼬마들의 자글자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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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해 준 밥을 먹다.내 이야기 2020. 8. 16. 13:37
-남편이 끓인 김치 순두부, 순두부가 없어 찌개용 두부 사용, 위의 달걀말이는 밑반찬용을 활용- 더운 날 남편이 어제에 이어 오늘 또 저녁밥을 한단다. 정말?!! 그럼!! 어제 남은 순두부 찌개 또 먹지 뭐. 어제 밥 맛도 없고 밥 하기도 싫다고 하니 내가 순두부 할까 하더니 망치 부인 순두부 유투브 동영상을 잠깐 본다. 쉽네! 절대 참견하지 말라며 혼자서 도깨비 처럼 뚝딱 뚝딱 순두부를 끓여냈다. 와 맛있네! 그런데 당신 웬일로 !! 심심해서 이제 부터 나도 음식 좀 해 볼라구. 나 라고 못 할 것 없지 뭐. 라면 밖에 못 끓이는 실력으로 허구한 날 밥 때 만 되면 나만 쳐다 보더니. 코비드 사태로 식당에도 전혀 안 가니 매일 먹는 그 나물에 그 국밥에 지쳤는가. 버섯이랑 김치를 더 넣어 다시 끓인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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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남는 엄마들내 이야기 2020. 8. 9. 15:48
아들네가 다니러 왔다 엄마, 아빠 안심 시키려고 코비드 테스트도 하고 세 식구가 강아지도 데리고 이틀 길 먼 길을 하루에 운전해서 왔었네. * * * 집으로 되돌아 가는 아침 두 팔을 둥그렇게 위로 모으고 키쓰를 손바닥에 받아 불고 불어 보내며 차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 까지 배웅을 했다. 언제나 떠나고 나면 서운하지. 서성이는 발걸음이 하릴 없이 그 동안 아침 저녁 분주히 드나들며 음식거리를 마련했던 채소 밭을 향한다. 올 여름이 추워서 호박이랑 오이는 온실에서나 겨우 몇 개 열었다. 저런! 호박이 커다란 게 또 하나 자라있네. 오이도 큼직한게 몇 개 있고. 호박전이랑 오이 무침 해서 점심 먹고 갔더라면.... 아이들 집에 돌아갈 길이 얼마나 먼데 엄마라는 사람이 지 생각만 하고 있네. 그 동안 익은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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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뜰에서-엄마를 그리다.내 이야기 2019. 7. 15. 01:14
-엄마, 올해는 라벤더 들 앞으로 메밀을 심었어요- 아침 뜰은 언제나 상긋하다 비가 오든 개이든. 어머니 돌아가시고 일주일이 일곱번 지나던 날 아침 며칠 째 밖에 나가면 쫄쫄 따라다니는 검은 아기새 한마리 텃밭 까지 따라와 기둥위에 앉아 지지배배거린다.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온 말 '혹시 내 엄마세요?' 새가 짐짓 가만 있는다. '엄마라면 내 말 좀 들어보세요.' 호미를 쥐고 털버덕 주저앉아 줄줄 눈물처럼 터져나오던 말 '엄마 정말 그렇게 없어지실 줄 몰랐다고 내 집에 모시지 못한 것이 죽고 싶도록 후회된다고 그래도 엄마는 힘든 세상을 참 열심히 신나게 즐겁게 재미나게 사셨다고 나를 이렇게 낳아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고 엄마 아니면 어떻게 내가 이런 내가 되었겠느냐고 어디론가 가셨지만 이렇게 내 주위를 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