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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카 결혼식-헐리우드 스타일
    다문화사회 2012. 9. 30. 04:08






    구월 마지막 날 여동생 큰딸인 조카가 결혼을 했어요.


    신랑이 월남계 미국인인데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젊은 극작가랍니다.

    우리 조카랑 첫눈에 서로 반해 만난지 삼년 만에 드디어 결혼했답니다.


    일년 전

    이태리의 Old Rome에서 프로포즈를 받았었구요.


    *

    리허설 모임




    일요일 결혼식을 앞두고 토요일 저녁에 리허설로 동생네 뒤뜰에서 양가 식구들이랑 결혼식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결혼식 연습도 하고 한바탕 먹고 마시며 즐겁게 만났답니다.



    신랑 친구인 에릭이 쿠킹이 취미라고 손수 즉석에서 음식을 해주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동생네 열네살된 노견 돌돌이도 한몫 단단히 했구요.


    무엇보다도 공식적인 식장이나 공공장소가 아니어서 잔디밭에서 두집안 친지들이 남녀노소 섞여서 자연스레 어울렸어요.








    결혼을 맹세할 웨딩 아아치를 신부의 여동생이 디자인하고 신랑 친구들이랑 함께 만들었어요.


    상업 디자인을 하는 아티스트인 여조카의 센스가 언니의 결혼식에 맘껏 발휘되었지요.





    결혼식



    식은 전통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신랑의 꼬맹이 조카들이 몽땅 식에 참가해서 아주 예뻤어요.









    신랑이 결혼식 절차를 정하고 주례사도 직접 써서 친구에게 사회를 보게했는데요.


    신랑 둘러리들이랑 신랑이랑 모두 같은 스니커를 신었구요.


    신랑의 열세살난 조카가(노란옷) 축가를 부르는 동안 

    신랑 둘러리들이 춤을 추는데 아주 이색적이고 즐거움을 더했지요.



    이 열세살난 신랑의 조카는 키가 백팔십이나 되고 벌써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은 어린 가수라네요.

    아주 감미로운 사랑의 노랠 불러주던걸요.



    조오기 반지 들고 있는 꼬마 마이키는 너무 긴장해서 식이 끝났을땐 머리가 아플 지경으로 긴장했다더군요.


    리허설 모임때 공도 차고 어찌 신나게 정신없이 노는 장난꾸러기였던지 

    제 카메라에도 그 귀여운 모습이 여러번 찍혔답니다.




     신랑은 결혼선서로 일생동안 신부를 위해서 PHO를 만들어 주는 요리사가 될것을 맹세했구요.

    신부는 어려울 때도 잘 참아나가서 결혼을 지킬것을 약속했어요.


    주례를 본 친구가 (이 친구도 영화 만드는 친군데 너무 웃겨서 온통 웃음바다가 된 결혼식이었어요)

    특별히 신부에게 STORMY DAYS를 잘넘기라고(신부가 한국여자이기 때문에) 하는 대목에서

    모두들 왕창 웃었구요.


    싸울 때 무조건 신부가 옳고

    (신랑이 옳은 때만 빼고)


    그래도 안 풀릴 땐

    둘이서 벽을 바라보고 풀릴 때 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말기' 를 서약 시켰습니다.


    비에트남의 금언이라네요.


    *


    이렇게 식이 끝나고 양가 사진 찍는데요.

    역시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친구인 사진사가 웃기는 얼굴 만들어요 하니까

    신랑측의  사람들은 와그르르 무너지며 신나게 표정을 망가뜨리며 폼쟀는데


    우리 식구(몇명의 다른 피부빛의 배우자들도 섞인) 들은 얼굴이 더 굳어지던 걸요.

    멋있고 기품있게 보이려고 기를 쓰는 거지요.


    우와 , 못 말린다.

    우린 왜 이렇게 근엄하고 심각한거야.


    삼십대와 달리

    이십대 조카들이 같이 선 부모님들 따라 자신들도 어정쩡하게 웃었으면서도 

     아주 열등감 느낀다고 다시 한번 

    우리들의 긴장된 정서를 성토 하더군요.


    맞아, 맞아

    그러니까 이 조카가 신랑 정말 잘 만났어


    우리 모두 신랑이랑 그 가족들을  좋아했답니다.


    대신 연회장에서는

    이 아줌마가 이십대  조카들이랑 신나게 춤췄답니다.


    처음으로 나온 곡은 물론 강남 스타일 이었지요.^^




    *



     연회장에서는요

    울 조카의 어릴 적 부터 소원인 

    연지 곤지 찍는 걸 이루느라

    신랑신부 한식으로 옷입고 

    양가 부모에게 

    그리고 우리 엄마인 외할머니에게 절하구요.


    딸 아들 점치는데 

    무려 밤이랑 대추 열여덟개를  받아서 딸아들이 무수하게 나오게 생겼네요.


    신랑이 한복을 입으니 어쩜 그렇게 우리 식구가 금방 된 것 같이 느끼겠던지요.


    둘이서 합환주도 들고

    대추 하나를 같이 깨무는 것도 했구요.^^


    현대판 젊은이들 스타일 혼인+양가 웃어른께 절하기였어요.


    남.녀 평등, 양가 평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벤트였답니다.


    저는 예의 그 시댁 유치원 코흘리개 남자 어린이들까지도 앉혀놓고 신부에게 절받게 하던

    그 굴종의 전통 폐백을 드리나하고 


    화들짝 땀이 다 났었거든요.






    신랑 신부가 

    웨딩 케잌 자를 땐 

    비에트남 결혼식 옷으로 바꿔 입고요.

    둘다 모자까지 썼어요.


    색갈도 청 홍 으로 한복과 별 차이가 없는데

    간편하고 모자도 아주 멋지더군요.


    베트남 혼례복을 입으니까

    신랑측 사람들이 또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시부모가 우리 조카를 마구 부둥켜 안고요.







    그래서 이 부부는 이제 베트남과 한국의 두 문화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다문화 가정이 되었답니다.



    둘 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더 복합적인 문화의 요소를 지니겠지요.



    신랑의 남동생이 올린 축복기도

    신부의 사촌언니가 지어 읽은 축하시


    를 제외하곤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할리우드에서 영화 만드는 신랑이 기획한 결혼식



    신랑 엄마랑 소탈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다 어깨동무를 하던 내 동생

    두 사부인의 꾸밈없는 웃음


    말수가 적은 신부 아버지와 활발한 신랑 아버지의

    밝은 웃음


    덩달아 즐겁던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친지들, 하객들.....



    두 손을 꼭 잡고 다니던 신랑 신부



    사진을 보면서 지금도  그 화기애애함과 흐뭇함이 전해져 오네요


    와. 베트남 사돈도 생겼네요.


    다양한 문화의 가족 구성원들로

    우리 집 훼밀리 리유니언이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동생이 그러더군요.


    세상이 점점 인류가 살아나가기에 환경적으로 열악해지니까


    잡종강세의 우수 유전 인자를 위해서


    이렇게 자연스레 섞이는 것 같다구요.^^









    이천십이년 구월 삼십일에 결혼한

    조카 부부의 앞날을 축하하며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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