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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나무숲 옆에 멈추어 서서 이 숲의 주인이 누군지 나는 알 것 같다. 그의 집이 마을에 있긴하지만; 눈에 잠기는 그의 숲을 보려고 여기 멈추고 선 나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일년 중 가장 어두운 이 저녁에 나무숲과 언 호수 사이 근처에 인가라곤 없는 이곳에 멈춰 선 것이 ..
춥고 허전한 겨울에 명절이 있는 건 참 다행입니다. 크리스마스에 흩어져 사는 살붙이들이 모이니요. 빵 굽는 냄새로 아침이 흥청이고요. 밤이 깊도록 이야기 나누며 놀 수 있는 거리로 크리스마스 쿠키 만들기를 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땐 동네 가까운 학부형들끼리 모여서 쿠키 스와핑 ..
크리스가 불교신자가 되는데는 넘어가야 할 장애가 많은 것 같다. 우리 동네에 있는 절에 로스앤젤리스에서 온 흑인여자중(크리스 말로는 the black female monk from L.A.)이 떠나고 새로 티베트에서 아주 중요한 라마가 상주하기로 했다고 한다. 절에서 주는 모찌와 녹차를 즐기며 불교에 입문..
바보같은 짓을 많이 하지만상 바보짓을 하는 때가 더러 있다.남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그런 때 하는 실수다.Linden Blue로 우리나라 포도랑 제일 맛이 가깝다. 살고 있는 인구 사만 조금 넘는, 그나마도 주립대학의 학생들이인구의 대부분인 중소도시에 씨니어 센타는 여러개 있었다.제일 큰..
농한기꽃이 지고 손이 쉬니 손끝에서 꽃이 만들어집니다.딸 많은 집 딸이라 어린 남동생을 보며 아버진 위로 난 딸들 중나 하나쯤은 아들이었슴했던 걸 압니다.아주 여자중에도 여자 같이 생긴 내가 톰보이로 딱지먹기 자치기 구슬치기에 열을 올리고중 고딩 시절 수예 선생님한테 유명..
오랜 만에 집에 온 딸하고 미역국을 놓고 마주 앉았습니다. 멸치 다시에 홍합, 모시 조개 몇개, 미디엄 사이즈 깐 새우 몇마리, 마늘 탕진 것 듬뿍 넣고 참기를 한방울 떨구고. 맘(Mom), 난 어릴 때 부터 먹구 자라서 잘 몰랐는데 미역국 처럼 독특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처음에 좋아하기 ..
서울에서 들은 구수한 조크들 중에 유독 맘에 남아 간간히 웃음짓게 하는 게 있다. 경상도 사나이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니~ 내 아이 나아도! 한다는데 단도직입적이고 번식의 정점에 서 있는 남녀관계의 핵심을 찌르는 프로포즈가 확 맘에 든다. 어느 인류학 강의실에서 주어들은 얘기로 ..
Boo!* * *시월 마지막 날 할로윈 데이에 딸이 보낸 사진입니다.Boo!(와앙! 어흥! 무섭지? 깜딱 놀랐지?!)하는 단어 하나만 붙여서요.잠자고 밥먹는 일을 규칙적으로 못하는 일과 중에재미 좀 보려고이 장난꾸러기 울 딸꿩 없으면 닭이라고아침에 먹으려던 캔탈롭을 펌프킨 대신 깎아서Jack-0-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