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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랑 사위랑 지난 연말 부터 일년 계획으로 해외에 가 있다. 가끔씩 자신들의 근황을 만화로 그려 인터넷 통신을 보내온다. 딸은 유치원 꼬마 때 부터 만화를 즐겨 그렸는데 한동안 시간이 없어 안 그리더니 해외로 나가서 드디어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주로 쿠킹을 맡아하는 사위가 ..
나탈리가 동네에서 작품전시회를 한다고 수줍게 알려왔다. 폐품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동호인 전시회로 일명 C.R.A.P. 이라고 하하하 웃는다. C:creative 창의적인 R:recycled 폐품활용의 A:art 아트 P:projects 프로젝트들 멋지지않아? 전시회 이름이! 그야말로 crap 일 수 있어. 그러면 crap ! 하..
아침에 쑤우가 전화했다. 혹시 나또 먹느냐고. 그럼. 히로가 캘리포니아에 주문한 나또가 도착했는데 조금 나눠주겠다고. 나또랑 그리고 빨강 양배추로 담근 독일 김치 사우어크랏트도 가져왔네. 세상 참 좁아졌다. 청국장 같은 나또는 이제 미국 내 Whole Foods 같은 그로서리에서도 판매하..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즐겨 듣는 유행가 중의 하나로 Don McLean의 빈센트 (Vincent)가 있다. 이십대 영어단어만 하나 둘 어쩌다 귀에 걸려 들어 올 때였다. 그 우수적인 기타 가락에 Don 특유의 음성이 맑은 별처럼 starry starry night 하고 흘러나오면 별 가득한 밤이 금새 눈 앞에 펼쳐지는 경험을 ..
모처럼 해가 눈부시다. 힘이 나고 날아갈 듯한 아침. 집안 청소도 하고 밀린 일도 하고 저녁은 이웃이랑 어울려 먹고 싶네. 간단하게 준비하겠다고 하니 흔쾌하게 오케이 한다. 초대에 쉽게 YES로 응해주는 것. 자신을 쉽사리 굽히고 눕혀 베푸는 쉽지 않은 마음이다. 나는 별로 그러지 못..
밤 새도록 한 들 건너 집 소가 울었다. 아침에 좀 그쳤는가 했더니 알라스카로 가는 안개 속 뱃고동 마냥 길게 크게 운다. 지난 봄에도 새로 난 송아지를 앗기고 난 어미소가 하나 그리도 몇날 몇밤을 울더니.... 소 우는 이웃에 물어보려다 그만 둔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 소울음에 잠을 ..
겨울 끝머리 들에 푸른 풀이 돋아나기 전에 굶주린 노루들이 잎이 단 나무들의 새로 움트는 싹들이랑 꽃봉우리들이 부풀어 오르는 가지들을 어김없이 싹뚝 싹뚝 잘라 먹는다. 진달래, 철쭉 꽃봉우리를 시작으로 해서 화단에 새로 나오는 꽃 싹들. 배, 사과, 자두등 잎이 단 과수들은 그렇..
마음이 흐려지니 아무것도 비쳐낼 수가 없다. 흐려지기만 더 할 뿐이다. 쉰다. 이천십육년 일월 이십삼일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