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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날 2014
    농장주변이야기 2014. 8. 5. 12:06





    여름이 한창이다.


    올해 여름은 더운 날이 무척 많아서 꽃이 한 이주일 쯤 이르다.


    햇볕을 마음껏 받아서인지 꽃색갈들도 아주 선명하고 강렬하다.


    라벤다도 예외가 아니어서 종류마다 본연의 색을 한껏 드러낸다.



    부어지는 햇볕은 해마다 다르고

    품는 물기도 어느 해는  가물어 마르기도 어떤 해엔 너무 젖기도 한다.


    해마다 그렇게 같아보이지만  

    날씨에 따라 같은 포기가  다른 꽃들을 피워내는 걸

    여러해 지켜보면서 알았다.


    이렇게 저렇게 주어지는  날씨 속에서

    꾸준히 씨맺기 위한 꽃피우기에 열중한다.








                    


    올해도 꽃들로 많이 즐거웠다.

    향기로

    색으로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이런저런 모습들에


    그리고 꽃을 만지며 잔잔하게  술술 풀어놓은 이야기들에....


    자신들을 풀어 나눠 준 사람들에.....




        



         나이탓일까


    아님 라벤다밭이어서일까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귀에 순하고 편하다.


    어떤 삶이건 다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지는 건

    나이 든 후의 두둑하고 흐뭇한 보너스다.







    손끝에서 엮어지는 모습들이 가지각색인 것 처럼
    그렇게 제 모습으로 살아온 길들을

    라벤다 엮듯   펼쳐보인 시간들.

    각자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온 모습들이기에 어떤 판단도 허용되지 않는다.
    젊은날의 우월감이나 열등감은 아예 곰삭아 흔적도 없는....

    참  편한 시간.




    *   *   *

    한 이십년 격조했던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언제나 내편이었던 엄마가 돌아가셨지 뭐니.'

    엄마를 잃는 건 고향을 영영 잃는 거 같을 거야.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전화로라도 위로가 되는 어려운 시간.
    친구는 이젠 편들어주는 사람없이 혼자서기를 비로소 시작할까.


    얼마전 어느 친구는 

    '일생 고생만하신 엄마가 돌아가셨어.'

    그랬었다.


    우리 모두는 다 나름대로 어머니에 대해 정의한다.
    아마도 다른 관계들에서 오는 것이리라.


    그러고 보니 
    우리들 세대가 부모님들을 여의는 때네.


    라벤다 마르면 털어서 베갯속 해서
    친구한테 라벤다 베개 하나 만들어 보내야지.

    한동안 많이 안타깝고 허전하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 날텐데....


    우리 엄마 전화통에 한동안 불티나게 생겼다.







                                                                                                           



                                                                                                        이천십사년 팔월 초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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