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앗! 브루클린 심장부에 반딧불들이 있다. 저녁 어스름길 프로스펙트 파크 근처 잡풀들 사이에 반짝 반짝하는 형광불빛에 설마 했더니 역시 반딧불들이네! 그 후 풀섶을 지날 때 마다 눈여겨 보니 온통 반딧불 투성이다.^^ 주말 자정이 넘은 오밤중 먹이를 놓고 싸움하는 코요테 찢어지는 ..
아파트 뒷골목으로 난 창 이천십칠년 유월 이십사일 소나기가 시원하게 퍼붓는 주말 아침 교포아줌마
걷는다. 아가보는 틈틈 남편이랑 교대로. 사과 하나 토마토 하나 사러 일부러 이마일 떨어진 가게로 가기도 한다. 처음엔 목적지가 없어 어슬렁어슬렁 두리번두리번 걸었는데 야채가게라도, 빵가게라도, 가는 길이 뚜렷해지니 발 빠르게 걷는다 걷는 것 처럼 만만한 일이 있을까 두 발만 ..
벚꽃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 밑에 진달래 철쭉 피고 지고 라일락 향기도 꽃 따라 왔다가 옅어지고 등나무 덩쿨꽃들도 시들고 지금은 장미가 한창이다. 사람은 어디에 가든지 자신의 환경을 만들고 산다는 말 맞다. 길 건너에 있어서 만은 아니다. 이 복잡 번화한 브루클린에서 시간..
길을 건너면 브루클린 보태닉 가든이 있어 꽃도 보고 숲 속을 거닐 수 있다. 등나무(Wisteria) 향기가 울타리 넘어 진동하기에 들어갔다. 참 그 종류가 많기도 하다. 꽃 색 향기 모습 다 다르네 * * * 남가주에 사는 동생네 이웃 전혀 본 적이 없는 진남색의 포도송이 처럼 부품한 긴 꽃송이의 ..
나도 한 때 아가였다, 분명. 우리 모두 다 아가였다. 전쟁통에 태어난 나는 아가 때 사진이 없다. 남편은 전쟁통에 피난처에서 임신이 되어서 시어머니가 간장 먹고 줄넘기도 했지만 열심히 매달려 살아남아 세상에 태어났다고.^--------^* 갓난이 어린이 청년 장년 중년을 지나 어느 덧 할머..
그 해 봄 정권 연장을 위한 억지에 교내엔 최루탄이 수없이 터지고. 강의실은 데모 나간 학생들로 반 이상이 비었다. 윤리학 개론을 가르치는 신부였던 노교수 한 시간 내내 앞 줄에 앉은 한 여학생과 청와대에 사는 그 아버지 어머니 칭송으로 목청을 높였다. 소위 그 당시 우리 캠퍼스에..
올 봄은 무척 더디게 오고 전반 적으로 추운 봄날들이다. 유독 이곳만 그런게 아니고 시애틀도 그리고 소식을 듣는 곳의 사정이 대개 그런 듯 하다. 일기 예보로 내일은 팔십삼도가 된다니 드디어 추운 봄이 물러가는가 보다. * * * 아침이면 손녀가 와서 우리 집이라 느끼기엔 엉성한 낯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