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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가지를 자르며
    농장주변이야기 2016. 1. 15. 09:34


    이틀 반짝 한다기에 

    일월에 마쳐야 하는 포도나무 전지를 시작했다.


    우리 동네야 겨울이면 오는게 비니

    비가 오든 안 오든 

    날씨에 관계 없이 해야하는 일이긴 하지만


    마른 날을 노칠 수는 없다.









    일월에는 나무가 겨울잠을 자는 중이라서

    싹 나기 전에 전지하기에 맞는 시기라는데


    가지들을 자르다보니 

    틔울 싹을 꾸준히  준비하는 중인 걸 알겠다.


    잠자는 중이라니...


    잎이 지고 싹이 아직 나지 않은 겉모습만 보고 사람들이 

    그렇게들 말한다.




    잘라진 면에 파란 생기.

    자르고 철사줄에 묶는데도 유연하게 잘도 휜다.



    쉬지 않고 깨어

    봄을 착착 준비하고들  있는 걸.









    작년에도 재작년에 이어

    이상기후로 더운 여름날이 계속되어

    달디 단 포도가 많이 달렸던 포도덩쿨들




    포도가 익어 단 냄새가 풍기는 날

    이웃들이, 친구들이 바구니들고 와서 

    과일로 먹는 포도들(table grapes)을 맘껏 따가는 즐거움을 나눴다.



    와인용 포도들도 우리동네 와이너리 캐런네가 가져가서

    향기로운 술로 익어가고 있고.



    올해도 더운 날이 많아서 

    포도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욕심도 많다.

    두해 연거퍼 포도가 풍년이었는데.








    짦은 해

    넘어가기 전에 바삐 가위질 하느라

    더러 남겨두어야 할 가지를 

    잘못해서 뭉턱 자르기도 한다.




    아침엔 모짜르뜨로 경쾌하게 시작한 음악이

    오후엔 느긋하게 

    컨추리언 웨스턴 뽕짝으로 흐른다.


    그렇게 일이 흥과 섞여서 


    겨울 하루가 빠르게 저문다.









    이천십육년 일월 십사일


    교포아줌마

    음악은 Keith Urban의  You'll think of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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