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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맹이 싸 매기 놀이
    농장주변이야기 2024. 11. 20. 07:32

    린 이 자신 의  집 거실 에서  매 달  한 번 씩 모이는

    Rock Wrapping 을 취소 한다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벌써 석 달 째 연달아 취소 다.

    남편 건강 에 이상 이 생기고 나서 

    병원 다니기 에 바쁘다고.

     

    동네 에서 십 여년 이상 계속 되어 온

    이 놀이 마당 이 아마도  끝 이 날 수 도 있겠다.

     회원 중 누구 하나 

    커다란 상 을 두 개 놓을 수 있는 공간 을 제공하면 또 계속 되겠지.

     

     

     

    섬 에 많은  해변 가 에 쓸려 온 크고 작은 예쁜 돌맹이 들.

    바구니 짜는 잰 이

    돌맹이 에 실, 마른 풀, 나무 껍질 등을 엮어 

    한 두 이웃 들 한테 보여주며 시작한 것 이 

    점점  늘어나 매 달  열 두어 명 씩 모인다.

    나 도 틈 나면

    돌 몇 개, 얽을 실, 물 그릇, 작은 가위, 실마리 잡아 빼는 작은 갈쿠리 달린 꼬챙이

    그리고 앉을 의자 하나 

    나눠 먹고 싶은 쿠키, 케잌  만들어 갖고 참가 한다.

     

     

    관심 있는 누구 라도 다 환영하는데

    이십 대 부터 팔십 대  여성 들 이다.

    딱 한 번 육십대 의 남성 이 수줍게 참가한 적 이 있다.

     

    남 들 이 하는 걸 보고 노칠 세라 열심히 배워 갔으니

    혼자서 바닷가 를 거닐며 마땅한 돌 을 줍고

    지금 쯤 누구 보다도 더 돌맹이 싸 매기 에 매진,

    더 멋진 작품 을 만들고 있을 지도.

     

     

    바구니 를 엮어 본 사람 이라면 

    아하!! 하고

    금새 터득한다고.

     

     

    나 같이 처음 배울 때 는 

    물 에 담그면 부드러워지고 늘어나고 잘 구부러지는 

    열대 지방 에서 나는 덩굴 식물 속 껍질 에서 얻는 바구니 짜는

    라탄 (rattan cane ) 섬유 를 쓴다.

     

    어느 정도 눈 썰미가 생기면

    가죽, 털 실, 아크릴 색 실, 색 전기 줄, 구리 줄...

    다시마 줄기 도 말려 쓰고 나무 속 껍질 도 깎아 스스로 섬유를 만들기도 한다.

     

    1 야드 쯤 되는  섬유 를 물 에 불려 

    돌맹이 에 돌려가며 무늬 를 넣어 짜는 작업 이다.

     

    은퇴 한 전직 비행기 승무원 멜 이 나 랑 같은 날 처음 배웠는데

    돌맹이 에 실 이 안 붙고 계속 빠져나간다 며

    자꾸 불러대는 귀챦은 승객 같다고 하하 웃으며 자꾸 돌맹이 를 바꿨다.

    대체로 납작하고 좀 길쭉한 돌 들 이 엮기 쉽다.

    돌 을 고르는 것 이 첫 단계 인데

    회원 들 간 에 웬만 하면 친절하려고 잘 안 가르쳐준다.^^

    다 그 과정을 거쳐 봐서 아는 거다.

    실수 하면서 자기 손 에 들어 오는 돌 을 찾도록.

    사람 마다 손 크기도 다르고 손가락 힘도 다르다.

    조용히 어깨 너머로 남 이 하는 걸 보며 터득 하기도 하고.

    가끔 은 숙달 된 회원 옆 에 앉아서 시작 하는 기본 을 배우기도 하고.

     

    -첫 날 내 작품, 열심히 하고 나니 어깨 가 며칠 뿌근 하던, 실 이 가지런하지 못 하다 -

     

    처음 나왔다고 여겨지는 디자인 들 은 

     다른 사람 들 에게 보인다.

    나무 가지, 구멍 난 조개 껍질 들 을 엮어 

    곤충 , 동물 등 을 돌에 얽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동네 에서만 이런 놀이를 하는 건 아니더라.

    지난 번 알라스카 여행 때 들렀던

    호오머 (Homer) 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 

    공예품 가게 에서도 동네 아티스트 들이 만들어 파는 걸 보았네.

     

    - 알라스카 해변가 작은 마을 호오머 (Homer) 공예품 가게 에서 만난 소품 들.-

     

     

    돌아보면

    이 얼기설기 엮는 일 은 우리 인류 의 삶 을 꾸준히 이어 오게 한 

    유연하고 질긴,

    아직 도 그 변화 와 쓰임 이 무궁무진한

    인간 들 만 이 지닌  특별한 생활 기술 이다.

    걸치는 옷, 신발, 바구니, 로 시작해서 작은 도구 , 그리고 배, 집 짓기 까지.

     

    '어떻게 달걀 다섯 개 를 쌀 수 있는가 (How to wrap five eggs)'

    라는 일본 에서 발간 된 책 을 뒤적이다가.

     

    우리 어릴 적 주위 에서 흔 하게 보아왔던 엮어 만는 것 들...

    달걀 짚 꾸러미, 짚신, 여치 초롱, 쌀 조리개, 해 가리는 발, 방석, 머리 에 이는 또아리, 멍석, 가마니 등 에 이르기 까지

    꿰고, 모으고, 담고, 걸고, 돋우고, 받치고, 덫 놓고, , 그늘  만들고, 깔고, 덮고, 두르고....

    살아가는  주변 에 놓인 것 들 이  온통 짜고 엮은 것 들 이었네.

     

     

    합성 펄프 달걀 꾸러미 가 대량 기계 생산 되는 시대 에

    달걀 대신 돌맹이 에 옷 입혀 보는 놀이.

     그 무늬 를 이리저리 마음 대로 바꿔 엮다 보면

    잡 생각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푹 빠지게 된다.

     

     

     

    -오래 동안 rock wrapping 을 해 온 회원 의 작품 하나 -

     

    여러 개  만들다 보면

    돌을 반듯하게 다듬기도 하고  마른 풀 도 알록달고 물 들이고

    나뭇 가지 등도  함께 아깃자깃 엮고.

    만나는 돌맹이 들 을 유심히 보게 되고

     엮을 자료 를 보는 눈 이 생긴다.

     

    나도 이젠 기본 은 익혀서

    심심할 때 슬슬 하나 씩 만든다.

    더러 이웃 에게 선물 하기도 하고

    관심 있는 사람 에겐 기본 을 보여 줄 수 도 있게 되었다.

     

     

    이천 이십사년 십일월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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