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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어느 한낮 (2016)농장주변이야기 2016. 7. 16. 00:57
올해도 예년처럼
라벤더밭에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이런 저런 사람들.....
눈 가지고 코 가진 사람들이 열심히 다녀갑니다.
글쓰는 사람
사진찍는 사람
그림그리는 사람들도 옵니다.
작년에 이어 동네 스케치 그룹이 또 왔습니다.
수채화, 유화, 연필화 그리고 수묵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섬의 곳곳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모이는 스케치 그룹이랍니다.
집 밖으로 나와서 그저 바람쐬는 일이라고들도 합니다.
개 중엔 중견 작가도 있고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초보화가지망생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지각색 천차만별의 화가들이
단지 그림을 그린다는 같은 취미로 모여다니는 것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상대방의 그림들을 서로 보면서
칭찬들을 합니다.
더러 웃기도 하구요.
우.열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편안한 모습들입니다.
아내를 따라온 남편이 스케치북 한장을 얻어 매직펜으로 스윽스윽 그렸는데
같이 온 사람들이 와우 와우 하면서 격려를 합니다.
또 화가 하나 탄생합니다.^^*
여름볕은 한창이고
라벤다는 절정을 향해 강렬하게 치닫고
향기는 어지럽습니다.
곧 지나가겠지요, 다.
흐름의 순간들을 잡아두는 일.
하늘
구름
꽃
바람
햇살
향기
그 속에 함께 흐르는 나
그리고
너
...........
다 잡으려고
열심들입니다.
유한한 생명들이
무한을 향해 쬐끔
가지 벋는 일 같은 걸 까요.
언젠가 바랠지라도.
이천십육년 칠월 중순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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