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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끓인 미역국내 이야기 2023. 1. 11. 00:57
며느리가 몸을 풀었다.
이번엔 아들을 낳았네.
손녀가 곧 여섯 살이 되니 여섯살 터울로 태어난 아가
며느리도, 아들도 출산휴가를 삼개월씩 받았다.
엄마, 아가, 아빠, 그리고 누나
새 생명 이 태어난 환경에 적응하고
가족의 결속을 다지느라 이렇게 넷 이서 열심히 낮밤으로 복닥복닥 이고 있다.
아들이 미역국을 끓였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파란 눈의 며느리가
젖을 풀고 몸을 추스리느라 미역국을 먹네!!
손녀 낳았을 때 미역국을 끓였더니
수유로 밤 잠 설치고 있던 며느리가 한 숟갈 떠 보고는
'너무 맛이 생소 하다( it's very different) '
며 못 먹어 미안해 하던 일.
며느리는 친정에서 먹던 쥬이시 쏘울 푸드 마쪼 수프 (Matzo soup) 를
스스로 끓여 먹었다.
치큰 수프에 수제비 같이 밀가루 떡을 넣은.
얼마나 입에 달았을까. 친정 의 맛이.
나도 얼추 배워서 끓여주었다.
* * *
손녀가 자라면서 아들이 미역국을 끓여 먹이더라.
소고기 국물도 내고
멸치 다시마 버섯 새우 로도 내고
참치액으로 쉽게 국물을 내어 끓인다고.
딸의 한국 요리에 대한 입맛을 응원하느라
며느리도 '맛있지? ' 하며 차차 미역국과 친해지고.
소고기 스테이크를 구워서 국에 넣었네
그런데 뜨거운 국 위로 싱싱한 배 조각들을 둥둥 띄웠다. 하하하
기발하다.
매운 깍뚜기는 젖 먹이는 엄마라서 못 먹으니
아삭아삭 단 배를 곁들였네.
미국에서 다시 태어나는 한국 음식들은 이렇게
자기들 입 맛에 맞추어 바꾸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나도 다음 미역국엔
배를 깍뚝 썰기를 해서 곁들여봐야겠다.
내 미역국 이야기 * 바닷물국
yiruma, River flows in you
이천이십삼년 일월 십일
손자가 태어난 지 벌써 삼칠일 지난 아침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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