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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아침에-어떤 입뉴스얽힌 글 2017. 5. 11. 00:22
그 해
봄
정권 연장을 위한 억지에
교내엔 최루탄이 수없이 터지고.
강의실은 데모 나간 학생들로
반 이상이 비었다.
윤리학 개론을 가르치는 신부였던 노교수
한 시간 내내
앞 줄에 앉은 한 여학생과
청와대에 사는
그 아버지 어머니 칭송으로 목청을 높였다.
소위 그 당시 우리 캠퍼스에서 설치던
내놓고 아부하던 어용 교수 중 하나였다.
'공부합시다'
'그마 하입시데이'
'아이 CX 재수없어'
뒷 좌석에 앉은 학생들이 그렇게 교실을 빠져나갔다.
앞자리 그 여학생 옆에 앉았던 나
그 노 신부 교수가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부모를
그리도 한시간 내내 칭송하는 내용을
단 한 순간의 흐트림 없이 경청하던
그의 옆모습을 지켜 보았었다.
강의가 끝났을 때
십분의 일도 안 남은 학생들과 강의실을 나오면서
내가 그녀에게 물었었다.
한시간을 참고 듣느라 본인은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 신부님 강의 내용 어땠어?'
'신부님은 고등학교 때 부터 내 고해성사 신부님이셔서
늘 나 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만 해주셔.
오늘도 많이 도움이 되었어.
고마우신 분이셔.'
나랑 친구 C는 아무 말도 더 잇질 못했다.
턱하고 막혔던 답답함이 졸업 후
그녀의 근황을 뉴스로 들을 때 마다
사십년간 계속 떠오르곤 했었다.
-뉴질랜드 남섬 Kaikaura 상공, 지진이 나서 철길이 무너지는 바람에 못가고 하늘길로 지나쳐야했던 곳-
오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 신부님 이젠 돌아가셨겠지.
그 해 봄에 그 강의실에서
젊은이들 머리에 가슴에 똥을 뿌려대던 그 더러운 입
똥을 먹은 그 여학생에게나
같은 강의실의 나에게나
내 친구 C 에게나
참 더러운 봄날이었다.
이젠 그만 잊을 수 있다.
지워야지.
뉴질랜드 남섬 Kaikaura 해안 바닷물-화산재가 강물에 섞여 바닷물에 섞이는 곳
이천십칠년 오월 십일
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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