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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ple Pass 트레일 노쓰 캐스케이즈 내셔널 파크 - 시월 초순 2017
    산, 들, 강, 바다 2017. 11. 6. 14:10


    브루클린에서 돌아와서

    한동안 손녀 보고 싶어

    갈팡질팡 

    안절부절하는 마음을

    하이킹으로 달랬다.




    육개월 동안

    아가만 안고 업고 

    아가 눈 높이에 맞춰 기어 다녔으니

    예전 처럼 산에 오를 수 있을까 

    알아 볼 겸.



    도시의 분주한 공간에서

    목줄에 묶여다니느라 고생한 우리 강아지가

    갈 수 있는 트레일을 골라 다녔다.




    워싱톤주의

    캐스캐이드 산 트레일들은

    대부분 구월 말이면 눈으로 닫힌다.


    십년 전 쯤에 갔던

    노쓰 캐스캐이드 산맥 국립공원 바로 경계 밖에 있는

    Lake Anne 과

    Rainy Lake

    두 호수를 낀 Maple Pass 트레일에 갔다.





    오르기 바로 전날 내린 눈으로

    등산로가 막히지 않을까 조바심 했는데

    살짝 덮히기만 해서 다행이었다.





    전나무 향나무가 울창한 와싱톤주의 산들엔

    붉고 노란 단풍이 군데군데 든다.



    잎을 떨구기 전

    낙엽송 (larch)이 노랗게 물들고

    땅을 기는 블루베리 잎들이 빨갛게 물든다.











    앤 레이크


    십년 전엔 철이 좀 일렀는지


    바로

    이 자리에 씨 대신 꽃이 피어있었는데.







    하얀 눈까지 군데 군데 덮여

    단풍이 선명하게 돋보였다.







    앤 레이크를 지나 


    메이플 패쓰(고개, 령)을 넘고 나면


    레이니 레이크 (rainy lake)가 있는 골짜기로 들어가는

    능선길이다.



























    앞장 섰다가도

    사람이 오는 기척이 나면

    불이나케 돌아와 우리 곁에 얌전히 앉아

    다른 등산객이 지나길 기다리는 우리 강아지.




    기다리고 나면

    상으로 맛있는 걸 받아 먹는 맛에

    열심히 달려 온다.



    이렇게 훈련 잘 된 착한 개가 있네.


    칭찬들이 자자하다.


    훈련이 별거 아니다.^^



    내려오는 길에서 

    왼쪽에 레이크 앤이 이렇게 보이고










    좁은 능선길을 내려오다보면

    오른 쪽에 레이니 레이크가 보인다.










    두 호수의 트레일 입구가 달라서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루프(loop)로 두 호수를 다 볼 수 있다.



    길이 6.7 마일

    고도 변화 2276 피트



    레이크 앤으로 오르는 길이 덜 가파라서

    우리는 그 쪽에서 부터 시작했다.



    레이니 레이크는 경사가 급해

    음습한 느낌에

    레이크 앤 보다는 덜 눈을 주고 빠르게 지나쳤다.


    내려오는 길이라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두어시간 후면

    해가 질 시각에


    한 젊은이가 카메라를 짊어지고 오른다.


    오늘밤 달빛에 

    길을 찾아 내려 간다고.


    내려가는 길이 밤이니

    비교적 길이 넓고 

    시야가 트이고

    경사가 완만한 레이크 앤 쪽으로 내려가느라

    해 있는 동안

     급경사의 좁은 능선길

    레이니 레이크 쪽으로 오른다고.





    돌아오는 길


    그 날 밤

    보름 가까운 달이 


    아주 밝았다.




    다녀 오고 난 

    이틀 후


    큰 눈이 오고


    트레일이 닫혔다는 소식.


    내년 여름에나 다시 열린다.



    휴우


    조금 더 늦었으면 올핸 한번도 

    산에 

    못 갈뻔 했네!



    못 간다고 별일이 있으랴마는.


    손주 보는 일이 없어지니


    절절하게 신명이 날 일이 

    손끝에 없다.




    이천십칠년 시월 초순에

    산에 다녀 온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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