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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면서 놀기 (추가)내 이야기 2023. 3. 21. 23:57
자칫 무료해지기 쉬운
언제나 주말 같은 날 들
일 거리를 만들어 매일을 주 중 처럼
또 주말 처럼 일 하면서 논다.
* * *
손자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어 간다.
손녀 백일 때 만들었던 분홍 색동 저고리를 입혀 며느리가 사진을 보내면서
'사내 아이가 입기에 너무 여성 스러운 건 아닐까요?'
'에그, 여자애 옷이다. 손자 백일 옷도 물론 만들어 줘야지!.'
와!! 일감이 생겼다.
이젠 여섯살 소녀 가 된 손녀 백일 옷은
브루클린에서 아들네 아파트 동네 에서 가까운
아파트에 여섯달 동안 세들어 살면서 손녀 봐 주던 때
재봉틀도 없는 임시 살림이라
손바느질로 뚜벅뚜벅 어설프게 놀며놀며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 본
식도 없고 격 도 없이 한복 비스름한 꽃 달린 분홍 저고리^^* 다.
* * *
재작년
딸 아이가 낳은 외손자 백일 옷은
재봉틀로 만들었다.
두 번 째라 한 껏 맵시를 내서
여유있게 만들며 놀았다.
으와~
나도 겹 저고리 한복 만들 수 있구나!
정말 재미있었다.
* * *
새로 태어난 손자
웃도리 칫수를 며느리가 보내왔다.
위의 두 아이 다 대충 너무 크게 만들어서 헐렁하니 자루 입힌 것 처럼
멋이 덜했단 기억에
이번엔 꼭 맞게 만들어야지
어차피 하루 입고 사진 찍으면 그만 인 옷인데....
병아리 색깔의 연노랑 갑사 저고리로.
사실인 즉, 새로 난 손자는 토실토실도 아니고
고물고물한 햇병아리랑은 거리가 멀지.
투실투실하고 먹보이고 잘 먹고 잘 자고
무거워서 안으면 팔이 아픈
그래도 단 젓냄새가 폴폴 아니, 풀풀 나는
벙긋벙긋 웃는 '쉬운 아가' 손자를 떠 올리며
힐힐 웃으면서 만들었다.
왜 손주들은 생각만 해도 기쁜 웃음 이 이는지...
아가들 옷을 만드는 마음을 이해한다.
천을 고르고 색을 고르고 디자인을 하면서
바늘 한 땀 한 땀 뜨면서
이 옷 입을 아이 생각을 한다.
건강하게 크거라
잘 웃는 사람이 되거라
......
등 등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기도 하는 마음 이다.
손자 백일 옷엔 꽃도 고름도 아닌
단추를 만들어 달았다.
커다란 에버그린 소나무 하나 수 놓아서.
흐려지는 눈에 그래도 엉성한 소나무가 되었네.
통과~
솔 이거나, 전나무거나, 키 큰 세코이아 트리거나, 어메리칸 레드우드 거목 이거나....
그런 건강한 나무 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바라면서.
이젠 깃도 제법 잘 달 수 있네!
만드는 그 사이에도 자라서 혹시 안 맞을지도 모르겠네.
저고리 만드는 일이 손에 붙었으니
하는 김에 옆에서 남동생 백일 잔치를 거들
우리 손녀 저고리도 하나 만들자.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간혹 기분 내고 싶을 때 입으라고
선선한 감으로 골라서 만들었다.
쫄쫄이 바지 위에 입어도 되게.
고름 대신 간편하게 단추를 달까
딱딱한 단추를 달면 정글짐에 동동 매달리고 축구도 뻥뻥하는 손녀가
엎어지면 다칠라
솜을 넣어 노랑, 빨강
고운 열매 둘을 만들어 고리를 달았다.
이걸 만들며 얼마나 재미있던지......
손녀가 또 얼마나 좋아할까, 딸기 브로우치를 꿰면서...
나
저고리 만드는 삼매경 에 빠진 며칠 사이
남편은 빵을 구우며
집 안팎. Barn, 차 들 청소하며 놀았다.
-추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는 손자가
옷 만드는 사이에 또 무럭무럭 자라서
앞을 여미지 못하게 컸다.
앞 트고 그런대로 입히자고 아들, 며느리가 괜챦다는데.
다시 만들었다. 하하하
드디어 넉넉하게 맞네.
모자는 며느리가 인터넷 샤핑으로 구입해서
백일 몇 일 전에 리허설 사진으로 찍었다.
아유~ 에뻐라~
Yoyo Ma, Alison Krauss-simple gifts
이천이십삼년 삼월 이십일일 아침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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