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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뜨는 들농장주변이야기 2005. 8. 8. 22:54
들판엔 바람이 거세게 분다. 지난 겨울은 온통 바람에 시달려 너른 들에 아랫목이랑 아궁이터를 고른 걸 참 많이 후회했다. 밤이면 승냥이들이 어렵게 잡은 토끼로 주린 배를 채우느라 밤새 캥캥 울부짖으며 싸우고 들쥐 사냥하는 부엉이들의 쉬리릭하는 금속성 소리까지 곁들여 잠 못드는 밤이 많았다. 봄이되어 갖가지 철새들이 날아 와 집처마 밑에다 근처의 나무들에다 둥지를 틀고 알을 품더니 요즘엔 어린 날개의 쥬니어 새들이 새 날개로 서툰 비행을 익히느라 어미 애비들의 흥분된 응원 소리에 세발 자전거 타듯 뒤뚱뒤뚱 날개짓을 하느라 하늘이 온통 유치원 운동장이다. 흰머리 독수리들은 강아지만한 토끼를 채서 하늘 높이 올라가서는 툭 떨어뜨려 숨을 죽인 다음 쏜살같이 내려와 다시 들고 유유히 날아간다. 잎이 빽빽한 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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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술 만들기농장주변이야기 2005. 5. 16. 10:58
내가 사는 곳은 초원이다. 한 백 몇십년 전쯤 어느 젊은이 하나가 이 땅에 와서 원시림을 베고 자신의 일생을 이 들에 갈아 넣으며 알파파 농사를 짓던 땅으로 그가 떠난 후에는 몇십년간 소와 양들을 방목하던 들이다. 봄이 되니 집 근처 지천에 돋아나느니 민들레다. 모래와 진흙이 적당히 섞여 (sandy loam) 쵸콜렡 색에 배수가 잘되는 땅이 아주 기름져서 민들레도 큰 것은 속 배기기 전의 풋배추 크기만 한것도 있다. 뱃길 하나 건너 편에 사는 린다가 놀러와서는 민들레가 아주 살지다고 잎은 올리브 기름에 마늘과 함께 볶아 먹고 꽃은 민들레 와인을 만들면 좋겠다고 입맛을 다신다. 린다는 자연에서 채취하는 식품과 약초, 그리고 슬로우 푸드인 발효식품들에 아는게 많고 즐겨 만들어 먹는다. 참, 자연에 접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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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비의 반란내 이야기 2005. 5. 10. 16:15
어느 노비의 반란 2002/05/10 00:00 교포아줌마 조회 6682 추천 70 어머님 전상서 어머니 날입니다. 올해도 어머님께 선물을 드렸습니다. 예년과 다른 것은 처음으로 마음없이 드린 것입니다. 월부금 갚듯이요. 제가 요즘 제 삶에 찾아온 계절 변화로 바람이 많이 입니다. 저 같은 여자들을 위해 어떤 여의사가 쓴 책을 읽었습니다. 신체 변화와 함께 각질화되어 가는 마음에 물기를 유지하기 위한 책입니다. 제가 그 책에서 건진 것은 하나입니다. 제 나이 쯤에서 자신을 다시 발견하라고 합니다. 주위와의 관계에서 새로 조명해 본 자신 말입니다. 그리고 그 관계들을 엉킨 실 풀듯 다 풀라고요. 그래서 관계들로 부터 자유로와져야 건강하고 편안하게 늙을 수 있다구요. 남에게 군림하지도, 예속되지도 말고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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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연인내 이야기 2004. 8. 7. 06:30
한 달 전쯤 타임스 스퀘어에서 올가을 부터 뉴욕에서 공부하는 아들과 '마마 미아(Mamma Mia)'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중에 아들이 브로오드웨이 쇼우 대신에 자신의 걸프랜드를 만나보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우리 부부 이게 웬 떡이냐 화들짝 놀라 물론이지, 마마미아는 다른 도시에 가서 봐도 된다고 얼른 열에서 빠져나와서 제가 한다는 말. 'Is she a girl?' 'Mom!!! What are you talking about?' 셋이서 싱겁게 웃었습니다. 여자 친구라는 말에 너무 반가와서 어떤 아가씨일까 하는 온갖 의문이 한마디에 뭉뚱그려져 그렇게 바보같은 질문이 나온걸 아들도 금방 이해한것 같습니다.. 드디어 약속 장소로 나타난 아들의 여자친구! * * * 너 어디서 온 귀한 영혼인가? 지구상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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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는 삶의 스타일-삶은 소일이다내 이야기 2004. 2. 24. 15:24
선택하는 삶의 스타일-삶은 소일이다 댓글 7 내 이야기 2004. 2. 24. 좋아요9 공유하기 통계 글 요소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이 와서 잠자는 새벽에 (4)너른 강-십년 친구 개를 보내고 (0)재미보기-취미 (2)바닷물국 (2)나의 보석 이야기 (2)시간 여행 (2)어느 노비의 반란 (0)아들의 연인 (3) 2011.12.27 2011.01.26 2009.11.15 2009.11.09 2009.03.26 2009.02.19 2006.05.10 2004.08.06 다락에 넣어 둔 오래 된 트렁크 뒤지듯 교포아줌마로 인터넽에 올렸던 글들을 찾아보니 오래 된 글들에서 안락, 편리한 교외의 삶을 떠나 빈 들에서 농사를 짓게 된 우리 부부의 오늘의 전조들을 발견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