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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운 날 올림픽 열기 속에서
    뉴스얽힌 글 2016. 8. 20. 10:07




    더운 날의 연속인 요즘


    해 아래는 타는 냄새가 날 정도이다.

    작년 이 맘때 

    누가 지나가면서 불꽃을 여나문개나 던져 불을 내

    이웃들의 건초로 바싹 마른 들은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타고

    불자동차가 몇대나 와서 한 나절 불을 끄고

    우리 들까지 오기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겨우 불길을 잡았었다.





    일년의 반 이상이 우기인 우리 동네에선

    겨울엔 줄창 오는 비로 아가미가 생길 정도로

    물 속에서 사는 우리는 해가 쟁쟁나는 날이면

    음지 식물처럼 시들고 늘어져 맥을 못춘다.



    다행히 올림픽 경기를 보며 

    실내에서 이열치열한다.






    이번 미국의 올림픽 경기에서

    두 아프리칸 어메리칸 젊은 여성의 쾌거가 크게 보도 된다.


     단거리 수영선수인  씨몬 마누엘(Simone Manuel)

    기계체조의  씨몬 바일스(Simone Biles)




    특히

    수영에 아프리칸 어메리칸으로 처음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된 

    시몬 마누엘의 쾌거는 미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했다.


    미국에서의 수영은 백인들 전용의 스포츠다


    미국의 

    실내 수영장이나 해변가에서

    수영을 즐기는 흑인들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흑백 분리에 저항한 육십년대 흑인인권운동의 격랑을 지나고도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흑인들은 알게 모르게 수영장, 해변 출입이 금지 되어 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부끄러운 미국의 치부이다.


    남침례교단이 몰려 살고 있는 

    남부 바이블벨트의 실내 수영장들에서는

    간혹 친구를 따라 같이 간 흑인 어린이들을

    풀장 측에서 출입을 거절하는 사례가 아직도 뉴스거리가 되는 걸 보기도 했다.


    시몬 마누엘의 100m 자유형 금메달 소식은 

    그래서 편하지 않은 놀라움으로 미국인들에게 다가왔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흑인 여성 수영선수.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어린 싹들이

    수영과 담쌓고 수영장과 멀리 살아왔는가


    금메달을 목에 건 시몬의 눈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함께 했을까







    비단 수영 뿐일까


    올림픽을 보느라면 맨몸으로 뛰고 날아오르고 던지고 들어올리는 종목을 제외하면

    많은 경기 종목들이 

    부유층의 전유물인 것들이 많다.


    승마, 바이킹등은 아주 그렇다.





    벌써 십년도 더 지난 일이네.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일년 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저소득층의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을 때.


    방과 후와 주말에  

    하이킹, 써핑, 카약킹, 카누잉, 실내 인공 암벽 또는 자연 암벽등반등의 프로그램을 짜서

    신나게 아이들이랑 함께 어울려 놀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신흥 부자들, 닷컴 컴퍼니들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를 쓰고

    기부를 받아서 실험적으로 해 본 프로그램이였는데


    참가했던 청소년들은 한번도 못 접해 본 도시 밖의 생활에서

    자연 속에서

    새로운 자신들을 발견했다고 했다.

    가능성, 희망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여가로 즐기는 스포츠들이, 자연을 즐기는 활동들이,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란 것을 알았다.' 


    딸은 그렇게 백인 중산층 죄의식(white middle class complex)을 토로하고 미안해했었지.


    아시안들은 교육정도, 경제 수준으로 백인에 끼어 

    흑인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누리고 있는 것들이 있다.


    유색인종임엔 변함이 없다.







    요즘

    미국에선 화이트 프리빌리지 (White Privilege) 백인들이 당연히 누리는 특혜에 대해 

    언론들에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백인들에겐 아주 불편한 이야기다.


    몇 주 전 시애틀 지역의 TV 저녁 뉴스에서

    백인 여성이 백인들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이젠 과감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백인들을 대상으로 워크샾을 하고 있는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자신들이 백인으로 태어난 것 때문에 

    당연히 받고 있는 사회적인 특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려들지 않는 그 사실 자체가 인종차별주의자 라고.



    알게 모르게

    백인들만 누리는 구석들이 미국엔 숱하게 널려있다.







    올림픽에서의 시몬 마누엘의 첫 흑인 수영 금메달에

    더 많은 아프리칸 어메리칸 미국 어린이들이 수영장 출입을 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



    등산길에서 흑인 가족을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불편한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사진은 시애틀 북쪽의 베이커 마운튼과 셕산 마운튼(Mt. Shuksan)-

    팔월 둘째 주





    이천십육년 팔월 십구일

    연일 타는 더위와 올림픽 열기 속에서


    아시안어메리칸이면서

    화이트 미들클레스 죄의식을 느끼는

    어정쩡한 위선자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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