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땅 캐롤라이나를 떠나 올 때 다시 못 만날지도 모른다는 급박한 심정으로 니올라를 찾아 갔었다.
그동안 두번이나 크게 매스컴을 타서 이젠 민속 예술가로 이름이 제법 굳혀진 니올라지만 진흙이 묻은 손 구부정한 허리 쉬는 시간의 담배연기 그 모습 그대로여서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독립 기념일에 주지사 공관에 갔었어. 유명한 사람들이 모였다는데 다 그게 그 사람으로 보이고 나는 전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만 있던걸. 그 중에 주지사도 어디엔가 있었겠지? 점심으로 샌드위치가 나왔는데 정말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야. ’
그녀의 남부 사투리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어버어너어얼(governor) 하는 발음이 내겐 무척 정겹다.
그간 많이 쇠잔해 보이기에 내가 누군지 기억하느냐니까
‘조오기 선반에 있는 녹색 도자기를 선물했었지? 그리구 언젠가는 좋은 녹차를 가져다주고. 그만 이름이 생각 안 나서 미안해. 하지만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해?. 언젠가 부터 사람을 그 생김새와 함께 지낸 일들과 느낌으로 기억하지. 너를 만나니 우리 둘이 같이 보낸 좋은 시간이 기쁨으로 되살아 나. 그게 더 진짜로 안다는 게 아닐까?’
니올라와 나는 오래동안 따뜻하게 포옹하고 뺨에 키스하고 헤어졌다.
‘그릇 하나라도 아름답게 보고 즐기며 쓰는 마음이 거 뭐 예술이라는 거 아니겠냐’
오늘은 서북부 해안에서 머얼리 동남부에 두고 온 그녀를 생각한다.
2005년 6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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