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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리끼리' 의 집단 도덕 불감증
    뉴스얽힌 글 2019. 9. 10. 00:18



    친구는 

    교환교수로 미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모교에서 비싼 원서를 주문해 오는 한 스승의

    요구를 따박따박 들어드렸다.

    어떤 책은 몇 백불씩이나 하는 것도.

    신음이 흘러 내게도 들렸다.

    왜? 그래야만 하는데??


    몇 년 뒤 친구는 그 스승의 도움으로

    모교로 정 교수발령을 받았다.


    그 친구가 부임한 과에 친척 조카가 조교를 하고 있었다.

    조교 연구비를 그 교수 친구가 매달 조카 은행 구좌에 입금하면

    조카는 그 돈을 현금으로 찾아 매달

    교수 친구에게 다시 전액 갖다 바쳤다.


    왜?그래야만 하는데??



    *  * *

    어떤 프로젝트에 

    한국 유수의 과학기술 기관과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회사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의 과학자의 와이프가

    대학교수로 안식년 휴가로 미국으로 오는데

    미국회사의 연구실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전공도 다르고 해당되는 분야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더니


    회사에 안 나가고 

    그냥 채용한다는 서류 한 장 만 써 주면 된다고.


    안식년 연구 명목으로 미국에 오는 그 와이프는

    아이가 유학하고 있는 미국 다른 지역에 머물 예정이라고.


    아무런 주저나 거리낌이 없이 

    아주 경쾌하게 당당하게 부탁해왔다고.


    ***



    한국의 우두머리 또는 중요한 사람들은

    건물 중앙 현관 앞에서 운전기사가 차를 대기하고 있다가

    문을 나서기가 허리를 굽혀 문을 열며 무섭게 공손하게 모신다.


    이 '모시기'의 순간을 위하여

    우두머리' 의 차 타기의 매끄러운 진입을 위해

    건물의 현관 앞 수위, 운전기사의 빈틈 없는 노심초사가 있다.


    건물이 사무나 보는 공공 건물일 경우엔 그래도 괜챦다

    병원 건물일 경우, 검고 거대한 차량이 미끌어져 들어오면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탄 중환자를 돕던 정문 수위가 

    환자를 돌연 옆으로 밀어내고 달려가

    검은차의 문을 열어주고

    차에서 당당하게 나오는 뭐시기 인간을 모신다.



    이렇게 주위에서 알아서 당연하게 우선으로 모셔지는

    인간들에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왜 그렇게 모심을 당하느냐고.


    아~ 아무리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그렇게들 모시려고들 해요.

    어쩔수 없어요.



    현관의 수위 들과 운전기사 들 에게도 물어봤다.

    꼭 그래야만 하느냐고.


    '안 그랬단 짤려요

    다들 모셔지길 원하지요.'


    그렇게 한국의 윗대가리 들은

    주위에서 알아서 모셔준다.


    가려운 데를 주위에서 알아서 척척 긁어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앞길을 편하게 봐주고 치워준다.

    어디 자신 뿐인가

    가족들 까지도.


    댓가를 기대하기에 친절이 아니다.

    댓가성 뇌물이다.



    이 댓가성 친절은 

    지위고하를 빈,부를 막론하고 

    한국사회에 널리 펴져 있다.



    *   *  *



    일련의 손님들이 이번 여름에도 다녀갔다.


    우연히 젊을 적 함께 야학을 했던 친구를 아는 사람이 왔었다.


    자기가 하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잘 나가던 친구를

    뇌물 받은 혐의로 현직에서 물러나게 만든 

    유명한 정치 단체 뇌물 사건이 있었다.


    ' 그 선배는 참 억울하지요.

    돈 받아서 배 고픈 후배들 나눠주느라 그러셨는데.'


    *  *  *


    로빈후드는 의적이라 괜찮은 게 아니다.

    도둑은 의인 이기 이전에 불법을 행하는 도둑이다.


    '나'나 '우리'가 하면 다 괜찮고 피치 못할 이유가 있고

    남이 하면 부정과 불법이 되는 것은


    그 만큼 한국사회에 부정이 만연 하다는 뜻이다.


    일상의 평범한 생활 속에서

    밥 먹듯이 물 마시듯이

    자연스레

    대가성 모시기 와 베풀기 가

    행해지기에


    지연, 학연, 혈연 그리고 이득.이익, 편의를 위해

    넝쿨처럼 두루두루 엮이고 얽힌 인간관계에서

    끼리끼리 봐주는 이 부정을

    피할 방법은 참 요원하다.



    '끼리끼리'

    모여 무리의 힘으로 

    원칙을 쓱싹 무시할 때

    부정부패는 그 속에서 잘도 견딘다.


    한국인으로

    단체적인 도덕 불감증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한국의 지금

    부정부패와 대대적인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요즘의 한국 사태를 보면서

    이렇게 까발겨진,

     관행으로 치부되는

    봐주기, 모셔주기, 알아서 긁어 주기 들이

    부정이란 걸 자각하는 계기가 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마음이 든다.


    지금보다는 

    더 밝아질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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