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가치 1- 어느 선배의 삶횡수설설 2011. 1. 11. 12:07
친한 선배로 부터 그 선배의 말을 여러번 들었었다.
대학 졸업 후 곧 사복 수녀가 되어 빈민구제 사업에서 봉사한다고.
거처도 일정치 않고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먹고 자고.
그를 만날 수 있는 길은 간행 출판물을 내는데 인쇄물을 책자로 묶어
수신인들에게 우송하는 일을 하는 장소에 도우미로 가서 만나게 되는 것 뿐이라했다.
물세수에
가위로 자른 머리에
기능상의 옷 만을 입은 선배는
어울린 사람들의 말을 열심히 들어준다.
무슨 말이든지 다 받아들여주는 눈으로.
이런 저런 돌아가는 말 끝에 드물게 입을 연 선배로 부터 들은 말.
'티베트나 동남아시아 나라들의 절에서
어릴 때 부터 절에 들어가서 중으로 일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과잉생산으로, 과잉 인구로 허덕이는 지구의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조용한 공헌자들이라고 생각해.'
듣는 순간 떠억 얹혀서
그 말을 다시 씹고 되씹어 내 속이 편하게 되기까지
나도 같은 생각이 되기까지
지난 몇달이 걸렸다.
선배가 빈민들을 친근히 여기며 같이 생활하는
(돕는다는 말은 절대 안썼다)
마음밭이었다.
사람의 가치는 생산성으로 따질 수 없고.
누구나 한 목숨 그 자체로 다 귀하다는.
따뜻한 기운이 절로 옮겨오던
나이가 전혀 안느껴지던 선배
눈이 오고 추운 이런 밤엔
어디서 누구랑 온기를 나누고 있는지.....
이천십일년 일월 십일일
교포아줌마
'횡수설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월 중순 아침에 (0) 2011.09.14 이상은 이상 그 이상으로 연구되어야 이상이지 않을까-걸투르드 슈타인 (0) 2011.08.18 준비 (0) 2009.10.13 내 몫의 명품 하나는 다 가지고 산다. (0) 2009.07.05 아버지날 주간에 (0)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