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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클린 2
    내 이야기 2017. 4. 27. 02:26


    브루클린에 비가 온다


    시애틀 지역도 비가 온다는 소식 

    멀리서 듣는다.


    이 낯선 도시에서 

    비가 오는 건 다행한 일이다.


    떠나 온 집과 오는 비로 연결되는 것이.






    아가가 아침잠을 자는 동안

    달걀과 우유를 사러 동네 작은 구멍가게에 갔다 오는 길


    갑자기 좍좍 굵게 변한 빗줄기에

    어느 처마 밑에서 비를 긋다.


    옆에서 나랑 함께 비를 피해 서 있는 사람



    빗줄기가 좀 가늘어지기를 기다리는 같은 마음



     자연스레 눈인사를 나눈다.








    도시엔 

    소음이 가득하다.


    아침 새가 너와 지붕 걷는 소리에 잠을 깨는 엄마 아빠를 배려해서

    아들은 자신의 아파트에도 가지고 있는

    화이트 노이즈 (white noise) 작은 기계를 하나 사 주었다.


    연속되는 차 소리 같기도 하고

    끊임없이 떨어지는 폭포 같은 

    솨아~~  

    소리를 내는.


    소리로 소리를 다스리는 이치다.


    이음치음 ^_____^


    역시 어떤 것을 이겨내려면 같은 걸로 맞서는가.



    1930년대에 지었다는 건물

    위 층에선 발이 한평이나 되는 거인이 사는지 

    밤 늦도록 쇠구두를 신고 걷는 듯 쿵쿵 거리는 발자국 소리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조급한 크랙션 소리, 사이렌 소리, 앰뷸랜스 소리....


    가끔 지축을 흔들며 지나가는 

    굉음의 힙합 뮤직 소리



    싸우는 것 같이 

    고래고래 질러대는 낯선 대화소리



    한달 반 지나니

    이젠 깨지 않고 잠을 자 낸다.


    귀가 소음을 가려내는 것 


    그 참 신기하다.








    사는 곳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 사는 데라면 

    아무데라도 다 살아진다.


    더 살기 좋은 동네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다 살만 하다.



    화이트 노이즈 기계에 대해 섬에 있는 크리스 한테 이야길 해 주었다.


    시끄럽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기니 헨(Guinea Hen) 한마리가

    잘못 거실 앞 테라스로 날아 들어와서는 나가겠다고 꾁꾁 소동을 부린다고.



    섬에서는 그런 일들이 골치거리이고

    이야깃 거리다.


    '섬에서는 풀어야 할 골칫거리가 없어서 심심해'


    크리스가 히히히 웃는 끝이 좀 공허하다.


    새나 짐승들이랑 하고나 부대끼는 곳이다.



    처음 와서는 

    한동안 새들이 안 보이더니


    이 브루클린 사람많은 거리에도

    새소리가 들린다.


    참새도 있고

    가마귀도 있네.




    이천십칠년 4월 26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 오시는 날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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