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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이웃인 앤드류엄마 김경란님의 최근 포스팅 '한국계 엄마 때문에 돌겠다는 벤'에 답글을 단 것을 아래에 옮겼다. 자식을 뭐로 만든다고, 어떻게 만들었다고 으시대는, 자식들을 뱃지처럼, 상장처럼 입에 가슴에 이마에 달고 다니는, 자식들의 생을 도맡아 빼앗아 운영하는 파렴치하..
미셸이 한달 간 한국 친정에 다녀왔다. 그 한달 동안 혼자 남은 그녀의 남편은 텅 빈 집이 왜 그리 더 커져 썰렁한 지 모르겠다며 서성거렸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거제도를 찾고 통영에도 가고 동백꽃 붉은 사진을 남편에게 보내왔다고. 열네살에 미국에 이민 온 남편은 동백꽃에 맺혀진 ..
교정 뒷산에 A관 앞 언덕에 무리로 핀 진달래 한 친구가 진달래를 마구 따 먹으며 신경질나게 답답하다고 했던 봄 날 분홍의 꽃무리 속에 섞여 앞은 안보이던 날 최루탄 연막 속에서 뭔가 좀 확실히 보이는 것 같던 건 무엇이었을까 모르는 교정을 무턱대고 찾아간 날 모르는 교정에 찾아..
비가 오고 넘치고 고이고 온통 물 속에서 헤맬 때 씨애틀로 나간다. 이곳 저곳 가다가 SAM(Seattle Art Museum)에도 갔다. 내 남편은 루브르 박물관을 한시간도 안 걸려 끝낸 사람이다. 다 화보에서 너무 많이 보아 온 것들이라고. 반복, 중복되는 것을 병적으로 못 참는 사람이다. 유럽에 가면 강..
어제 3월 25일 오후 네시 부터 씨애틀 야구팀 Mariners 경기장 Safeco Field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의 지지 모임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우선 참가자 등록을 하고 지갑과 열쇠 셀폰외에는 어떤 가방도 입장에 허용하지 않는다는 안내문도 읽었다. 네시 부터 문을 연 경기장에 도착..
오늘도 비 사막을 떠 올린다.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모래 밭 그러다가 오아시스 나무그늘 아래서 달디 단 샘물을 마시고.또 낙타를 탄다는. 이제껏 가 본 사막에는 낙타가 없었다.불 타는 태양 아래 불모지의 끝없는 황량한 들아리조나 캘리포니아 유타의 사막들에 가 본 경험이다. 오아시..
새벽마다 침실 벽난로 굴뚝 함석 뚜껑을 두들겨 잠을 깨우는 딱다구리가 아직도 짝을 못 찾은 건지 아님 다른 딱다구리들이 줄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두드리는 건지. 새총으로 녀석들을 쫓는 걸 실력상 포기한 남편이 셀폰으로 잡은 딱다구리 한마리. 모습을 보고나니 두들기는 소리가 덜..
순아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 닭이 울 때 마다 보고 싶었다. 순아, 이게 몇만 시간 만이냐 * * * 이 봄 빗 속에서 터지는 꽃들을 맞으며 문득 떠 오른 귀절. 서정주의 시 부활의 일부였네. 아 그렇게 한순간에 와르르 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