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멘 후다닥 만들기

섬 위 쪽

눈기러기들이랑 백조가 다 날아가버린 들에

수선화 물결이 지나가고

튤립이 한창이다.

아직은 강하지 않은 햇살에

여린 꽃잎들이 순하게 피어있다.

이번 아플 때

NHK WORLD 티비 채널을 더러 봤다.

케이블이 없이 실내 안테나에 걸려오는 것이라.

라멘을 만들어 먹는 일본 사람들.

아하

라멘 국물은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거구나.

섬에 라멘 집이 생겼는데

히로가 다녀와서 아주 실망했다.

라멘이라 이름 붙이지 말아야한다고.

나도 가서 먹어봤는데

일본 사람들의 조리법을 보고

따라해보니

왜 히로가 분통을 터뜨렸는지 알겠다.

국물이 영 아니올시다 다.

싱싱한 마늘 서너쪽

생강 큼직하게 썰어 서너 편

기름을 둘러 살짝 볶고

준비한 육수(돼지고기 삶은 또는 소고기 삶은 물)나  

멸치 다시마로 낸 국물을

부어 끓인다.

국물을 멸치 다시마 우려냈기에 

돼지 고기는 1mm로 얇게 대패질 한 뱃살 부분을

소금을 살살 뿌려두고.

오들오들한 라멘 국수가 없어서

시금치 칼국수용 

국수를 삶아 찬물에 행궈놓고

국물이 끓으면

복초이(bok choy)나 시금치, 배추를 넣고

얇은 돼지고기 편들도 퐁퐁 빠뜨리고

파도 송송 썰어 넣고

삶은 국수를 넣는다.

돼지고기를 안 먹었는데

이렇게 얇게 뜨거운 국물에 익혀지니

부드럽고 맛있다.

다음엔 일본 된장(미소)를 풀어 봐야지.

생강, 마늘 냄새가 나는

맑은 국물이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참

돼지고기 냄새를 없애느라

미린 한 테이블 스푼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후추 조금 치고.

국수 불기 전에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며

맛있게 먹기.

먹어야 산다.

와

요리 되네^^*

살아나네.

이천십팔년 사월 이십육일

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