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에는 씨애틀 씸포니 오케스트라의 실내악 여름 시리즈 중 한 프로그램이 씨애틀 근교의 빌 게이츠가 졸업한 사립 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렸었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인 리차드 용재 오닐도 한 프로그램 참가한 사오백명 남짓한 청중의 음악회에서 새삼 느낀 것은 청중이 거의 대부분이 육십은 넘어보이는 나이든 층이라는 사실이었다. 연주자와 관객, 청중의 살아움직이는 교감이 중요시 되는 현재의 기류에서 청중은 숨을 죽여야하는 클래식은 점점 젊은층들로 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무대와 청중들의 간격을 좁히고 허물고 관람객,청중들이 연주자와 서로 호흡을 같이 하며 자유롭게 즐기는 대중을 향한 콘서트들에 젊은층들이 많이 몰린다. 보석을 달고 밍크를 걸치고 넥타이로 목을 조이고 하이힐을 신고가는 음악회들은 점점 도태되어 간다. 전통적인 정통의 유럽 오페라들은 그런 면에서 더욱 흥행의 마당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더 그렇다. 1994년 로스앤젤리스의 Dodgers Stadium 에서 우리 귀에 너무도 익숙한 세계적인 테너의 세 거성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 세 테너의 클라식 성악법을 못 벗어나는 경직된 판에 박힌 연주를 듣고 그자신이 무용가, 가수, 브로드웨이 쇼우의 작가, 연출가, 안무가이기도 한 Marion J. Caffey는 좀더 대중적이고 생동감있는 콘서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한편 클라식 성악 훈련을 받고도 백인 남성 전유물인 폐쇄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전혀 또는 거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흑인 성악가수들의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내는 기량을 활용해서 음악의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다양하고 폭넓은 쇼우를 기획한 것의 시작이 지금 유명해진 'Three mo tenors'의 발단이었다. 원래 교분이 있던 Thomas Young과 젊은 Victor Trent Cook, Rodrick Dixon 세 흑인 테너로 팀을 구성하여 기존의 오페라 무대에 록, 재즈, 블루스등의 나이트 클럽 분위기의 음악들과 복음성가, 흑인영가 그리고 브로오드웨이 뮤직까지 골고루 섞은 그야말로 미국 사백년 음악을 총망라하는 음악들을 이 세사람의 흑인 가수들은 척척 소화해서 잘도 흥을 돋구고 눈물과 웃음을 빼고 감동을 자아낸다. Three mo Tenors의 상승하는 인기도를 보면서 세상의 변하는 기류를 몸으로 느낀다. 인간의 공통현상인 음악에 장르에 따른 우열과 편견이 없어지고 내가 좋아서,통해서, 즐기면 되는 풍조가 되어간다.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향수를 나란히 서서 부르고 플라시도 도밍고와 죤 덴버가 'Perhaps Love'를 위해 목소리를 같이 모으고 첼리스트 요요 마랑 Don't worry Be Happy'의 가수 Bobby McFerrin이 첼로 연주와 보칼로 하아머니를 이루며 연주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종, 교육, 빈부를 뛰어넘어 음악이라는 공통의 매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열린 마당에서 서로의 독특한 몸짓과 발성 선률에 도취하고 갈채하고 어울리는 가운데 저절로 깨닫게 되는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같다는 생각. 겉껍질과 편견을 없앨수록 자유로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의 폭이 더 넓어지는 아 세상은 어쩔 수 없는 힘에 밀려 점점 좋아지고 있다. ^~^ ;; 이천팔년 구월 일일 교포아줌마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