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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위 동생이 쿠킹한 추수감사절 터어키
    내 이야기 2013. 11. 30. 12:18




    어제 땡스기빙데이 디너는 시내에 있는 딸네 집에서 했다.

    오랜만에 아들도 오고.


    딸이랑 사위는 낮에 일하고

    사위는 저녁 시간 직전에야 일이 끝났다.



    아내랑 두 어린 아들을 플로리다의 처가에 보내고

    자신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 해외출장을 가야하기에

    형네 집에 와있는 우리 사위의 동생이 솜씨를 발휘해서 터어키를 쿠킹하고

    우리도 초대했다.


    얼지않은 후레시한 터어키를 사서

    소금, 설탕, 술, 오렌지 껍질, 생강, 씨네몬등을 섞고

    그 속에 터어키를 넣어 24시간 절였다가

    땅콩 기름에 삼십여분 튀기는

    전형적인 남부의 터어키 쿠킹 방법으로 익혔는데

    겉이 바삭하고 간도 간간하게 들고

    고기도 물기가 촉촉한게 아주 맛이 있었다.


    남부에 살 때

    해마다 땡스기빙이면 이 후라이 터어키 하느라

    집에 불을 내기도 하고 화상을 입는 사고도 꼭 몇건 발생하는 뉴스에

    명절날에 혀를 차게 하던 일.


    그런 연유로 나는 후라이 터어키 근처엔 가지도 않고

    또 먹어볼 생각도 안했었다.


    우리딸의 시동생은 어찌나 꼼꼼하게 모든 과정을 지켰는지

    옆에서 보기에도 혀를 찰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안전위주로 쿠킹을 했다.


    오하이오 주 미드웨스터너들의 그 우직할 정도로 정도를 걷는 태도로.



    나는 예년처럼 푸성귀를 푹 무르게 삶고

     Yam 이랑 옥수수를 굽고

    딸은 시간이 안걸리는 

    씨이저 샐러드를 후딱 만들고

    아들은  스터핑을 만들었다.

    참, 터어키가 느끼할까봐 며칠전에 물김치를 곱게 슴슴하게 담궜다.




    저녁을 먹고 나서 사위랑 남편이 설겆이를 하고

    디씨에 있는 사돈네랑 화상채팅으로 땡스기빙 인사를 나눴다.


    사위네는 땡스기빙 두주일 전에 오하이오주의 할아버지 집에서 모두 모인다.

    땡스기빙에는 처가에 가거나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크리스마스에는 더러 아들들집에 가기도 하고 아들네들이 집에 가기도 하고.



    단 둘이 조촐하게 직장동료 가족들과 땡스기빙 디너를 먹었다는 이야기에


    작년 땡스기빙때 

    우리 아이들이 바빠 

    동네에 아이들이 없이 둘만 사는 부부를 초대해서 

    같이 지낸 일이 생각났다.



    아이들이 집을 떠난 후

    간혹 둘이만 명절을 지내게 될때는

    그렇게 꾸려서 즉석 가족들을 만들고

    둘러앉아 즐겁게 식사를 하면서 땡스기빙데이나 명절을 쇠곤 한다.


    둘이 우두커니 앉아서 처량하게 지내는 적은 없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한 대화 끝에

    다음 해 땡스기빙엔 

    사위네 부모를 우리집에 초대해서

    두 부모가 한 자리에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 여름 딸이랑 사위가 일주일 휴가를 냈을 때

    우리 부부, 사돈 부부랑 시동생네 부부와 아이들 다 함께 휴가를 보냈었다.


    낚시도 가고

    산책도 같이 나가고

    식당에도 가고

    서로 교대해 쿠킹을 해서 음식도 대접하면서

    편하게 편하게 지냈다.


    사람 다 거기서 거기지 뭐 더 잘날 것 도 없고 더 잘 보일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편한 마음으로  지내다보니

    별 탈없이 사돈지간에 가까와진것 같다.


    서로 좀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어도

    그래봤자 아이들 잘사는데 보탬 못된다 하고

    서로 간에 꾹 참기도 했으리라.





    사돈지간에 잘 지내서 명절에 더러 함께 하면

    애들이 이집도  저집 챙겨야하는 부담이 없다.




    작년 크리스마스엔 우리부부가 디씨에 갈 일이 있어서

    간 김에 사돈댁을 방문했었다.



    중서부 스타일의 커도 너무 큰 스테이크를 대접받으며

    사돈 간에 처음 방문의 테이프를 끊었었다.


    사돈이 뭐 괴물들인가.


    여름에 결혼한 

    아이들이 둘이서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며

    두 가족의 공통관심사에 안심을 했던 대화가 기억난다.

    두 집 다 이젠 무릅위 자식이 다 없어졌으니

     강아지 사람 토로에 시간가는 줄 몰랐었고.



    외로워서 사람이다.


    노래도 있지

    이민자로 달랑 떠나와서 그런가했는데

    서울에 가보니 역시 그 노래는 

    우리처럼 자식들 다 성년이 되어 갈길을 가고

    결혼이 쇠퇴기에 처한 빈둥지 우리나이 또래들의 주제가이기도 하더라.



    그렇게 외로움을 타는 계절에

    이렇게 얽히고 저렇게 엮으면서


     얼기설기 외로움을  막으면서 살아가는 날들이다.



    너도 나도

    그리고 사돈지간 에도.


    사돈끼리 서로 가까와도 된다.


    피차에 가끔씩 쓸쓸해지니까.






    이천십삼년 

    땡스기빙 다음날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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