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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기산, 들, 강, 바다 2021. 12. 15. 16:10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역의 톰 행크스가 제니가 떠나고 난 뒤 무작정 뛰기 시작해서
두 발로 미국대륙을 왔다갔다 하는 장면.
지난 몇 달 간의 우리 부부의 무작정한 '길 위에서' 의 시간들이 비슷한 마음 상태인 것 같다.
직장에서의 은퇴' 로 삶의 한 장을 또 마감하고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사이에
'팍 길 잃어 버리기'
우리 부부가 이 시점에서 꼭 거쳐야 할 과정인 것 같다.
북미대륙을 생각없이 종횡무진 다닌다.
물가에서 들에서 몇 번이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보았다.
목적지는 아직도 안 떠오르고 좀 더 길을 헤매일 것 같다.
실로 오랜 만의 편안한 방황이다.
길 에서
가끔, 아직도 많이 덜 떨어진 나를 일깨우는 멋진 스승들을 만난다.
북가주 세코이아 내셔널 파크에서
나: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그 멋지고 우람한 거목들은 어디에 있지요?
노인: 주위를 둘러 봐, 살아있는 나무들은 어떤 나무라도 다 멋지고 아름답지 않아?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내셔널 파크의 칼 배럴 로드 트레일 (Cal Barrel Road) 2020년
2003년 9월 10일 에 조선일보 디지털 조선 통신원 클럽
장두호의 나의 아내 Jane 방에 올렸던 글이다.
벌써 십팔년도 더 넘은 글이네.
이 보다 몇년 전 부터 이웃해 주신 이웃 님들.^^*
점점
블로깅이 저물어 가지요?^^*
정말 블로그 인연이 오래도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인연에요.
돌아보니
지난 이십여년이 훌훌 넘긴 얇은 책 한 권 처럼 후딱 지나갔네요.
아직도 풋풋하니 철이 안 들어
여기 저기에서 뜻하지 않은 가르침들을 만나는 일은 계속 되는군요.
모르는 길들을 많이도 걸어 왔네요.
몰라서 항상 새로운 길 들.
김민기, 그 사이
이천이십일년 십이월 십사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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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길 잃기는
답글
참 짜릿한 상상입니다.
그러나 바로 앞에 있던 길이 정말 없어진다면
당황하지 않을 재간이 저는 없을 것 같아요.
저녁이 올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남았는가를 확인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어떻게든 길을 찾아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불필요한 실수도 할 것이고요.
블로깅을 20년 하셨다는 귀절에 머리가 숙여 집니다.
앞으로 20년 40년 60년,
더 재미있고 더 탄탄한 블로깅을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교포아줌마2021.12.21 06:45
독일 흑림에 사시는 숲지기 님과
미국 서북부 작은 섬에 사는 제가
블로깅을 통해 교류를 합니다.
인터넷은 이렇게 공간을 초월헤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고요.
지난 이십년 간 좋은 대화들을 많이 나눴어요.
덕분에 이국에서 사는 가난한 언어로 인한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마음 하나 생각 하나 올리면
받아주고 이어주시는 이웃분들이 계셔서 가능했지요.
인터넷 길
뜻밖의 만남 들이 이루어지는 길
실.수. 가 점점 많아지는 날 들
그런 나'를 괜챦다' 로 보듬는 연습을 합니다.
감사함니다
숲지기님^^*
만나주셔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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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숲, 그 어려운 길을
답글
용기가 필요할 거 같아요.
아무도 침범하지 않은 곳
외롭지만 은은한 석양이 아름답네요
두분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멋진 보금자리에도 안착!
할아버지들은 동네사람 몇몇만 아는
소달구지 시대에 살다 가셨고
아버지는 좀더 넓은 곳에
사람들과 교류하셨고
자식 우리는 불초하게도 우주선시대에
삽니다.
우주에 행성처럼 떠돌며 못가는 곳
없이 다닙니다
그러다 넓은 행성에서 바늘끝 하나
참 귀한 인연입니다
갑자기 날아온, 이름석자도 성향도 모르는
인연에게 빗장을 열어줍니다
필력도 지력도 배웁니다
따라갈 수 없는것은 즐깁니다.
그러니 제겐 우주가 교실입니다
발음도 하기실은 코로나시대를
견디고 있는줄 모릅니다
두려운것은
어느날 갑자기 바람앞에 등불같은
인연이 될까.
내형제 처럼 교류하다
갑자기 소식 끊어지면 속수무책
그것도 감수하라면 감수해야지요
슬픈게 인생이라 했으니..
저하늘에 수많은 별빛처럼
영원히 반짝일 순 없으니요. -
코로나로 힘든 세월을 보낸 이년동안 사람들 마음을 넘 암울하게 만들었지요.
답글
세상이 정중동으로 만든 한해이기도 하구요.
내년엔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어 발랄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우리들을 주름살 벼랑으로 밀어내드라도 힘겹게 버티며
좋은 세상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자연이란 숲속에 나란히 버티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
답글
너무 감동이 밀려 오곤하죠.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저 모습으로 사랑을 하고
사랑을 나눠 주는 아이들이잖아요.
그 사랑의 숲 길을 종횡무진 한정 없이 여행하시는 두분을 그려봅니다.
그 무심 길위의 초목에서도 교훈을 얻는다고 하시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제 짝지는 여행도 걷는 것도 움직이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인지라 저는 답답해요.
아마도 언젠간 저 혼자 무작정 길을 떠날거란 예감입니다. -
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사람들의 숲 속을
답글
좀 돌아다니다 퇴장하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단풍나무마다 다른 나무(들) -- 그게 단풍나무든
물푸레나무든 -- 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물푸레나무마다도 마찬가지고, 한쪽이 절대
다수라고 해도 마찬가지고요. -
길이 있으니 간다고 하지만 가끔은 착각하기도 하고
답글
또 가끔은 안 보이기도 할 것 같네요
많은 이웃이 떠나도 새가 대신 친구가 되어 주는
그 마음이 포근하기만 합니다. -
코로나 전에도 미래가 누구나에게 다 주어지는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기에
답글
하고 싶은일들 미루지 않고, 할수있을때 할려고 했는데,
근 2년 가까이 코로나를 겪고 보니 미래에 대한 믿음이 없어져,
코로나에 저당잡힌체 보내고있는 제 남은 인생중
가장 젊은 날의 시간들이 아쉽기만하네요..
복권당첨만큼이나 희박하지만,
나무와 숲을 좋아하시고, 트레일을 좋아하시는 교아님을
숲속에서나 산길에서 만나는 행운을 갖게되길 소망해 봅니다.
저도 블로그 덕분에 미국땅 서쪽 끝에 사시는 교아님도 만나고,
교아님 글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깨우침을 얻기도하기에
교아님과의 귀한 인연과 이 인연을 가능케해준 인터넷 개발자님들과
다음, 그리고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교아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오래 오래 교아님의 좋은 글들 만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교포아줌마2021.12.30 16:49
같은 미국 이민자로
한국에서 온 씩씩한 갱상도 여인 경란님^^
그 보다 한 세대? 위인 교포아줌마가
한겨레 칼럼 쓰기 에서 위 아래 칸으로 만나
이렇게 십오년 넘는 시간을 교류하고 있네요.
제가 글에서 독자들을 향해 지혜와 깨우침을 의도했다면 실패한 글들을 써냈내요.
서로 마음 속에 같은 선율들을 건드려 함께 울렸다면 어느 한 쪽이 누구에게 영향을 준 것 없는 것이지요.
한결 같이 좋은 친구 되어주심에
그리고 몇 년 전 브루클린 뮤지엄 에서의 짧은 만남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주위에 당장 활기를 불어넣으시는 명랑함을
천성으로 타고 나신 것 같아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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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서 노년이 되며 쌓은 우정입니다. 지금 아이폰으로 김민기의 '가을 편지'를 들으며 이 댓글을 씁니다.
답글
최근 iTunes에서 한국 노래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노래는 잘 모르고 또 별로 호감도 가지 않으니 물론 옛날 노래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인가 샀던 보물 중의 보물, 양희은 고운노래 모음 2집을 다시 구입하고, 김민기 노래도 사려고 했는데 애석하게도 그의 노래라곤 여러 가수들 노래에 끼어있는 '가을 편지' 딱 하나밖에 없더군요. 양희은의 수려한 목소리, 창법과 김민기의 애잔한 목소리는 같은 노래(주로 김민기 작곡, 작사)를 들어도 상당히 다른 감정을 유발합니다.
지난 가을에 한국가면 공연을 보려했던 Forestella 앨범 3개를 GMarket에서 구입하여 배달받고, 중국에서 유명하고 세계에서 가장 창법이 뛰어나다 정평이 난 Dimash Kudaibergen의 앨범도 2개를 구입하여 매일 듣고 있습니다. 이젠 음악을 CD player로 들을 일이 없으니, 겸사겸사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CD 중 마음에 꼭 드는 20~30개만 골라 모두 iPhone에 넣어두었습니다.-
교포아줌마2021.12.30 17:10
그러게요.
참 오랜 세월 이웃으로 교류합니다.
엘리엇님 덕분에 인터넷 활동 중 결코 적지 않던 위기의 순간들을 잘 도 넘기고 오늘 까지 넷에서 놀고 있습니다. 감사.^^*
만난 적은 없지만
어떤 상황에, 어떤 글들을 읽을 때
이럴 때 엘리엇 님은 이렇게 반사 하는 댓글을 쓰실 거다' 할 정도로 엘리엇님을 안다고 하면
과신이 될까요.
고맙습니다.
(이 감사는 지금은 블로그를 한참 비워두신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뱅쿠버의 엘리님에게도.)
양희은의 처음 음반을 고딩 일학년 때 사셨군요.
저는 우리 학교 화장실에서 양희은이 기타 치면서 부르던 생음악을 가끔 듣곤 하던 호사를 누렸답니다. 어느 날은 수업을 빼 먹으면서 까지.
화장실이 카페 처럼, 응접실 처럼 멋지던 학교에 다녔거든요. 하하하
양희은을 악기로 그의 노래들을 펴 낸 김민기는
우리 암울한 독재시절을 견뎌내게한 대변가지요.
젊을 적 불렀던 노래들은 젊음의 자취들이 화석 처럼 남아 들을 때 마다 퐁퐁 젊음이 솟아나게 하는군요.
포레스텔라'는 생각보다 흥행이 덜 되는 인상입니다. 아무래도 엘리엇님이 매니저로^^
저는 우연한 기회에 유튜브에서
이승윤을 발견했는데요.
유튜브에 나오는 클립들로만 찾아 듣는데
홀딱 빠졌습니다.
밥 딜런 같이 수명이 오래 가는
가수, 쏭 라이터, 시인이 되었으면, 그렇게 될 거 라고 확신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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