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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손자 보고 새 떼 들도 보고-눈기러기들
    산, 들, 강, 바다 2022. 1. 29. 02:51

     

    오늘은 손자 보는 날.

     

    새벽에 출근 한 딸이랑 사위에

    어제 밤에 출장 왔다.^^

     

    오년 전에

    갓난이  손녀를 육개월 돌 본 경험이 있어서

    우리 부부는 애기 보기에 베테란들이라 자부한다.

     

    손녀 때는 신기해서 매 순간을 즐겼는데

    이력이 난다는 건 익숙해져서 대충대충하는 면이 있다는 걸

    숨기지 못하겠다.

    딸이 알면 좀 섭섭하겠지만서두.^^

     

    첫 손녀 땐 

    둘 다 펄펄 날며

    바쁜 브루클린에서 별 불편 없이 아가를 봤는데

    이젠 몸도  좀 느려지고 끙끙 힘도 든다.

    쉬엄쉬엄 

    아가 자면 따라서 낮잠도 자고.

     

    점심을 먹고 새 보러 가잔다.

     

     

     

    우유도 한 병 준비 하고 장난감도 몇개 들리고.

     

    *   *   *

     

                                                         알라스카, 캐나다의 동토, 그리고 러시아의 시베리아 벌판 에서

                                                             일 이월이면 날아오는 하얀 눈기러기들, Snow geese

     

    작년에 베고 남은 옥수수 줄기와 뿌리들을 먹느라

    남쪽인 이 곳 스케짓 벨리(skagit valley) 에  와서 지내다

    수선화, 튤립이 온 들판을 덮는 겨울의 끝 자락이면

    온 곳으로 돌아간다.

     

    먹이를 찾아

    너른 벌판 이곳 저곳을 먹이를 찾아 이동하기에

    어떤 때는 차로 한참을 헤매서야 새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물이 질펀한 벌판에 커다란 흰종이 들 처럼 드문드문 널려 있는 

    덩치가 큰 백조(swan)들은 

    그 무리의 수가 적어 관심을 덜 받는다.

     

     

     

     

    추운 극지방의  눈 덮인 벌판 같은  흰 새 들의 떼.

     

     

     

    이 눈기러기들은 한 번 짝을 지면 평생 함께 한다고.

     

    저 무리 속에 저 마다의 애틋한 짝이 있어

    태어 날 새 생명들을 준비하느라 기르느라

    열심히 살아나간다.

     

    -내 눈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짝을 알아볼까?

    -스노우기즈들이 우릴 보고 똑 같이 생각 할 걸?

    '저 두발 달린 동물들은 다 꼭 같이 생겼는데 어떻게 서로 알아볼까'

     

     

    함께 나르는 두 마리  

    먼저 날아오르는 걸 보니

    아마도 리더 부부인가 보다.

    스노우기즈 들을 보는 것의 재미는

    함께 날아오르는 순간에 있다.

     

    개를 풀거나 차를 몰고 가까이 가면 일제히 날아오르는데

    이 새들을 인위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불법으로 정해져 있다.

     

    길에 차를 세우고 때를 기다리다

    어떤 땐 그냥 흰눈 처럼 덮인 새 떼들만 보다가 그냥 오기도 한다.

     

     

     

    차를 세워 놓은 길을 가로 질러 건너기라도 할 때면

    머리 위 하얗게 펄럭이는

    새 들의 날개짓 속

    새 들 속으로 함께 날아오르는 

    마치

    눈 보라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착각이 든다.

    하얗게 오르는 새 보라!!

     

     

     

     

    집 으로 돌아 오니

    애기 엄마가 돌아 와 있네.

     

     반갑다고 

    두 팔을 벌리고 지 에미 한테 얼굴 부비며 안기는 외손자.

     

     

     

    임무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홀가분 하다.^^

     

    집에 닿자 마자

    또 보고 싶어 지겠지만.

     

     

     

     

    이천이십이년 일월 이십팔일

    손주 보고 돌아 온

    교포할머니

     

     

    • 오공2022.01.29 02:27 신고

      외손자를 돌 보시는 모습이 넘 행복해 보입니다.
      내 자식 기를땐 어디가 예쁜지도 모르고 힘들게 키웠는데
      손자나 외손자들을 바라볼땐 예쁜 천사 그 자체겠어요.

      하늘로 솟아오르는 눈기러기떼들
      새를 일부로 날려 버리는것을 법으로 금지했다니
      날아 오르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내용 알만 합니다.
      오랫만에 새들의 멋진 군락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 교포아줌마2022.01.29 05:15


        힘에 부치지만 예쁘기만 합니다.
        우리 애들 키울 때는 바빠서 이렇게 즐길 여유가 없었던 것 저희도 그랬어요.

        이 날엔 제 머리 위로 날아오르진 않았지만
        눈 앞에서 이렇게 날아 옆으로 옮겨 가더군요.

        하도 숫자가 많으니 가까이 있으면 귀가 멍해질 정도로 새 소리들이 요란해요.

        해 마다 이 맘 때 벌어지는 멋진 구경거리 랍니다.^^





    • 발마2022.01.29 09:41 신고

      임신 출산 육아에서 완전해방될땐
      자유부인 되는가 싶어 좋아했는디.. ㅎ~

      첫손주때야 저 새들처럼 날았어도
      점점 체력이 소진되니 힘들긴하쥬? @@

      기러기는 평생 일부일처 고수하기에
      우리 전통혼례에서는 목안 한쌍 간직.

      그러나 원앙새 숫놈은 엄청 바람둥이!!
      처녀 유부녀 가리지않고 뒷꽁무니 졸졸.
      내막을 모르는 일반사람들은 엄청나게
      찰떡궁합 철커덕지남철로 착각한다쥬?
      원앙부부 원앙금침 그건 크게 잘못된 말.
      --모 조류학 전문가분의 학술적 의견--

      답글
      • 교포아줌마2022.01.30 14:47

        손주를 돌볼 때 는
        내 아이가 아니니 가르치려 들지 않고
        부담 없이 그저 예뻐하기만 하면 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체력이 딸리는 걸 절감해요.
        손녀 때는 브루클린 아들네 집 바로 옆 건물에
        아파트를 얻어서 그래도 우리 공간' 으로 손녀가 와서 편했는데요.

        한 시간 반 운전 길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손주가 우릴 안다고 웃으며 반기면 에고 내 손주 하면서 녹아납니다.^^

        스노우기즈의 평생 일부일처 하는 기록을 봤어요.

        일부일처, 일부다처, 일처다부, 무작위난교....
        동물들의 생식엔 최대한의 생명유지와 종족보존을 위한 그들 만의 피치 못할 선택이 있다고 합니다.

        오래 전중국 샹하이 근처 수조의 한 정원 연못에서 원앙을 한번 봤는데 수컷의 깃 색이 정말 곱기도 하더군요. 암컷은 회색비스무리 하고요.

        원앙금침
        옛 사람들이 숫 원앙의 생리를 몰랐을리는 없고요. 가부장사회에서 혹시 일부다처를 이불에 수놓아 남성들 혼외 정사를 그렇게 받아들이라고 한 것 아닐까요?
        ^===================^


        나이가 들어 함께 날아 온 세월이 눈물 겹고
        헐거워진 날개쭉지를 서로 위로하며 다둑이는
        날들.

        기러기 부부로 사시는 발마님네
        브라보!!^^*




      • 발마2022.01.31 01:44 신고

        하기사 가축으로 기르는 닭들조차도
        닭장안의 암탉:수탉 혼성비율이 8:2
        정도 되어야 좋다는 여고괴담 전설!!

        그래야 배꼽밑의 평화유지가 잘되어
        암수 모두 즐겁게 알도 많이 잘 낳고 
        금방 알부자 되더라는 양계장 실화도.. @@

        사람이나 동물이나 민폐만 안끼친다면
        나름대로 타고난 생존법칙 숙명에 충실
        하게 살아가는것이 자연순리 같긴한데..ㅎ~

        아무튼 임인년 설날을 맞이하여 그저
        모두들 새해 福많이 많이 받으세요♡!!

    • 앤드류 엄마2022.01.30 23:37 신고

      제 아이 키울땐 힘들어서 예쁜지도 몰랐는데,
      아이들 다 자라고 나니 아기들과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손주들은 더 귀엽겠죠.
      그래도 하루종일 어린아기 돌보는게 쉬운일이 아닌데다 
      이제 체력도 예전같지 않으셔서 힘드셨군요.
      손녀따님은 정말 좋은 시기(^^)에 태어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충분히 잘 받았네요.
      엔드류에게 너한테 잘못한것 네 아이들에게 좋은 할머니가 되어주겠다고 했으니
      전 체력을 키워두어야 겠군요.ㅎㅎ
      눈기러기때들이 땅과 하늘을 뒤덮었네요.  
      비상할때 가까이서 들어면 소리도 엄청나겠군요.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자기 짝을 구분하는지 참 신기하네요.

      답글
      • 교포아줌마2022.01.31 12:24

        우리 애들 어릴 적엔
        기르고' 요
        손주는 자라는' 걸 보는게 다른 거 같아요.^^
        그냥 생긴대로, 있는대로 이쁘기만 해요.
        아이들 다 자기가 스스로 자라더라'는 걸
        깨달은 부.모. 노릇을 다 해 본 후 터득한 자세에서
        나오는 여유일 수도. 하하

        뭐, 우리도 모자라지만 나 만큼의 한도에서 최선을 다 했으니 어쩝니까. 
        앤드류 가 짝을 만나고 손주가 태어나는 날^^*
        요즘 출산들을 너무 늦게 하는 바람에 조부모들이
        이리 힘이 딸릴 줄이야....^^
        경란님도 그렉 어디서라도 꼭 찾아내시지요?^^*

      • 앤드류 엄마2022.02.14 21:15 신고

        자녀들은 "기르고", 손주들은 "자라는 걸" 보는게 다르다는 말씀,
        정말 그렇네요.
        손주에겐 악역은 피하고, 좋은 할머니가 
        되도록 해야 겠군요.
        교아님께 미리 교육은 덕분에 쬐끔이라도 더 괜찮은 할머니가 
        될수 있을것 같으네요. 땡큐! 

    • 빨강머리2022.01.31 00:41 신고

      아주 건강한 밤토실 우량아인듯 합니다^^
      작년다르고 올 다르고 체력이 다르지요
      신기하지요 안다고 반갑다고 알아봐주는
      아가들 반응이..
      지치지 않도록 조물주의 배려인가봐요ㅎ

      광활한 대자연의 아름다움
      끼룩끼룩 날개짓 분명 소음인데
      마음에 이는 조용한 평화는 어디서
      오는걸까요
      기러기들의 저공비행 하늘이 좁은듯
      날아갑니다.
      아기 눈에 비친 저 모습은 영원에
      새겨질듯요 
      데리고 갈곳도 많았을텐데 
      바쁜 부모대신 탁월한 조부모님 
      사랑법입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여기는 오늘이 그 어저께 입니다
      낼이 설날입니다.
      아가들과 온가족 꿋꿋하고 건강한 한 해
      보내세요~♡

      답글
      • 교포아줌마2022.01.31 12:35

        빨강머리님 
        정말 체력이 딸린다는 말 절감해요.~~;;
        그러게요. 
        안다'고 , 알아 봐 주는 게 그리 기쁠 수 가 없어요.

        아기 보다 우리가 구경 간 거여요.^----------^
        거의 매년 보는 새 보기 인데 볼 때 마다 
        그 엄청난 숫자에, 나르는 모습에, 들판을 희게 덮는 광경에 푹 빠지게 되요.

        설 이군요.
        하린이 하윤이 모두 모두 한살 씩 더 먹고
        우리는 떡국만 먹고 나이는 잊어 버립시다.^^*

    • 빨강머리2022.01.31 15:23 신고

      예,^^

      답글
    • 노루2022.02.01 01:46 신고

      어린 손자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저런 경치 저런 새 떼를 보면서 놀라고
      무척 좋아했겠어요. 나중에 커서도
      기억할 것 같은데요. ㅎ

      답글
      • 교포아줌마2022.02.01 16:33

        아가들이 뭘 보는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지 달을 보는지요.^^

        보여준다' 라는 것이 엉뚱한 걸 보는 것에 놀라곤 해요.

        아들이 킨더가든 클래쓰에서 동물원에 갔는데요.
        교사는 코끼리랑 지브라... 를 보라고 데리고 다니구요. 

        다녀와서 뭘 봤는지 그림 그리라니까
        코끼리 가 파이 눈 걸 그리면서 손뼉들을 치던 아이들.^----------*

        그 때 샤프론으로 따라가서 느낀 건

        누구나 자기가 볼 것 만 본다' 였어요.

        비단 아이들 뿐 일지요.

        우리들의 한정된 시계 와 시야.

        손주는 움직이는 새 떼에 반응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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