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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배를 타고 물을 건너야 집에 닿는 곳
물 건너는 만큼 세상을 적당히 거리두고 사는 삶
혼자 노는 사람들이 흘러 들어와 사는 곳
아무도 섬은 아니다
하여 그렇게 우연히
얼기설기 모여서 살아나간다
이런저런 섬들이 모여서
섬은 없다.
퓨졋 사운드 속의 섬들은
언젠가 바다 속으로
다 들어가게 되어있다고.
해안가 절벽의 집들이 하나 둘
가끔씩 허물어져 곤두박질 쳐 들어간다.
무너진 자리에 곧 블랙베리 덩굴이 덮이고
금새 잊는다.
허물어져 없어진 집들을
떠난 사람들을
쉬임없이 밀고 빠지는
해안선은 천연스럽다
만 이천년 후
머리로는 헤아려지지만
백년을 못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영원이다
백 년이 백 이십하고도 몇번 지나가면
그 때 나는 여기 없기에
없어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일
해안을 걸어 본다
이름 없는
물기를 잃어가는
작은 풀에 마음을 주면
편해지는
이천십육년 팔월 이십육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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