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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에는 더 잘 될거야
    농장주변이야기 2012. 11. 19. 22:32






    한 달 비운 집에 돌아왔다.

    빗소리가 지붕을 두들기고 

    바람은 어디 다녀왔냐고 집을 휘감는다.


    나도야, 반갑다.








    십일월

    우리 동네에서 일년 중 비가 제일 많은 달

    올 비니 와야지 제 철이지.



    집 떠났던 털털이 마음이 비에 다독여져 차분해진다.


    집이네.







    올 여름엔  더운 날들이 오래 계속되어서 그나마 포도가 괜챦게 나왔다.

    포도주 만드는 캐런네가 말끔히 따갔다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서 단꿀이 흐르는 포도가 엄청나오지만

    우리 동네 포도로 좋은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 캐런네 일이다.




    글로벌 워밍이 무슨 말인지 우리 동네는 글로벌 쿨링현상으로 

    재작년, 작년에는 포도 한송이도 못 익힌채 곰팡이가 슬어버렸었지....




    토마토랑 오이는 밭에서 익혀먹기가 어려운 기후변화에

    작은 온실을 짓고 기뻤다.



    오이, 고추, 토마토를 길렀는데

    작은 분에 심은 것이 경험부족에서다.


    내년엔 좀 커다란 분들에 심어서 뿌리들이 맘껏 자라게 해야겠다.



    농사짓는 마음은 


    '내년엔 잘될거야' 


    그래서 농부들을 '내년을 바라보는 사람들( Next year people)이라고 한다.


    올해의 추수를 받아들이고 내년에 기대를 품는.















    -온실에서 나온 끝물들-






     PBS에서 The  dust bowl이란 타이틀로 다큐멘타리 필름 메이커인 Ken Burns가 만든 

    네시간 짜리 필름을 방영하기에

    어제밤 그 전편을 보았다.


    마침 서울에서  EBS 프로그램으로 중국 북부의 초원지대가 

    무분별한 가축기르기와  농사로 땅의 겉표피인 풀이 사라진 결과

    막대한 지역이 사막화되어 먼지구름, 황사가 북경까지 위협하는 현상을 보고 온 뒤라

    더 많은 생산을 위한 인간의 욕십이 자연을 파괴하고 

    결국 살아있는 목숨들과 인간이 그 피해를 입게 되는 


    똑같은 내용이었다.




    1910 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20년대 미국의 대평원이 과다한 목축과 밀재배로 

    너른 들의 땅과 물을 보호하고 있는 버팔로 글래스를 모두 없앤 결과

    땅의 표피가 차례로 벗겨져 작은 돌맹이층들이 나오기까지

    팔구천 피트의 모래구름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먼지로 인한 폐렴으로 가축들이 몰사하고 사람들이 죽어가던...


    파괴에서 부터 회복까지 사반세기 한세대가 걸린 재앙.





    -당시의 재앙을 당한 농민들의 아픔을 노래하고 대변하고 알린 가수

     우디 거쓰리(Woody Guthrie)의 더스트 보울 블루스( Dust Bowl Blues)-






    똑같은 재앙을 지금 중국이 겪고 있네.


    번.영.

    욕심으로 그 끝이 없는...



    우리 인류가 가진  가장 독소있는 그리고 어리석은 개념이 아닐까?















    올해 해아래서 수고한 잎들  


    일들  마치고 훌훌  떨어져 



    땅에 몸을 뉘웠다.














    이천십이년 십일월 십구일 아침

    집에 돌아온 


    교포아줌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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