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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남는 엄마들내 이야기 2020. 8. 9. 15:48
아들네가 다니러 왔다
엄마, 아빠 안심 시키려고 코비드 테스트도 하고
세 식구가 강아지도 데리고
이틀 길
먼 길을 하루에 운전해서 왔었네.
* * *
집으로 되돌아 가는 아침
두 팔을 둥그렇게 위로 모으고
키쓰를 손바닥에 받아 불고 불어 보내며
차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 까지 배웅을 했다.
언제나 떠나고 나면 서운하지.
서성이는 발걸음이 하릴 없이
그 동안 아침 저녁 분주히 드나들며
음식거리를 마련했던 채소 밭을 향한다.
올 여름이 추워서
호박이랑 오이는 온실에서나 겨우 몇 개 열었다.
저런!
호박이 커다란 게 또 하나 자라있네.
오이도 큼직한게 몇 개 있고.
호박전이랑 오이 무침 해서 점심 먹고 갔더라면....
아이들 집에 돌아갈 길이 얼마나 먼데
엄마라는 사람이 지 생각만 하고 있네.
그 동안 익은 토마토를 몇 개 땄는데도
하나가 어느 새 발갛게 익어 있네.
미리 알았으면 따서 런치 박스 속에 넣어줄 걸.
세살 반 짜리 손녀가 드나들며 따던 체리 토마토는
미처 익은 게 없이 열심히도 따 먹었네.
고사리 손으로 야무지게 잘도 따던 걸.^^
한국 고추는 많이 달렸는데
먹을 기회가 없었네.
손녀가 어려 매운 걸 못 먹고
아들도 며느리 입에 맞추다보니
당연하게 식단이 좀 바뀌었다.
이제야 겨우 잎이 커지기 시작한 깻잎은
켜켜이 따서
피시 소스+끓인 물 + 마늘 다진 것+ 고추가루에 절임을 해서
딸, 사위 한테 가져다 줘야지.
'나 아이들에게 무엇이 될고 하니' 하면
'음식' 이라 풀어줄까
하하하
맛난 음식을 만들면서, 먹으면서
나를 떠 올릴까??
에고
꿈 깨세요.
별 부질없는 욕심을 다 부리고.
친정 어머니 시 어머니 두 분 돌아가시고 나니
이런저런 음식을 대할 때 마다
만들어 상에 올려 먹이시던
기억들이 난다.
음식으로 남는 엄마들.
이번에도
*큼직한 한국 호박 한 개를
숭덩숭덩 반달 조각들로 잘라
*새우젓 한 스푼
*참기름 한 스푼
*다진 마늘 한 스푼
*그리고 물 1/4 컵 넣고
솥에서 한소큼 자작하게 끓여 낸 호박새우젓 찌개를
아이들이 맛있게도 먹던 걸.
아빠네 엄마 (시어머니)' 가
여름날 손 쉽게 만들던 집안 메뉴 라고 소개했네.
절로 싹이 터 채소밭을 온통 덮고 있는 펌프킨
크게 자라서 익으면 손녀한테
화상통화로 보여줄 수 있겠다.
한참인 빨간 다알리아
아이들 하고 노느라
본둥 만둥 하는 사이
지들 끼리
빨갛게 피고 지고 하고 있었네.
canon in D (Pachebel's canon)-Cello & Piano
*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예정과 달리
하루 만에 돌아갔다는 메시지가 밤 늦게 왔네.
' We got home.
Thank you so much for the great vacation!
And the packed food-was delicious.'
며느리 메시지^^*
먼 찻길 무사히 돌아갔구나들.
이천이십년 팔월 팔일
아이들 제 집으로 돌아간 날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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