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밝은 오후 라벤다뜰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Don의 생을 기억하고 그의 홀로 남은 아내를 위로하는 모임입니다. 바이얼리니스트였던 Don은 올 봄에 피부암의 진단을 받고 두달 후 훌쩍 떠났습니다. 의사로 부터 자신의 병에 대해 듣고나서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랑하는 자식들과 친지들을 모아 이태리로 열흘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내에게 말 못하고 그들 생애의 마지막 멋진 여행이 되도록 노력하는것이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 온 후 아내에게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많이 울었답니다. 둘이서 남은 두어달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했답니다. 그리고는 평소 그의 취미를 위한 놀이터였던 wood working(나무 공예) 작업실을 열어서 동네에서 나무 공예를 배우고 싶어하는 불우한 젊은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도구들을 다 나누어주었습니다. 평생 아내처럼 보듬고 다녔던 그의 바이올린을 가난하나 재주가 많은 젊은 바이얼리니스트에게 많이 즐기라는 축복의 말과 함께 주었습니다. 죽음이 임박함을 느꼈을 때 자신의 와인 콜렉션을 한병도 남기지 않고 몽땅 꺼내어 마을 사람들 누구나 초대해서 음악을 곁들인 파티를 거나하게 열었습니다. 모인 사람들 모두 그의 재능과 음악가로서 취미 목수로써 무엇보다도 충실한 아빠로, 남편으로 멋지게 살았던 그의 생을 잔을 높이 들어 '브라보!' 축하하고 아쉬운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날 세시간동안 줄곧 미소를 잃지않고 서서 파티에 임해서 거기에 있던 누구도 그가 불과 사흘 뒤에 세상을 뜰 줄은 몰랐습니다. * * * 여름날은 아름다왔고 연주가들은 Mozart가 땡기는 날이라고 내내 모잘트를 연주했습니다. 빨간 모자를 쓰고 곱게 차린 미망인은 줄곧 연주가들 옆에 지키고 앉아 음악을 들었습니다. 갑자기 휑하고 커진 집이 부담되어 곧 작은 방갈로로 이사간답니다. 우리 뜰에서 원하는 라벤다 종류를 내년 봄에 그녀의 작은 뜰에 심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마을의 음악 애호가들이 주선하고 마련한 오늘 이 작은 음악회가 그녀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보처럼 안부를 물었더니 아직도 Don이 너무 그립다고... 말을 못 맺었습니다. Mozart 선률 흐르는 들에서 둘이서 한참을 포옹했습니다. 모인 사람 모두 그녀의 생의 한순간을 함께 한 오후였습니다. Don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베푼 멋진 위로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이천 팔년 팔월 십일 교포아줌마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