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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쑤우가 전화했다.
혹시 나또 먹느냐고.
그럼.
히로가 캘리포니아에 주문한 나또가 도착했는데
조금 나눠주겠다고.
나또랑 그리고 빨강 양배추로 담근 독일 김치 사우어크랏트도 가져왔네.
세상 참 좁아졌다.
청국장 같은 나또는 이제 미국 내 Whole Foods 같은
그로서리에서도 판매하고
아침에 밥이랑 비벼
시리얼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우리 김치에서 마늘, 파, 생강, 고추가루를 뺀 신김치 같은
독일 김치 사우어크럿트도
직접 만들어 먹는 미국사람들이 많다.
남편이 좋아하는 모나카도 두개
맛뵈기로 가져왔다.^^
어울리고 같이 나눠먹으면 식단부터 다양해진다.^^
* * *
봄이 완연하고 환절기라서인지
입맛이 돌지 않는다.
부드러운 땅을 부수고
밭을 갈아엎는데
씨 떨어져 일찍 싹 튼
유채, 민들레, 케일, 청갓, 무,....등
연한 잎들이 지천이네.
이른 봄에 돋는 것들엔
맛이 쓰거나 매운 것들이 많다.
조금만 따서 참기름, 식초, 매실청 넣고 살짝 무쳐봐야지.
매발톱 같이 매서운 바람이 부네.
눈도 시리고 맑은 콧물도 줄줄 흐른다.
바구니가 반 쯤 차는데
저 편에서 일하던 남편이 와서
에구 하며
눈물, 콧물 닦아준다.
가관이라며
웃는데 측은해하는 것이 보인다.
문득 마주한 얼굴에서 보이는
세월의 흐름
둘이서 얼마나 먹겠다고.
바람 부는데 그만 들어가라고.
둘이서 서로 등을 밀어
같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 * *
어릴 때
아버지는 명동에 있는 시공관(국립극장)에 조막만한 어린 딸들을 데리고 가시곤 했다.
임춘앵 국악단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창극에서
화장을 짙게한 낙랑공주가 칼로 자명고 북을 찢는 것도 보고
중국 무희 이수뿐이 손에 한없이 기인 한삼을 끼고
긴 강물처럼 풀었다가 하얀 원을 몇개씩 크게 만들며 춤추는 것도 보았다.
창을 잘하는 김소희 소리 연주회에도 갔었는데
허리가 끊어지게 간절하게 넘어가는 고음에서
아쟁 제일 굵은 줄 아래에서 나는 저음까지 자유자재로 노래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입으로 물레 돌리는 소리며 바람소리.새소리를 기가 막히게 내어
마냥 신기하던 일.
근래에 듣게된 한국의 명창 송소희
이젠 오래 잊혀진 명창 김소희를 기억하느라 같은 이름을 붙였을까?
내 귀엔
셀린 디언이나 아델 보다도 더 노래를 잘하는 송소희
그녀의 창법으로 부르는 가요들은 같은 노래라도
그 호소력이 절절하다.
조영남, 조수미로는 낼 수 없는 감흥을 자극한다.
송소희가 부르는 노래들이 깊이
가슴을 울리고 간장을 녹인다.
피리며 전통 악기의 장단과 가락들도
편하게 귀에 감겨 가슴을 울린다.
귀소본능인가?
이천십육년 삼월 3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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