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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장이 니올라 후기2다문화사회 2006. 8. 9. 00:57
진흙 땅 캐롤라이나를 떠나 올 때 다시 못 만날지도 모른다는 급박한 심정으로 니올라를 찾아 갔었다. 그동안 두번이나 크게 매스컴을 타서 이젠 민속 예술가로 이름이 제법 굳혀진 니올라지만 진흙이 묻은 손 구부정한 허리 쉬는 시간의 담배연기 그 모습 그대로여서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독립 기념일에 주지사 공관에 갔었어. 유명한 사람들이 모였다는데 다 그게 그 사람으로 보이고 나는 전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만 있던걸. 그 중에 주지사도 어디엔가 있었겠지? 점심으로 샌드위치가 나왔는데 정말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야. ’ 그녀의 남부 사투리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어버어너어얼(governor) 하는 발음이 내겐 무척 정겹다. 그간 많이 쇠잔해 보이기에 내가 누군지 기억하느냐니까 ‘조오기 선반에 있는 녹색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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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울음-생의 축가다문화사회 2006. 8. 8. 23:08
죤 제프리 블랙 페더는 아메리칸 인디언입니다. 이 북아메리카에 살던 500국가 중 하나인 오카니치 국(부족)의 후예입니다. 그는 넓은 얼굴에 광대뼈가 나오고곱슬이지만 검은 머리에 검은눈을 갖고 있어요. 네이티브 아메리칸(미국에서 인디언들을 부르는 명칭) 의 바탕에 백인, 흑인의 피가 배어든 흔적이 그대로 그의 모습에 나타납니다. 내가 사는 작은 중소도시의 옆에 있는, 영화의 세팅장으로 쓸 만큼 전형적인 미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그는 십몇년 째 그 동네를 근거로 오카니치 국가(부족)의 후예임을 법으로 인정받는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 지역 대학들의 학자들이 그의 뒤에 진을 치고 응원을 하고 있어서 이 법정투쟁의 결과가 꼭 나쁘지만도 않으리란 막연한 낙관도 가지고 있었지요. 그의 부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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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과의 만남농장주변이야기 2006. 8. 8. 23:00
좋은 와인과의 만남 2008/05/29 00:19 추천 2 1 http://blog.chosun.com/gyoa/3039224 피뇨 노아(Pinot Noir)의 산지 오레곤 맥민빌 옆의 던디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지미와 마주 앉았다. 첫 눈에 그는 마음 좋은 씨름꾼 같아 보였다. 육척 거구에 스틸 토 작업구두를 신고 흙냄새를 물씬 풍기는 모습이었다. 아틀란틱 먼슬리 매거진에 이 고장의 맛좋은 피뇨 노아 포도주와 함께 떠오르는 젊은 와인 메이커로 소개된 그에 대한 기사를 읽고 연락을 하니 그는 쾌히 우릴 만나주었다. 지미 브뤀스 (Jimi Brooks ) 피뇨 노아의 명인이고 천연농(biodynamic farming)의 신봉자라고 거창하게 소개되었지만 그는 한마디로 소박하게 영세농을 믿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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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횡수설설 2006. 8. 8. 22:51
동네에 중고품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익금은 몽땅 동네의 씨니어 센터(노인 회관)로 갑니다. 오늘 오후 크리스마스 추리 장식하는데 필요한 전기 코오드를 사러 철물점에 가기 전에 그곳에 먼저 들렀습니다. 요즘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먼저 Thrift store에 가서 찾아보고 없으면 그 다음에 새것을 파는 곳에 가서 물건을 사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합니다. * * *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일 물건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도네이션된 물건들 중에서 크리스마스에 속하는 것들을 일년내내 모아두었다 적시에 맞추어 파는 것입니다. 싼타클로스, 눈사람, 징글벨, 연말 연시 카아드, 형형색색의 초들, 촛대들.... 중고품 가게라도 제법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 흥청이는 요즘입니다. * * * '어디 멋진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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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하우스 스테이트 디너 와인-브룩스 와인( Brooks Wine) 이야기농장주변이야기 2006. 7. 23. 12:26
아침에 이메일을 체크하던 남편이 와 브뤀스 와인이 떴네 한다.지미의 누이 제니(Janie)의 이메일을 읽으면서 하는 말이다.오년 전 지미가 돌연히 세상을 뜬 후 그의 어린 십대의 아들 파스칼을 내세우고 누이인 제니가 운영을 맡고그와 와인 메이킹 파트너였던 크리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오레곤주의 Amity의 작은 와이너리의 와인이 화이트하우스 스테이트 디너에 서어빙되어일약 유명해지고 CNN을 비롯한 미디어에서 보도 소개하는 통에모든 와인이 동이 나고 있다는 흥분된 내용이었다.이번에 인도 수상 Singh 내외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스테이트 디너에 소개된2006 리즐링(미국내 가격 한병 당$26)은 물론 다 팔렸고 저장된 다른 와인들의 주문이 쇄도한다는즐거운 비명을 알려온 이메일이다.CNN을 위시한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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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올리언즈와 마디그라 축제횡수설설 2006. 2. 28. 06:14
오늘은 Mardi Gras 영어로 Fat Tuesday라고도 부르는데마음껏 먹는 화요일이란 말입니다.예수 십자가 고난을 기억하고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을 깨우치느라재를 찍어 이마에 바르는내일 Ash Wednesday를 시작으로해서사월의 세째 일요일인 부활절(Easter Sunday) 전날까지 46일 동안 모든 욕심을 억제하는 긴 근신 기간에 들어가기 바로 전날 화요일배부르게 먹고 마시며인간의 욕망을 한껏 채우는,캐톨릭에서 유례한 카니발이라고 합니다.미국에서 마디 그라 축제하면 누구나 작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뉴우올리안스를 떠올립니다.뉴올리안스의 마디 그라 축제 행열은술집들과 홍등가로 붐비는 Bourbon 스트리트등에서 남자들이 색색의 구슬 목걸이들을 던져주면 웃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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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뜨는 들농장주변이야기 2005. 8. 8. 22:54
들판엔 바람이 거세게 분다. 지난 겨울은 온통 바람에 시달려 너른 들에 아랫목이랑 아궁이터를 고른 걸 참 많이 후회했다. 밤이면 승냥이들이 어렵게 잡은 토끼로 주린 배를 채우느라 밤새 캥캥 울부짖으며 싸우고 들쥐 사냥하는 부엉이들의 쉬리릭하는 금속성 소리까지 곁들여 잠 못드는 밤이 많았다. 봄이되어 갖가지 철새들이 날아 와 집처마 밑에다 근처의 나무들에다 둥지를 틀고 알을 품더니 요즘엔 어린 날개의 쥬니어 새들이 새 날개로 서툰 비행을 익히느라 어미 애비들의 흥분된 응원 소리에 세발 자전거 타듯 뒤뚱뒤뚱 날개짓을 하느라 하늘이 온통 유치원 운동장이다. 흰머리 독수리들은 강아지만한 토끼를 채서 하늘 높이 올라가서는 툭 떨어뜨려 숨을 죽인 다음 쏜살같이 내려와 다시 들고 유유히 날아간다. 잎이 빽빽한 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