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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 주간에 떠 올리는 사람들
    횡수설설 2009. 4. 4. 14:06

    흑인 노인들을 위한 노인정은 언제나 묵묵했다. 

     

    손이 갈쿠리 된 노인들이 

    껌뻑거리는 tv 앞에서 촛점을 잃고 멍하니 앉아있거나 자고 있고 

     

    할머니들은 

    마디 마디 옹이 박힌 굼뜬 손으로 

    자신들의 모습처럼 닳아 뭉퉁한 인형들을 만들곤 했다. 

     

    점심먹는 시간이 제일 활기를 띄고 벅적거리는데 

    밥을 푸는 손길이나 담아가는 손길들이 항상 진지했다. 

     

    늘 

    미스터 하아그레이브씨의 선창으로 

    식사감사노래(Grace)로 기도를 대신했다. 

     

    God is so great and God is good 

    Thanks for giving us daily bread 

     

    깊이를 알 수 없는 낮은 베이스 음을 내는 

    그의 목소리 

     

    웅웅 바람소리를 내며 따라 부르는 노인들의 자유로운 멜로디의 

    감사의 노래에 

    나는 온몸으로 전률을 느끼곤 했다. 

     

    일생의 땀과 눈물이

    감사로 모아지는 순간

     

    고난의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이 

    밥 한그릇에 감사하는 순간에 감싸이는 건 더욱 진한 기쁨이리라. 

     

    '내 남편이라우' 

     

    눈이 심한 사시이던 

    캐롤라이나 해변의 출렁이는 파도같은 넓은 가슴에 날 자주 안아주던 

    미쎄스 하아그레이브 

     

    식사기도노래가 끝나고 

    그들의 기쁨에 전염되어 

    내가 눈물을 줄줄 흘릴때면 

    언제나 자랑스레 하는 말이었다. 

     

    농부들에겐 

     

    노년이 

     

    일생의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 난 안식이 

     

    그렇게도 단순히

     

    편하고 

     

    감사할 일이었다.

     

     

     

     

    이천구년 사월

    고난 주간 수요일

     

    교포아줌마

     

     

                          너 거기 있었나? 그들이 주를 십자가에 못박을 때

                          오  어떤 땐 온 몸이 떨리고 저려와 

                          너 거기 있었나? 

     

                         Were You There?    Marion Williams     아프리칸 어메리칸 쏘울 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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