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튼 셕산 (Mt. Shuksan) 저녁 무렵

마운튼 셕산(Mt.Shuksan)

마운튼 베이커 동쪽에 마주 선

돌산.

처음 셕산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문득 떠오르던 시

*  *  *

박목월의 산도화

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  *  *

돌산이니 석산으로 불러도 되겠다 하고

내 마음에 넣었다.

흰 만년설을 뒤집어쓴

위풍당당한 베이커 보다

아담해서 편하게 느껴지는 산

다정하게 품게 되기까지

한 십오년 걸렸네.

*  *  *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에 올랐다.

시월 중순인데도 이어지는 따뜻한 날씨에

언제 눈으로 닫힐지 모를 등산로들에

조금은 조급한 마음으로.

맞은 편에 높이 앉은

 베이커가

셕산에 산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바람 한점

구름 한점 없네

빛이 있어서

작고 큰

 못, 웅덩이들이 

저렇게 

산을 비쳐낸다.

산끝이 발갛게 끝물이 들도록 

작은 연못가에 앉아 있었네

마지막 한 점 빛이 

산끝을 물들이고 사라질 때 까지

해가 진 후에

남은 빛이 있더라

붉은 기가 가시면서

연보라빛으로

그렇게 

어두움 속으로

산이 사라져 가던 걸

길 잃을 까 

어둠에 눈을 익히며

내려오는 길

초생달 지나 반달 안된 작은 달이

떠 있었다.

이천십팔년 시월 십사일

교아

* 사진은 이천십팔년 시월 십사일 일요일 저녁

아이폰과 Sony alpha 5100 24 mega pixel 

카메라로 찍음

*아티스트 포인트는 Mt. Baker Highway 와싱톤주 Rt. 542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Mt. Shuksan과 Mt. Baker를 양쪽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해발 오천피트 위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칠월 부터 첫눈 오는 구월 말이나 시월 초 까지 길이 열린다.

다리가 불편해서 산행이 어려운 사람들이 차로 올라가 

파킹장과 근처의 관망대에서 노쓰 캐이드 산맥, 캐나다 국경 사이의 봉우리들을 

함께 볼 수 있는 360도 전망을 즐길 수 있고

베이커나 셕산에 오르는 등산로들로 이어진다.

 

김민기 그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