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대로 부르는 자장가횡수설설 2017. 7. 21. 00:22
아가 재우느라
토닥토닥 하다 보면
레퍼토리가 끝이 없는 나는
둥둥아가
잘자라 내 아기
착한 아기 쌔근쌔근
자아장 자아장 노래를 들으며
잘자라 우리아가.....
그래도 안자면
자장자장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멍멍개
꼬꼬닭
불러대는
삼천만의
옛날 자장가로 옮아가게 된다.
놀라웁게도
우리 애들 아가 쩍엔
항상 실험실에 있느라
애기 재워 본 적 없는 남편이
손녀 재우는데
초인간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잘도 재운다.
흥얼흥얼 타령을 곁들이며 안고 토닥이는데
옆에서 가만 들어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자장자장 우리 아무개 잘도 자라
니가 안자고 울면
멍멍개도 깨어나 짖고
꼬꼬닭도 깨어난다
울지말고 어서 자라
자장자장자장자장....'
어떤 때는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첫 소절을 부르다 말고
(둘째 소절은 가사를 아는지 의문이지만)
까만하늘 은하수 하얀쪽배에가 맞다
푸른하늘 은하수는 안맞는다
그건 대낮이다
대낮에 은하수가 웬말이냐
그렇게 흥얼거리며
자장자장한다.
^__________________^
엉터리 즉석 자장노래에도
아가는 잔다.
허긴
파도 소리에도
동백 아가씨 구슬픈 노래 가락에도
아가들은 다 잘 잔다지....^^
꼼지락 대던 아가가
팔 다리를 버둥거리더니
배로 밀어 움직이고
잠시 앉기도 한다.
잠깐 한눈 판 사이
뒤로 넘어가
나무 마루 바닥에 머리를 꽈당 부딪쳤다.
에고
얼른 달려가 와앙 우는 아가를 집어 안고
에쿠 할머니 잘못했다 하고
곧 이어 자동으로 나온
내 하는 짓 좀 보세요.
아가를 달랜다고
마루를 꽝꽝 때리며
에이 나쁜 마루같으니라구....
나쁜 마루야
왜 우리 아가 부딪쳤니.
그러다 화들짝 순간 깨달음이 오네
이 무슨 육아법이람.
아가를 달래는데
왜 애꿎은, 죄 없는 마루는 끌어다대는가
아픔을 물타기로
너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우면
연대 책임으로 돌리고
저 산에 주고
바다에 주고
마루 바닥을 탓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고.....
이제 부터
앉고, 서고, 기고, 걷느라
아가는 많이 넘어지고
부딪고
멍들고 할 것이다.
지난 번 새로 선물 받은
노래하는 인형에 아가가 갑작스레 무서움을 느껴 운 적이 있을 때
며느리는
'무엇에라도 다 노출시켜서 단련시켜야 한다'
'괜챦다'
하던데.
며느리라면 아가가 뒤로 넘어갔을 때
즉시 왕왕 우니
크게 다치지 않은 걸 알고
아가가 울기를 그치고
스스로 몸을 추스릴 때 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육아를 교육의 가장 첫 단계로 보면
부모나
아가를 돌보는 사람의
육아 태도는
앞으로 그 아가가 성인이 되어
세상을 살아나가는 기본태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된다.
젖병으로 아가 젖을 먹일 때
눈도 잘 못뜨는 갓 난 아가 입에
젖꼭지를 물리지 말고
입 근처에 가져다 대어
아가 스스로 찾게 하라는
며느리의 지침에
스스로 하는 태도를
갓난이 때 부터 기르려하는구나' 하고
그대로 열심히 따라주었는데...
아차차차
내가 마루를 두드리며 나무라며 아가를 달래는 모습을 보았다면
며느리가 참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
대가족을
전제로하고
'자신이 속한 단체의 모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 원만하게 살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
을 성숙으로 보는
내가 길러지고 자라난
한국 사회와
개인주의로
'한 개인이 주위 사람들의
정서적, 경제적 영향에서 완전히 독립하여
홀로 서게 되는 것'
을 성숙으로 보는
미국의 사회는
확실히
다르다.
개인의 성숙의 의미가
이렇게 다른 두 사회이니
당연히
육아 방법이
다를 수 밖에.
우리 엄마는
요즘 어린이들의 쏟아지는 플라스틱 장난감들에
끌끌 혀를 차면서
엄마 광목, 모시 저고리 옷고름을
입에 물고 놀던
우리 큰언니는 참 순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나도 우리 아이들 간난이 쩍
이런 저런 장난감을
다 천이랑 솜으로 누벼서 이것저것 만들어 주었다.
부드러워서.
손녀가 한창
뭐든지 입으로 가져간다.
시리얼 박스 속
봉지의 빨락빨락 소리를 좋아해서
접어 넣고
잘 마르고 질긴 갑사 조각 천으로
작은 막대 인형을 만들어 주었다.
아들이 보더니
비슷한 형태의 작은 인어공주를 사왔다.
손녀는 둘 다
잘 물고 빨고 논다.
눈이 나빠 성깃성깃 바느질 했더니
하도 입으로 물고 치대서
매일 매일 빨래에
한구석이 터졌다.
하나 더 만들어 주었다
웃는 입도
크게 넣어서.
^_______________^
이천십칠년 칠월 이십일
육개월이 넘은 손녀가
아침 잠을 잔 오전에
횡수설설
교포아줌마
'횡수설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자동차 보험을 내며 (0) 2018.04.17 17번가 거리에서-시월 이십구일 저녁 (0) 2017.10.31 은총과 축복의 차이-브루클린 거리에서 걷기 (0) 2017.06.03 빠른 세상에 도태될 말들.... (0) 2016.09.18 블로깅이 점점 없어진다는데... (0) 201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