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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자-국적을 바꾸는 것-의 의미
    내 이야기 2021. 1. 15. 15:12

    딸 아이가 일학년 꼬맹이 였을 때다.

    새벽에 일찍 깨어나 왕왕 운다.

    달려가 토닥이니 꿈 속에서

    미닛맨 (Minutemen)인 아빠가 랍스터 백 (Lobster Back)이랑 싸우다가 총에 맞아 죽었단다.

    꿈이 아주 생생 했는지 통곡을 하며 운다.

    (미국 독립운동 당시 뉴잉글랜드에서는  붉은 코트를 입은 영국 군인들을 놀리는 말로 랍스터백 (Lobsterback)

    이라고 불렀다. (삶은 바닷가재의 빨간 껍질을 상기시키는 군복에)

     

    그리고 이에 식민 제국주의 영국에 저항해 싸운 민간인들로 조직, 훈련된  민병들을

    일분 내에 싸울 준비가 되게 용감하게 잘 싸우고 전투 의지가 투철하다는 뜻으로

    미닛맨 (minutemen)이라고 불렀다.)

     

    꿈이라고,

    아빠는 멀쩡하게 살아있다고

     

    등을 다둑이면서 나는 머리를 무엇에 세게 맞은 것 같이 정신이 버썩 들었다.

     

    이크,

    내 아이는 나와 다른 국가, 미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구나.

     

    사는 곳이 뉴잉글랜드의 매쌰추세츠 주,  독립전쟁의 첫 총성이 발발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으니

    저 학년의 아이들도 근처의 독립운동 전쟁 유적지로 야외학습도 가고 나도 샤프론 으로 따라 다니곤 했지만

    내 아이가 미국 국민으로 미국 역사를  받아들여 꿈 까지 꾸다니....

     

    일본 식민에 저항해 만세를 부르다 옥에 갇혀 죽었다는

    유관순 누나의  꿈이 아니네.

    꿈에서 아빠는 왜놈 군대에 저항해 싸우는 상해 임시정부의 독립군이 아니네.

     

    같은 민족'의 정의는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과거의 역사를 지니고 같은 생활정서를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이크,

    내 아이들은 나와 다른 민족이 되어 가고 있구나!

     

    내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미국을 열심히 익히고

    더 적극적으로 영어를 말하고

    미국에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며 살기로 작정했던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어언간에

    이젠 미국 시민으로 산다.

     

     

    *참고로 내가 시민권을 따는 시험에서 영어로 인터뷰를 할 때 

    미국 독립 운동은 어느 나라에 대항해 싸운 것인가' 라는 시험관의 첫 질문에

     

    대뜸, 이 때의 일이 생각나 웃으면서

    랍스터 백' 이라고 하니 

    더 묻지 않고 웃으며 악수를 청하며 합격이라고 했던 일^^*이 있다.

     

     

     

    이천이십일년 일월 십사일

    삼십년도 훌쩍 넘은 이야기를 문득 떠 올리다.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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