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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 드레스-다큐 필름 The Nettle Dress구경하기 2024. 11. 14. 12:41
이십 여년 전 처음 미 대륙 북서쪽 인 와싱톤 주 에 왔을 때들깻 닢 처럼 생긴 풀 이 궁금해 손 대자마자 쿡 쏘인 적 이 있다.한 해 살이 풀 로 잎 에 작은 솜털 들이 보얗게 돋아 있는데 살갗 에 닿으면 쐐기 에 쏘인 것 처럼아프고 심 하게 붓고 독 이 올라 며칠 고생 한다.그 후 론 보기 만 하면 멀리 하고 뜰 에 있으면 뽑아 버린다.동네 이웃 들 중 에는 더러 봄 에 나는 네틀 새 순 을 장갑 낀 손 으로 뜯어데쳐 샐러드 에 섞기도 하고 차 로 말리기도 한다고 들었다.언젠가 섬유 아티스트 인 나탈리가네틀 을 삶아 섬유를 뽑아 성글게 마늘 넣는 바구니를 만들어 보여 주는데문득, 어릴 적 읽은 네델란드 동화 작가 안델센 의 '백조 가 된 왕자들' 이 떠 올랐다.마녀 인 새 엄마 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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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을 만들어 짜는 거미 여인들구경하기 2022. 12. 19. 00:00
해마다 겨울의 초입 우리 동네엔 실을 만들어 이것 저것 만들며 노는 여인들이 모여 자신들이 만든 것들을 보여 주고 파는 행사가 있다. 지난 이년 간 코비드로 중단 되었는데 다시 열렸다. 동물의 털 알파카, 양, 그리고 털이 보드랍고 긴 개 털 까지 물레를 돌려 실을 만들고 물감을 들이고 뜨고 엮고 얽고 틀에 넣어 짜고 삶고 쪄 두껍게 줄여서 조끼 나 모자를 만들기도 한다. 작품을 내는 회원 들 중엔 삼삼오오 작은 그룹이 모여 실을 만들고 짜며 노는 사이로 누구의 작품인지 단박에 알아보기도 하고 서로의 작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인류가 함께 잘 살자고 기원하면서 짰다고. 내가 아는 일본계 미국인 삼세인 재니스 간장 종지 만한 바구니 몇개를 출품했네. 몇 년 전엔 바닷가 에서 주운 다시마 줄기 말린 거랑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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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매드랜드'를 보다구경하기 2021. 5. 2. 01:07
영화가 끝나고 나면 '떠난 사람들 에게 바친다 어디선가 다시 만나자.' 라는 자막이 뜬다. 이 마지막 스크린 에서 비로소 눈물이 풍풍 솟구쳤다. 완전한 카타르시스 였다. 황량한 미국 서부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길에서 사는 사람들의 다큐먼타리 같은 영화. 가슴을 멍하게 하는 사연들, 장면... 무엇 보다도 빈 들에서 빈 몸으로 사는 사람들 간의 절실한 반짝이는 별 같이 영롱한 대사들로 한 순간의 지루함이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홈(Home), 그건 단어일까? 아니면 우리 속에 항상 갖고 다니는 것일까?' '우리 엄마가 당신이 홈리스라고 하던데요? 정말이예요? 아니. 나는 홈리스가 아냐. 집이 없지. 같은 뜻이 아니쟎니? '나는 네가 겪은 걸 상상할 수도 없어. 남편을 잃고, 친구들과 살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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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마가렡 조(Notorious C.H.O.)구경하기 2010. 10. 4. 14:01
영화의 처음에 뜬금없이 나오는 만화영화 한국사람들은 흑인들을 싫어하고 흑인들은 한국인들을 싫어해’ 라는 사회정치적으로 위험한 금단의 대사가 나온다.마가레ㅌ 엄마같이 생긴 가겟집 한국 아주머니와 젊은 흑인 손님사이에 언어장애와 편견으로 인한 충돌과 급기야는 서로 따발총을 겨누는 장면. 그다음엔 서로 이런 태도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식의 한층 부드러운 대화가 이루어지는 (역시 서로간에 말은 잘 안통했지만) 인종관계 계몽성격을 띈 내용이다. 장면이 바뀌어 그녀의 부모가 나온다.마음씨 좋게 생긴 전형적인 한국인 모습이다. 아버지는 유창한 영어로 그녀의 코미디 의 소재들은‘마땅히 거론되어야 하는 것’들이라며 딸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녀의 초창기 시절부터 줄곧 코미디의 소재가 되어온 미국의 마가레트 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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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려운 입장구경하기 2007. 8. 8. 23:07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짤트 탄생 250년을 맞아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지구상의 한 도시인 씨애틀의 씨애틀 씸포니에서도 온통 모짤트의 음악들로 갖가지 프로그램으로 요절한 천재의 생을 축하하는 페스티발을 벌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눈길을 끈 것은 바이올리니스트인 잍착 펄만(Itzhak Perlman)이 초청 지휘자로 모짜르트의 장송곡(Requiem)을 지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몇번을 보았던 영화 ' 아마데우스' 의 소재가 되었던 레뀌엠의 감동을 생음악으로 느끼는 기대감 어릴 적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앉아서 바이얼린을 켜는 퍼얼만이 어떤 지휘자의 모습으로 어떻게 이 중후하고 심오한 음악을 연주할까 하는 호기심 그의 제자인 한국인 이세 열일곱살의 레이첼 리(Rachel Lee)가 바이올린 콘첼토 No.5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