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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 드레스-다큐 필름 The Nettle Dress구경하기 2024. 11. 14. 12:41
이십 여년 전 처음 미 대륙 북서쪽 인 와싱톤 주 에 왔을 때
들깻 닢 처럼 생긴 풀 이 궁금해 손 대자마자 쿡 쏘인 적 이 있다.
한 해 살이 풀 로 잎 에 작은 솜털 들이 보얗게 돋아 있는데 살갗 에 닿으면 쐐기 에 쏘인 것 처럼
아프고 심 하게 붓고 독 이 올라 며칠 고생 한다.
그 후 론 보기 만 하면 멀리 하고 뜰 에 있으면 뽑아 버린다.
동네 이웃 들 중 에는 더러 봄 에 나는 네틀 새 순 을 장갑 낀 손 으로 뜯어
데쳐 샐러드 에 섞기도 하고 차 로 말리기도 한다고 들었다.
언젠가 섬유 아티스트 인 나탈리가
네틀 을 삶아 섬유를 뽑아 성글게 마늘 넣는 바구니를 만들어 보여 주는데
문득, 어릴 적 읽은 네델란드 동화 작가 안델센 의 '백조 가 된 왕자들' 이 떠 올랐다.
마녀 인 새 엄마 의 저주 로 열 한마리 백조 로 변한 왕자 오빠들 을 구하기 위해
쐐기풀 로 열 한 명 오빠 들의 옷을 만들어 다시 사람 으로 돌아오게 했다는 공주 엘리자 이야기.
그러고 보면 오래 전 목화 가 있기 전 에, 북유럽 에서 쐐기풀 이 섬유로 널리 쓰인 것 같다.
* * *
우리 동네
실 잣는 그룹 멤버 인 Jan 이 뉴스레터 로 보내 온 다큐멘타리 필름 ' 쐐기풀 드레스 (Nettle Dress).
트레일러만 보았는데도 그 내용 에 공감 이 가고 반갑다.
아내 를 잃은 후
섬유 아티스트 이던 아내 가 하던 일 을 해 본 남편.
쐐기풀을 자르고 섬유를 뽑아 내고 그 걸 꼬아 만든 실 들 을 베 틀 에 걸어 천 을 짜고
그 천 으로 재단 을 하고 손 바느질 로 한 땀 한 땀 꼬매 딸 에게 드레스를 만들어 준 남자 의 이야기 다.
일곱 해 동안 이 반복적 이고 단순한 일 에 몰두 해서 슬픔 을 이길 수 있었다는 사람 알란 브라운.
" 이렇게 옷 을 만드는 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다루는 일 이다. 이 일 은 같은 장소 를 또 찾고 같은 일 을 여러 번 반복 한다는 뜻 이다. 이 많은 일 들 의 수 없이 반복 은 옷 만드는 일 을 힘 든 노동 이라기 보다는 깊은 경지에 이르는 일 처럼 느끼게 한다. 그건 마치 옷감 에 혼을 불어 넣으려 하는 것 과 도 같다. 이렇게 만들어 지는 옷 들 - 특별하게 당신 을 위해서, 당신 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 들 에 의해, 당신 이 있는 곳 에서 얻은 섬유 들 로 만들어진- 우리 인류 역사 대부분 우리는 그렇게 옷을 만들어 왔다. 우리들은 함께 공동체 를 이루는 이 들의 바램 이야기들, 기쁨 고난 들 을 함께 입었었다." (교아번역)
“Making clothing this way is slow and gentle. It means returning to the same places and doing the same things over and over. The repetitiveness of so many of the tasks that go into creating cloth feels like a deepening rather than drudgery. It’s as if the cloth is ensouled by intention. Clothing that is being made this way, specifically for you, by people that know and love you, from fibers that are to be found in your own landscape, is the way clothing has been made for most of our history. We were collectively wearing the dreams, stories, joys, and suffering of the people that made up our community.”
* * *
의류의 대량 생산, 기성복 시대, 사탕 껍질 처럼 입다가 훌훌 버리는 옷 들....
다시 옛날 옷 만들기로 돌아가 가족 구성원, 커뮤니티 간 의 인간관계 를 복원하자는 생각 을 일게 하는 다큐먼타리 이다.
Dylan Howitt 이 친구 인 Alan Brown 의 드레스 만드는 과정을 칠년 동안 보면서 찍어 제작비 가 전혀 들지 않았다고.
* * *
정신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에
살아가는 반경을 줄이고
단순 반복되는 일 들로 느릿느릿 삶 을 자기 것 으로 천천히 누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실 잣기 달인 잰 의 손 스핀들 들. 손 으로 섬유를 돌려 실을 뽑아낸다.-
-하와이언 원주민들이 열대식물 잎 에서 뽑아낸 섬유로 짠 옷, 호놀룰루 Bishop 뮤지엄 소장 -
-하와이언 원주민 들 이 열대식물로 짠 직조, 호놀룰루 Bishop museum 소장-
https://youtu.be/jQNqxezDsJ4?si=ofTNOjGFAJEhU1Iv
이천이십사년 십일월 십삼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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