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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혼자 구석에서 조용히 싹 터서
왕성한 기세로 채소밭을 마구 점령하며 뻗어나간
호박 덩쿨, 이름하여 단호박 (카보차-일본이름).
못 본 척 가만 놔두었더니
어느 새 여나무개 열려 익어간다.
퍼지는 큰 잎 덩굴 밑에 숨어드는 들쥐들이 염려되어 오늘 내일 하던 차에
마음 먹고 아침 부터 둘이서 호박들을 땄다.
큰 것 작은 것 다 합쳐 열네개.
이거 다 뭐하나
몇 개 남겨두고 이웃에 나누지 뭐.
히로네는 아주 작은 것 한 개만 달란다.
바바라도 하나
라아크도 하나
마리아도 하나
송쌤네 두개.......
아참!
은비님네 집 쪽으로 작은 것 한개
던집니다. 받으세요오~~~
내겐 서너 개 남겨
나중에 팥이랑 찹쌀 넣고 호박 범벅 하게.
사과, 배, 포도, 자두, 돼지감자, 감자....
남겨 두면 언제나 밤에 헛간에 쥐가 끓고
나무에 남겨둔 건 새가 낮에 쪼아먹고.
올해 부턴
무조건 따는 대로 그 자리에서 나누고
아무 것도 안 저장하기로 했다.
아직도 더러 열매도 맺고 꽃도 피는 한참 젊어있는 호박줄기를 어쩔까나
남편이 호박 더 이상 필요 없으면
커다란 들 쥐들 끓기 전에 다 걷어 버리잔다.
석석 줄기 베어 자르는데
에구 미안하구나.
걷어낸 호박 줄기가 큰 수레 하나 가득 되네.
퇴비 더미로.
이웃 은비님은 찹쌀 넣고 단호박죽을 끓이셨는데
나는 단호박에 야채를 넣어 단호박야채수프를 끓이기로.
단호박 중간 것 (지름 한뼘 짜리) 반 개
양파 미디엄 사이즈 한개
당근 큰 것 두개
샐러리 줄기 긴 것 3개
마늘 큰 것 3쪽
생강 어른 엄지 손가락 만큼
치큰 수프 5-6 컵
코리앤더 파우더 1/2 티스푼
큐민 파우더 1 1/2 티스푼
후추 1/2 티스푼
소금 입맛에 맞게
그리고 식용유 (올리브, 카놀라, 식물성 기름) 2 테이블 스푼
칼질 정말 서툰 나는
손 조심하면서 단단한 호박을 자르고 껍질 벗기고 조각내고
(오븐에 미리 기름을 두르고 구워서 쓸 수도 있다)
나머지 야채들도 다 잘게 조각내고
생강, 마늘은 편으로 썰고
먼저 솥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 생강을 볶은 후
모든 야채, 큐민, 코리앤더, 소금, 후추 를 넣고 볶아 어느 정도 익으면
치큰 국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어 푹 끓인다.
충분히 끓고 나면 손 믹서로 부드럽게 갈아준다.
그릇에 담아
고수 (실란트로) 나 라임쥬스나
또는 사우어크림을 얹을 수도 있다.
오늘 날씨가 무덥다.
화끈한 음식이 부담될 것 같은데
맛.있.다.
코리앤더, 큐민,
당근, 양파, 샐러리가 들어가
호박의 텁텁한 맛이 없고
어쩌다 덜 갈린 생강 파편이 씹히는 맛도 괜챦네.^^*
추적추적 비내리는 을씨년 스런
겨울 날 아침에도 딱 좋겠다.
코비드로 이웃들
무기력하다
지루하다' 가
한결같은 푸념이네
........
부엌에서 지지고 볶고
쿠킹이 제일 만만하다.
그리고 매일 늘어나는
코비드 체중.
어디 갈 데 까지 가보자.
이천이십년 구월 오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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