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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빈당 시절
    지난 글 들 2011. 10. 11. 13:21

    욱기는 일은 그때 장발, 미니 스커트 단속이 심하고

    서수남 하청일 등의 인기 가수들은

    불량 청년 계몽하는  명랑 건전 가요를 하나쯤은 꼭 불러야했다.

     

    '머리 긴 채로 명동 나갔죠.

     아 그런데 이일을 어쩌나요.

     아저씨가 보자고 해요.

     웬일인가 하면서 따라갔더니 

     그다음엔 챙피해서 말안할래요.

     여러분도 이렇게 당하지 말고

     어서 긴머리 깎으세요.(머리 깎어)

     어서 긴치마 입으세요.

     

    이런식의 공갈협박조의 노래도 라디오에서 맨날 흘러나오던 시절이었는데.

     

    우리 칭구 하나는 이 노래듣고 감동먹고 두 말 않고 머리를 박박 밀어버리기도 했다.

     

    이 서수남씨 조언을 안들었다가 바리깡으로 지금의 mohawk 헤어 스타일의  반대로  머리를 깎인 애덜도 

    거리에서 심심챦게 볼 수 있었다.

     

    그런 시절이었다.

     

    사복 경찰들이 자를 숨겨갖고 다니면서 머리 길이도 재고

    예쁜 처녀들 치마길이도 재서

    경범죄로 유치장에 보내지던.

     

    걔 중엔 사칭 사복 경찰, 중앙정보부원들도 횡행해서 젊은 칭구덜 머리도 북북 밀고

    아가씨덜 다리도 자로 탁탁 때려 울려가며 재미본  치한들도 있었다는 뒷 얘기.

     

     

    그 때 이 너무 갈려서, 너무 이 떨며 무서워해서, 너무 이 갈아서

    지금 이나이에 벌써 이가 하나도 안 남았다고 박박 우기는 친구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 때 썰 풀던 후유증 아닝가 싶다.

     

     

     

     

     

    골빈당 조직은 꽉 짜여있는건 아니었다.

     

    하릴 없이 만나게 되는 친구, 또 친구의 친구, 친구의 애인, 애인의 친구, 그 친구의 후배,

    후배의 선배.....

    이렇게 엮어서 구라빨이 쎈 친구 서넛이 썰을 풀며 실실대기 시작하면

     그날의 골빈당 모임은 성사되는 거디였다.

     

    아무리 조직이 엉성해도 골빈당의 주축을 이루는 젤 하릴없는 몇 몇 친구들이 핵심 멤버였다고 할 수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썰들을 호시탐탐 풀었다.

     

    우리가 누군가

    영어들도 그 당시로는 꽤 하는 수준덜이어서^^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는다.

    GO MAN GO IS MAN IS. 

     

    되면 크게 되겠다.

    IF BECOME, BECOME LARGE.

     

    등등...

     

     

     

    최루탄 연기가 자욱하고 

    돌맹이를 던지고

    방망이에 멍들고 탱크가 들어오고 도망치고 잡혀가던 암울했던 캠퍼스

     

    아예 무뇌아가 되고 싶던 우리들의 현실도피였다.

     

     

    그당시 서울 장안에서 우리 골빈당들 보다 더 구라를 잘 푼 무리가 딱 하나 있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딱 두발로 균형을 잡고 절대로 안넘어지면서 자신을 소개한 뒤

    당시 유행하는 노래를 차장의 끈질긴 만류에도 끄떡없이  끝까지 다 부르고 손을 벌리던 아이덜.

     

    '여어러분

    저는 일쩨 시대에 조부모를 잃고 대동아 전쟁때 외조부모님을 잃고

    육이오때 부모님을 잃고 .....

     

    해다앙화 곱게 피이이는 서엄 마으으을에~~'

     

     

    우리 칭구덜이 그 아이덜의 구라빨에 기죽고

    노래에 넋을 잃고 그들의 구라를 열심히 듣게 된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따라가서 짜장면도 사주고 구라 뒤편의 사는 모습들도 찾아보고...

     

     

    그렇게해서

    이 비좁은 버스 안을 직장 삼아 돈벌이를 하던 소년 소녀 가장들과의 인연이 맺어졋고

    골빈 젊은이들이 야학교를 시작하게 된 거디였던 거디다.

     

     

    방황하고 위축되어 신음하던  그 주체못할 열정이 뻗을 곳을 찾은 화끈한 일이었다.

     

    드뎌

    밥 먹고 먼가 할일이 생겼던... 

     

    우덜 골빈 교사들은

    사실 그 아이들로 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웟다.

     

    그 아이들이

    우리들의 스승이었던 것을...

     

    허탈감

    길잃고 두리번거림

     

    젊음의 특권이여

     

    그 무진장한 가능성의 원천이여.

     

      




    >> 

     

     김민기 중년의 목소리인듯. 

     무게가 너무 잡혀서, 스무살 무렵의 허탈한 기운이, 덜 느껴진다.

     

     

     

     

    이천십일년 시월 십일일 

     

    어제 오늘에 이어 스무살로 푸른 교포아줌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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