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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밝은 여름날 우리 딸이 집 뒤뜰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식장으로 같이 걸어들어온 아빠 손을 놓고 혼자 걸어가서 자신이 삶의 파트너로 선택한 짝에게로 가 둘이 손을 잡았어요. 딸과 사위가 해변에서 주워온 소금과 해에 절은 기둥 둘을 세운 것에 신부의 아버지가 이리저리 덧대..
어제 화창한 토요일 딸이랑 사윗감이랑 왔어요. 자신들이 식을 올릴 마당을 돌아보고 어떻게 어디서 결혼을 선포할까 둘이서 손잡고 다니며 궁리하는 모습이 이쁩니다. 마당엔 어느새 장다리 유채가 사라지고 여름꽃들이 등장하네요. 접시꽃은 몇년동안 노력하다 드디어 하나가 남아 발..
엄마, 아빠 나 반지 받았어요! 그렇게 딸은 신나는 목소리로 전화를 통해 간단히 자신들의 약혼을 한마디로 통보했다. 그럴줄은 알았지만 막상 듣고보니 좀 어안이 벙벙해서 '그래 그랬구나.' 로 운을 겨우 떼고는 '잘 되었네. 축하한다.' '땡큐 맘. 반지가 아주 예뻐.' 반지는 웬??? 반지를 ..
이.렇.게. 내리는 비 깨어나라 일어나라고 두드리는 소리 녹이며 풀며 적시며 봄이 내린다. 하루종일 촉촉하게 봄비 오는 날 딸의 목소리엔 생기가 발랄하다. 그 가 마음에 든다고.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좋은 감정이 들더냐고 물었더니 둘이 다 똑같이 그렇게 느꼈었단다. 맞아, 그렇게 모..
새벽에 나갔다가 풀섶에 떨어진 라벤다 한묶음을 만났다.어제 모처럼 마른 날이라tea 용으로 딱 맞춤 핀 folgate (폴게이트)를 잘라서 커다란 두바구니 철철 담아뒤뚱거리며 매달아 말릴 헛간으로 가는 길에 하나 떨군 것 맞다. 다들 어둡게 빛을 막은 헛간 천정에 거꾸로 매달려 마르는 자..
크리스마스에아들이 와서 같은 지붕 아래서 잔다얼마만인가 발뒤굼치 들고 살살 걷는다.일찍 일어나 국 끓이는 솥두껑도 살푼살푼 다룬다좀 더 자라고 품을 떠난 아이는 밖에 나간 것 처럼 내 집에 오면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데 어른이 된 아이는 집이 다른 곳에 있어며칠 지나면 돌..
십년 동안 그림자 같이 동무하던 개를 떠나보냈다. 좀 지난 다음에라야 이 녀석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터엉 빈 들... 이천 십일년 이월 교포아줌마 < > 아이리쉬 민요라고도 하고, 스코트란드 노래라고도 하고, 잉글리시 토박이 노래라고도 알려진 water is wide (너른 ..
농한기꽃이 지고 손이 쉬니 손끝에서 꽃이 만들어집니다.딸 많은 집 딸이라 어린 남동생을 보며 아버진 위로 난 딸들 중나 하나쯤은 아들이었슴했던 걸 압니다.아주 여자중에도 여자 같이 생긴 내가 톰보이로 딱지먹기 자치기 구슬치기에 열을 올리고중 고딩 시절 수예 선생님한테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