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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보고 시계 보고 또 하늘 보고
    농장주변이야기 2007. 5. 16. 11:39

    어머니한테 다녀 왔더니 
    제비들이 지지배배 온 집안을 싸고 돕니다.

    작년에 새로 완공된 cedar barn 처마 밑에 흙집을 지어놓고 
    삿끼 네마리 주둥이만 있더니 차차 눈생기고 몸집 늘고 날개 돋아
    걸음마 시키고 나는 연습하여 가을에 남쪽나라 갔었는데요.

    향나무 결 그대로 살리느라 칠한 스테인 냄새도 가시지 않은 멋진 BARN에 새끼들 똥 
    가득 뿌리는 걸 보고도 차마 못 내쫓은 건
    새끼 기르는 부모는 다치지 못한다는 엄한 자연 법칙에서였는데...







    올해 또 그 흙집에 벌써 알 낳아 깃들인 걸 보면서

    남편왈 작년에 미리 집을 못짓게 씻어버릴 걸 하기에
    그래도 자기집을 찾아오는 걸 보면 아마 그 자리에 또 지을 껄 하니
    그때 그 제비들인지 아님 집이 있어서 빈집에 들어와 앉는건지 어찌 아누 하기에
    흥부놀부전에는 같은 제비가 보은박씨를 물고 돌아오는 걸로 되있쟎우하니
    남편왈 같은 제비라는 과학적 근거를 대라 하더이다.

    남편은 과학하는 사람이라
    뭐든지 증명되지 않는 것은 믿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렇게 훈련되느라 참 오랫동안 세월을 쓴다는게 놀랍습니다.

    대신에 농사에도 과학을 응용해서
    농사를 참 복잡하게 짓는다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론 항상 효과가 배가 됩니다.

    라벤다밭 밑에
    검은 비닐 직조를 깔아 잡초방지하고 열효능을 높인 덕에
    제초하는 인건비가 천문학적으로 줄고 제초제 안뿌려 유기농을 유지하구요.

    포도도 와싱톤 주립대 농대와 의논해서 기후에 맞는 품종을 심느라 항상 준비기간이 
    더 걸립니다.

    문제는 그 다음엔 날씨에 맡기는 순종을 배워야 하는데 
    자연과 화합 타협하는 일엔 전적으로 서투르다 못해 불화한다는 겁니다.

    봄이 늦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에도 
    예정 계획한대로 사람들을 동원해서 강행군으로 들일을 시키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건물 속 기업에서 일한 사람들의 한계지요.

    해보고 농사져야 하는데 시계보고 농사짓는 사람입니다.

    요런 땐 내가 기를 쓰고 남편을 설득해야 합니다.
    시간 많이 걸려서 말입니다.

    이년여 이런 갈등을 겪으면서
    남편도 차츰 하늘을 올려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가 구름 한점만 척봐도 일주일 날씨 알아맞추는 농꾼 나올지도 모릅니다.


    남편은 밭의 구도를 모조리 직선으로하고요
    저는 구비구비 둥글립니다.

    참 우리 부부는 그런대로 천생연분입니다.

    서로의 모자라는 점들을 보완하는 데 서로가 딱입니다.

    공통점은요
    농사꾼이 되려고 무지하게 안깐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천칠년 오월 십육일 

    사이비 농꾼

    교포아줌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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